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829

이집트 군부지도자 엘시시, 대선 출마 시사... 아랍의 봄 3년만에 군부정권 회귀하나

마침내 본심을 드러낸 것일까요. 지난해 7월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한 이집트 군부의 수장, 압델 파타 엘시시 국방장관(59)이 쿠데타 뒤 처음으로 ‘대권’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호스니 무바라크 독재정권을 몰아낸 ‘아랍의 봄’ 3년만에 이집트는 다시 군부정권으로 회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로 가는 길은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것이지만) 참으로 멀고도 험합니다. 이집트 국영 MENA통신은 11일 엘시시 국방장관이 군을 상대로 연설하면서 “내가 대선에 출마한다면 국민들의 뜻과 나의 군대의 지지에 의한 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엘시시는 지난해 7월 무슬림형제단의 수장이던 이슬람주의자 무르시를 몰아내는 쿠데타를 일으킨 뒤 과도정부의 실세로 군림해왔지요. 군부의 막강..

팔레스타인 85세 노인, 이스라엘군 최루가스에 사망

팔레스타인의 85세 노인이 이스라엘군이 쏜 최루가스에 숨졌다. 로이터통신은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북서부 나블루스 부근에 살던 사이드 자세르 알리라는 85세 노인이 2일 이스라엘군이 쏜 최루가스를 맡고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노인이 거주하던 나블루스 외곽 쿠프르 카둠 마을에서는 팔레스타인 집권 ‘파타’ 창설 49년을 기념해 젊은이들이 모여 축제를 하고 있었다. 이스라엘군 점령부대가 마을에 들이닥쳐 최루가스를 쐈고, 최루탄 한 발이 알리의 집안에 떨어졌다. 알리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튿날 사망했다. 이로써 알리는 올들어 이스라엘군에 희생된 첫번째 팔레스타인인이 됐다. 이스라엘군은 이 사건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85세 노인의 죽음은 이스라엘의 점령정책이 바뀌지 않는 ..

시리아 ‘통폭탄’에 민간인들 또 희생

시리아 최대 도시인 알레포 중심가 타리크 알바브 거리에 28일 오전 ‘통폭탄(barrel bomb)’들이 쏟아져내렸다. 정부군 헬기가 폭발물이 가득 들어있는 통들을 실어다 민간인 거주지역인 이 곳에 떨어뜨린 것이다. 통폭탄들이 떨어진 곳은 청과물 시장이었고, 장보러 온 손님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알자지라방송은 상가 건물들이 부서지고 1채는 완전히 무너졌으며, 수백명이 다치고 최소 25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구호활동가들의 조직인 시리아혁명총위원회(SRCG)는 이날의 공격을 “민간인들을 노린 학살”이라고 표현했다. 영국에서 시리아 민간인피해를 집계하고 있는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어린이 2명, 10대 1명, 여성 1명, 언론단체 활동가 1명 등이 숨진 사람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3년 가까이 내전을 치르고 있는..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총격... 긴장 고조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지대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레바논 군의 공격에 이스라엘 병사가 사살되자 이스라엘군이 보복공격을 가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레바논 군인 한 명이 15일 양국간의 국경지대에서 이스라엘 군인을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숨진 사람은 슐로미 코헨(31)이라는 군인으로, 이튿날인 16일 하이파에서 장례가 치러졌다. 레바논 국영통신(NNA)에 따르면 공격을 가한 레바논 군인은 홀로 매복을 해 있다가 총을 쏜 것으로 드러났는데, 정확한 공격 이유와 당시 정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일부 언론들은 레바논 군인이 길을 잃고 국경을 넘었다가 이스라엘군과 마주치자 공격을 했다고 보도했으나, 레바논군은 이스라엘 군인 몇명이 라스 나쿠라 지역의 국경을 넘어 자국 영내로 들어..

미국이 내준 무기가 알카에다 손에... 미국의 ‘시리아 고민’

미국이 시리아 반정부진영에 대한 지원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시리아 반정부군에게 내준 군수물자들이 알카에다 계열의 이슬람 극단조직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미 정부가 11일 시리아 반정부진영의 주축인 자유시리아군(FSA)에 지원해주던 장갑차와 야간조명장치, 통신장비 등의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영국도 마찬가지로 지원을 끊기로 했다. 직접적인 이유는 지난 6일 알카에다와 연계된 반정부진영 내 ‘알누스라 이슬람전선’이 시리아 북부 바브알하와의 자유시리아군 군수품창고를 접수해버린 일이었다. 시리아 북부는 미국이 밀어주는 온건파 살림 이드리스 장군 휘하의 반정부군에 장악돼 있었는데, 이드리스가 터키에 간 사이 알누스라가 점령해버렸다. 이드리스측 군사령부는 결국 카타르로 밀려난 것으로 ..

유엔 "시리아 아사드 대통령에게 전쟁범죄 책임 있다" 첫 거론

유엔이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사진)의 ‘전쟁범죄’를 처음으로 공식 언급했다. 나비 필레이 유엔 최고인권대표가 2일 시리아 내전 과정에서 벌어진 반인도범죄의 책임자로 아사드를 지목했다고 AP통신등이 보도했다. 필레이 대표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3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세계를 돌아보니, 국제 공동체를 뼈아픈 시험대에 오르게 만든 상황들이 있었다”며 시리아를 예로 들었다. 그는 “(정부군과 반정부군) 양측 모두에 심각한 인권침해가 만연했다”며 “(시리아의) 국가원수를 포함한 정부 최고위급에 책임이 있음을 보여주는 수많은 증거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드 대통령이 시리아 전쟁범죄의 책임자임을 명시한 것이다. 필레이 대표는 시리아 인권상황을 조사한 유엔 특별조사위원회가 만든 ..

“아기에게 ‘종파’는 없다” 레바논 부부의 용감한 도전

“내 아이에게는 어떤 파벌도, 종파도 없다. 순수한 아기일 뿐이다.” 종교적, 민족적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레바논에서 두달 전 한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아기 이름은 가디. 겉보기엔 귀엽고 평범한 사내아기이지만 레바논에서는 ‘역사적인 아기’라 불리며 대통령의 축하인사까지 받았습니다. 이유는, 처음으로 ‘종파 없이’ 출생신고를 한 아기이기 때문입니다. 아기 엄마 콜루드 수카리에는 영어강사이고, 아빠인 니달 다르위시는 회사원이라고 합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월 레바논에서 처음으로 ‘시민 결혼’을 했습니다. 두 사람의 결혼도 레바논에서는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역시 ‘역사적인 결혼’이라는 평을 들었습니다. 시민 결혼이라고 하니 거창하게 들리는데, 그냥 공식적으로 결혼하는 것 즉 공공기관에 혼인신고를 하..

리비아 무장집단, 주민 학살... 혼돈 계속

내전이 끝난지 2년이 지났지만 리비아의 상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무장조직들이 서로 총격전을 벌이다못해,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발포해 ‘학살’을 저질렀다. 정부는 무기력하고, 지역에서는 ‘자치’를 원하는 부족 연합집단이 할거하는 양상이다. 지난 15일 수도 트리폴리 시내에서 무장조직들이 평화와 안정을 원하는 시위대를 공격해 43명이 숨지고 460여명이 다치는 비극이 일어났다. 발단은 앞서 벌어진 무장조직들 간의 싸움이었다. 지난 7일 인근 해안도시 미스라타에 기반을 둔 무장조직원들이 트리폴리로 대거 진입하려 하자, 트리폴리의 무장조직이 이를 막아선 것이었다. 검문소에서 총격전이 벌어지고 민간인들이 숨지자 트리폴리 시내에서 15일 무장조직들의 횡포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그날은 이슬람의 예배일인 금..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의 '운전 시위', 압둘라 국왕의 개혁 시험대

두 아이의 엄마인 마이 알사위얀(32)은 26일 차를 몰고 시내에 나갔습니다. 옆자리에는 지역방송의 여성 리포터가 앉아 있었습니다. 리포터는 운전하는 알사위얀의 모습을 찍어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무사히 운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알사위얀의 가족들은 환호습니했다. 다행히도 ‘아무 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알사위얀이 살고 있는 곳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 공식적으로 여성들의 운전은 물론이고 ‘남성 보호자와 동행하지 않은’ 여성들의 외출조차 허용되지 않는 곳입니다. ‘운전할 권리’를 향한 사우디 여성들의 싸움에 다시 불이 붙었습니다. 여성운동가이자 대학교수인 아지자 유세프 등의 주도 아래 60여명의 여성들이 이날 리야드와 제다 등 대도시에서 거리에 차를 몰고 나갔으며, 유튜브와 트위터 등에 자신들의..

중동의 새로운 디아스포라 ... 시리아 난민 문제

19세기말부터 1차 세계대전 무렵,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이라는 '알 나크바(대재앙)'을 맞으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대거 쫓겨나 세계 곳곳으로 흩어졌지요. 유대인들이 주장하는 2천년전 디아스포라는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현존하는 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팔레스타인 디아스포라'라 부릅니다. 그리고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축출된 파흘라비 왕조의 지지자이거나 혹은 이슬람혁명을 지지하지 않았거나 하는 이유로 이란을 떠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페르시안 디아스포라, 혹은 이란 디아스포라라 하지요. 1980년대 레바논 내전은 인도양과 태평양과 대서양을 넘나드는 레바논인들의 디아스포라를 낳았습니다. 이제 중동에 또 하나의 디아스포라가 벌어지고 있군요. 시리아 디아스포라. 아직 이렇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