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829

“시리아 국제회의 빨리하자” 미·러 의견 접근

시리아 화학무기 ‘해법’에 진전을 본 국제사회가 시리아 내전을 끝내기 위한 협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국 런던을 방문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14일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은) 정통성을 잃었다”며 국민들에게 권력을 넘겨주기 위한 과도정부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유엔이 다음달 중순 개최할 예정인 이른바 ‘제네바2’ 국제회의를 통해 평화적 권력이양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과 아랍연맹 시리아 특사인 라크다르 브라히미도 과도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국제회의가 “빠른 시일 내에” 열려야 한다며 케리 장관과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같은 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온두라스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시리아 평회회담은 러시아와 미국이..

이스라엘도 화학무기금지조약 가입?

세계를 시끄럽게 했던 시리아 화학무기 논란이 ‘국제적 통제 하의 폐기’ 쪽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그동안 화학무기 보유 사실을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던 이스라엘이 화학무기금지조약에 가입할 뜻을 비췄습니다. 핵무기 보유국인데다 화학무기도 다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스라엘의 이런 움직임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시몬 페레스 대통령(사진)은 30일 “시리아가 유독성 무기를 파괴하고 나면 이스라엘 정부도 화학무기를 금지한 국제조약에 가입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993년 팔레스타인과의 ‘오슬로 평화협정’을 성사시켜 노벨평화상을 받은 유명 정치인 페레스는 지금은 명예직에 불과한 대통령을 맡고 있지만 여전히 이스라엘 정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

아가시, 아만포, 안사리... 미국의 이란인들

세계의 시선을 한몸에 받은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 지난 24일 유엔 총회 연설 이래, '로하니 바람'이 한바탕 국제 무대를 휩쓸고 지나간 것 같습니다. 오바마와의 회동설(비록 불발로 끝났지만), 예상치 못했던 전화 통화, 이란 대통령과 외무장관 등의 잇단 미 언론 인터뷰 등등. 하지만 그 와중에 찬사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28일 테헤란으로 돌아간 로하니는 군중들의 환호와 함께 일부 반대파(보수층) 시위대의 '달걀, 신발 투척 시위'에 부딪쳤다지요. 이런 국내 반발을 의식한 듯, 자바드 자리프 외교장관이 미국서 열심히 미국 방송에 나와 인터뷰를 하며 화해 뜻을 전할 적에 압바스 아락치 외교차관은 테헤란에서 "우리는 절대로 미국을 100% 믿지 않는다"며 보수파들을 향한 메시지를 날리고 있었다고....

오바마와 로하니 전화 대화 ... 미-이란 대통령, 34년만의 '역사적인 통화'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지난 27일 전화 통화를 하며 핵 협상과 시리아 문제 등에 대한 협의를 진전시킨다는데 뜻을 모았다.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이후 두 나라 정상 간의 접촉은 처음이다. 유엔 총회에서 화해 의지를 확인한 두 나라는 관계개선으로 급속히 이동해가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오바마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담은 글을 올렸으며, 백악관도 홈페이지를 통해 대화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로하니 측이 미국을 떠나기 전 유엔 대표부를 통해 오바마와 대화하겠다는 뜻을 전해왔고, 이를 받아들인 오바마가 공항으로 떠날 채비를 하던 로하니에게 전화를 걸어 ‘역사적인 통화’가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Link to video: Ob..

'34년 앙숙' 이란과 미국 사이, 화해 바람 부나

지난 17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대변인실이 짧은 성명을 하나 내놨습니다. “외국과의 핵협상 책임을 외교부에 이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8월 4일 로하니 대통령이 취임한 뒤 서방과의 핵협상 재개를 비롯해 관계개선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긴 했지만, 핵협상을 외교부에 맡긴다는 것은 미국도 기대하지 않았던 조치였습니다. 그리고 어제, 4일 로하니는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 연설에서 “미국과 즉시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며 명백한 화해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외신들은 “이번 유엔총회의 중심무대에는 로하니가 있다”며 이란의 달라진 모습을 분석하기 바쁩니다. 십수년 전 이란 개혁파의 기수 모함마드 하타미 대통령의 '문명의 공존' 유엔 연설 때를 연상하게 할 정도입니다(그 때 유엔에 아예 '..

이란, 정치범 80명 석방결정

이란이 이례적으로 정치범들을 대규모 석방했다. 중도온건파 하산 로하니 대통령 취임 뒤 ‘유화 조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임 강경보수파 정권의 8년 집권 기간 얼어붙었던 이란의 정치적 분위기가 완연한 해빙무드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란 관영 IRNA통신은 정부가 23일 정치범 80명을 석방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법원이 야당 지지자들의 요구에 따라 정치범 석방 결정을 최고지도자에게 요청했고,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이슬람 신정과 세속적 대의정치가 공존하는 독특한 체제를 갖고 있으며, 사법부는 시아파 성직자들로 구성된다. 최고지도자는 사법부 수장의 임면권을 비롯해 사법부를 통제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지난 8월 취임한..

이집트 법원, 무슬림형제단 활동금지·자산몰수 명령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에 이어 며칠 전 벌어진 케냐 나이로비 테러사건 등에 세계의 관심이 쏠린 사이, 엄청난 유혈 사태를 빚은 이집트 군부는 ‘조용히’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무력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당국이 형제단 지도부를 일제히 검거하고 세속주의자들로 새 헌법을 구성할 위원회를 띄운 데 이어, 이번에는 법원이 형제단 활동을 금지시켰다. 일간 알아흐람 등 이집트 언론들은 23일 카이로 긴급재판소가 형제단 활동을 전면 금지시키고 자산 몰수를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법원은 또 어떤 기관도 형제단 산하에 남겨둬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또 내각에 형제단으로부터 몰수한 자산을 관리하기 위한 독립적인 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명령했다. 형제단은 이슬람 종교조직으로 출발했지만 산하에 구호기구를 비롯해 여러 조직들을 거느..

유엔 조사위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최소 14건"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의혹을 조사해온 유엔 조사단이 화학무기가 사용됐음을 공식 확인했다. 유엔 시리아 화학무기 조사단은 지난달 21일 다마스쿠스 부근 구타 지역에서 수집한 자료들을 분석, 대규모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제출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조사단은 “지대지 미사일 공격 과정에서 치명적인 사린가스 등 화학무기가 쓰였다고 볼 납득할만한 증거가 있다”며 “어린이를 비롯한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화학무기 공격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아케 셀스트룀 유엔 시리아 화학무기 조사단장이 16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화학무기 조사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 알자지라방송 조사단은 당초 올 3~5월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사건들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시리아에 들어갔으..

국제 협상파트너 된 아사드, 시리아 화학무기 공방 최대 승자

ㆍ내전, 민주화 대신 화학무기 제거로… 반정부 진영 위축·체제 강화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던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는 미국과 러시아의 ‘합의’로 전환점을 맞았다. 러시아는 시리아 사태의 해결사로 떠올라 외교적 영향력을 과시했고, 미국은 원치 않는 전쟁을 피하면서 시리아 화학무기 제거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군사공격으로 가지 않은 것에 모두가 박수를 치지만, 최대 수혜자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독재정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사드 독재에 맞선 민주화 시위로 시작된 내전에서 1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으나, 지난달 21일의 화학무기 공격 이후 모든 관심은 아사드가 가진 화학무기에 쏠렸다. 미국은 ‘레드라인’에 발목을 잡혀 갈팡질팡했고, 아사드를 국제적 협상 파트너로 오히려 승격시켰다. ..

시리아 정부군, 반정부군 모두 '반인도적 전쟁범죄' 자행

지난 3월 13일, 시리아 하마주의 중심도시 하마에서 4km 떨어진 알하마미아트 마을에서 남성 6명이 처형됐다. 모두 알하마미아트에서 농사를 짓던 평범한 농민들이었다. 정부군은 반정부군의 공격을 막는다며 이 마을 사람들을 억지로 다른 마을에 이주시켰다. 농토를 버려둘 수 없었던 농민들은 군인들이 지키는 검문소로 찾아가 ‘마을로 돌아가도 되느냐’고 물었다. 정부군의 소개령을 어긴 죄로 이들은 목숨을 잃었다. 지난 6월 9일 시리아 최대 도시 알레포의 길가에서 커피를 팔던 14세 소년 모함메드 카타는 지역을 장악한 반정부군의 커피 요청을 거절했다가 ‘신성모독’으로 처형당했다. “예언자(무함마드)가 와도 공짜로는 안돼요”라고 했던 게 문제였다. 북부 가사니야의 수도원에서 지내던 가톨릭 신부 프랑수아 무라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