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829

'군사개입', 리비아는 했는데 시리아는 못 하는 이유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사건... 충격적입니다. 아이들은 항상 모든 분쟁, 내전의 피해자들입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아이들 시신 수십구가 줄지어 놓여 있는 이번 사건의 사진들만큼 충격적인 것은 별로 못 본 듯합니다. 아이들을 골라서 죽음의 가스를 마시게 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출생률 높고 아이들 많은 민간인 거주지역에서 새벽 시간대에 화학무기를 쓴 탓에, 아이들과 여성들이 많이 숨졌다지요. 독성물질의 성질을 잘 몰랐던 주민들은 독가스가 퍼지자 지하실로 숨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유독가스가 공기보다 무거워 밑으로 가라앉는 성질이 있어서 희생이 더 커졌다고 현지 의료진은 전했습니다. 30분만 맑은 공기 마시면 회복될 수도 있었다는데... 이슬람 풍습상 하루만에 벌써 매장이 시작됐기 때문에, 피해규모를 ..

시리아 화학무기 대량살상, '게임체인저' 되나

지난 4월말 시리아 반정부군이 정부군 측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제기했을 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것이 확실하다면 미국 뿐 아니라 국제사회 모두에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극도로 경계해온 대량살상무기(WMD) 사용이라는 ‘금지선(red-line)’을 넘는 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2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부근에서 화학무기로 인해 수백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시리아 사태는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시리아 위기의 진정한 ‘게임 체인저’가 되는 셈이다. 사상자 수는 엇갈리고 있지만, 현지 구호단체들과 반정부군 측은 650~130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하고 있다.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분명..

이집트 군사 원조, "해도 욕먹고 끊어도 욕먹는" 미국의 딜레마

‘벌’을 주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지만, 하루이틀도 아니고 30년 넘게 이어져온 관계입니다. 일방적인 도움도 아닌, 서로 주고받는 사이였습니다. 민선 정부를 뒤엎고 반대세력 1300여명을 학살한 이집트 군부를 미국이 어떻게 ‘응징’할 수 있을까요. CNN방송의 보도대로 미국은 이집트 원조를 두고 “해도 욕 먹고 안 해도 욕 먹는” 처지('Damned if you do, damned if you don't')가 돼버렸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일 백악관 참모들과 존 케리 국무장관들을 불러 ‘각료급 긴급회의’를 열고 원조를 중단할지 말지 검토했지만 아직 이렇다할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올해 책정된 미국의 이집트 원조 예산은 총 14억8000만달러(약1조6500억원) 규모로, 그 중 13..

무슬림형제단 지도자 무함마드 바디에 체포... '85년 역사상 최대 위기'

이집트 카이로 북부 나스르시티의 한 아파트에서 무슬림형제단의 수장 무함마드 바디에(70)가 20일 체포됐다. 시위대 수백명이 목숨을 잃은 라바광장 바로 부근에서였다. 이집트 소셜미디어들에는 흰 셔츠 차림으로 방탄차량에 실려 어디론가 호송되는 바디에의 체포 장면들이 올라왔다. 이어 현지 위성방송 ONTV는 바디에가 총을 든 경찰 옆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을 내보냈다. 이날 경찰에 끌려간 바디에는 1928년 창설 이래 군부정권의 숱한 탄압을 받아온 무슬림형제단 역사의 산 증인이었다. 지난 16일 아들 암마르(38)를 진압경찰의 총탄에 잃은 바디에는 스스로도 체포되는 처지가 됐다. 투쟁으로 점철된 그의 인생은 이슬람 정치운동과 무슬림형제단의 굴곡을 그대로 보여준다. 바디에는 카이로 북부 산업도시인 마..

기로에 선 이집트... '범국민 시위'냐, 무슬림형제단의 와해냐

이집트 군·경찰의 강경진압에 밀린 무슬림형제단 시위대는 17일 카이로 시내에 있는 알파트 모스크에 집결해 농성을 벌였다. 조용하던 사원은 시위대의 야전병원 겸 시신 안치소로 변했다. 하지만 곧 경찰이 들이닥쳐 발포했고, 시위대는 줄줄이 체포됐다. 그런데 이날 모스크 봉쇄와 강제해산을 주도한 것은 군이나 경찰이 아니었다. 쇠파이프와 고무 호스를 든 ‘민간인’ 수백명이 모스크를 에워싼 뒤 농성 중인 무슬림형제단 시위대를 공격했다. 뉴욕타임스 기자 카림 파힘은 “이 ‘민간인들’이 현장에 있던 외신기자들을 한 곳에 몰아넣고 취재를 막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들이 군부(정부)에 의해 조직된 것인지, 자발적으로 나선 시민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집트 사태는 ‘군부 대 국민’의 구도로 가느..

이집트 유혈사태, 외교협상이 실패한 이유

지난달 3일 이집트 군부가 ‘48시간의 최후통첩’ 뒤 무슬림형제단 소속의 모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전격 축출했습니다. 누가 뭐래도 군부 쿠데타인 이 사건을 미국은 ‘쿠데타’로 규정하길 꺼렸습니다. 지난 14일부터 며칠 째 계속되고 있는 이집트의 유혈사태는 이집트 군부(현 정부)와 무슬림형제단 간의 정치적 타협을 중재하는 데 실패한 미국의 ‘외교적 실패’라는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미국은 왜 실패했으며, 이집트 정국을 둘러싸고 ‘막후’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요.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17일 이집트 쿠데타 이후 벌어진 막후의 외교협상을 되짚어보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유럽연합 이집트 특사인 스페인 외교관 베르나르디노 레온과 미국의 윌리엄 번스 국무부 부장관이 2주 동안 수차례 이집트를 ..

이집트 군부 키우고 쿠데타 묵인한 미국의 ‘원죄’

이집트 군부쿠데타를 사실상 묵인, 유혈사태가 벌어지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미국이 이집트와의 합동군사훈련을 취소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이집트 군부가 시위대를 유혈 진압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전례없이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오바마는 이날 휴가지인 매사추세츠주 마서스 비니어드에서 특별성명을 발표, “이집트 폭력사태를 강력 규탄한다”면서 “이집트는 더 위험한 길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는 다음달 실시될 예정이던 이집트와의 정례 합동군사훈련 ‘브라이트 스타(Bright Star)’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집트 군부와 민주적인 정권 이양을 위해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 정부가 지난달 초 벌어진 이집트의 모함마드 무르시 정권 축출..

'바그다드 카페'는 없다... 이라크 카페들 노린 잇단 테러

이슬람 성월 ‘라마단’을 맞아 낮동안 금식한 이들이 한밤의 식사를 즐기기 위해 찾아든 이라크 키르쿠크의 한 카페. 금식을 깨는 만찬 즉 ‘이프타르’를 위해 모인 사람들에게 지난 12일 참사가 덮쳤다. 한 남성이 카페로 들어와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 외친 뒤 자살폭탄테러를 저지른 것이다. 시끌벅적하던 카페는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했다. 이 공격으로 39명 이상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시 당국은 추가공격을 우려해 시내 카페들에 임시 휴업령을 내렸다고 통신은 전했다.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290km 떨어진 키르쿠크는 이라크의 주요 유전 도시 중 하나다. 키르쿠크 뿐 아니라 이라크 곳곳에서 카페를 노린 테러가 빈발하고 있다. 지난 4월 바그다드 시내 알아메리야의 ‘카페 두바이’에서 폭탄테러가 일..

"시리아 반정부군 사린가스 제조, 사용"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

러시아의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대사가 9일 “시리아 반정부군이 화학무기인 사린을 제조·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서방과 러시아·시리아 간 화학무기 공방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추르킨 대사는 반정부군이 지난 3월 알레포에서 맹독성 신경가스인 사린을 공격무기로 썼다고 말했다. 알레포에서는 당시 정부군과 반정부군 간 격렬한 교전이 벌어졌으며, 이후 알레포는 몇달 간 반정부군에 장악됐다. 하지만 화학무기 사용 논란이 일면서 국제 여론은 둘로 갈렸다. 미국은 시리아 정부군이 대량살상무기(WMD)인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며 ‘금지선’을 넘었다고 주장했고,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 측은 “반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썼다”고 맞섰다. 지난 5월 유엔 산하 시리아 조사위원회의 한 위원이 “반정부군이 사린을 사용한..

"커피 달라" 거절했다가 '처형'된 시리아 소년... 알카에다 반군 잔혹행위 계속

시리아의 유서깊은 도시 알레포 시내에서 한 여성이 2일 지나가는 남성들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누군가를 찾고 있다. 이 여성의 아들인 모함메드 카타는가난한 집안 사정 때문에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수레를 끌고 다니며 커피를 팔아 살림에 보태는 14살 소년이었다. 카타는 지난달 샤아르 거리게 있는 자기 집 옆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정부에 반대하며 내전을 벌이고 있는 반정부군에게 ‘처형’됐다. 누군가가 커피를 공짜로 달라고 하길래 “예언자(이슬람의 창시자 무함마드)가 와도 그렇게는 안 돼요”라면서 웃으며 거절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지나가다 이 말을 들은 반정부군 병사들이 ‘신성모독’을 저질렀다며 소년을 구타한 뒤 이슬람 성법인 샤리아를 들며 그 자리에서 살해한 것이었다. 이웃사람들의 외침을 듣고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