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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치범 80명 석방결정

딸기21 2013. 9. 23.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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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이례적으로 정치범들을 대규모 석방했다. 중도온건파 하산 로하니 대통령 취임 뒤 ‘유화 조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임 강경보수파 정권의 8년 집권 기간 얼어붙었던 이란의 정치적 분위기가 완연한 해빙무드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란 관영 IRNA통신은 정부가 23일 정치범 80명을 석방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법원이 야당 지지자들의 요구에 따라 정치범 석방 결정을 최고지도자에게 요청했고,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이슬람 신정과 세속적 대의정치가 공존하는 독특한 체제를 갖고 있으며, 사법부는 시아파 성직자들로 구성된다. 최고지도자는 사법부 수장의 임면권을 비롯해 사법부를 통제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지난 8월 취임한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번 결정은 로하니가 취임 뒤 처음으로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뉴욕으로 떠나는 것과 때를 같이 해 이뤄졌다. 24일로 예정된 유엔 총회 연설에서 로하니는 미국 등 서방을 향해 화해의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범 석방도 이같은 화해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제스처로 풀이된다. 또한 이번 결정은, 로하니 정부의 여러 유화 조치들에 최고지도자도 동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란 당국은 지난 주에도 인권변호사들을 비롯해 정치범 10여명을 풀어줬다. 하지만 아직까지 야당 지도자 미르 호세인 무사비와 메흐디 카루비 등 개혁파 주요 정치인들은 가택연금 상태에 놓여 있다. 무사비와 카루비는 2009년 대선에 출마했으나 강경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에 패배했다. 연임에 성공한 아마디네자드는 야당 지지자들의 ‘부정선거’ 주장을 일축하며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위대를 유혈진압했고, 개혁파 정치인들을 대거 체포하거나 연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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