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예정대로 8월 31일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했다. 미국의 위상을 추락시킨 상징적인 사건이기도 하지만 철군 과정에서 빚어진 국제정치적 파장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유럽의 불만이 커 보인다. 2001년 9.11 테러공격을 받은 미국이 아프간 전쟁을 일으켰을 때 영국, 독일 등 유럽국들도 미국의 요청에 따라 아프간에 군대를 보냈다. 2000년대 초중반 세계에서는 미국의 일방주의 탓에 반미 정서가 심했다. 한국도 그랬지만, 파병한 나라들은 자국 내 반발을 무릅쓰고 군대를 보낸 것이었다. 동시에 유럽에서는 두 차례 세계대전 이후 군사적으로 위축됐던 유럽이 다시 나선다는 인식도 있었다. 그런데 전쟁을 끝내고 군대를 빼내는 과정은 거의 미국의 일방 독주로 진행됐다. 유럽국들은 아직 자국민과 협력자들을 다 빼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