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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국가 아일랜드에서 인도계 38세 ‘게이 총리’ 탄생할 듯

아일랜드에 인도계 이민자 가정 태생의 38세 동성애자 총리가 탄생할 전망이다. 아이리시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은 집권당인 피너게일(아일랜드가족당)의 새 대표를 뽑는 선거에서 2일(현지시간) 리오 바러드커(사진)가 당선돼, 정계에서 은퇴하는 엔다 케니 총리의 뒤를 잇게 됐다고 보도했다. 가톨릭국가인 아일랜드에서 ‘티샤크’라 불리는 정부 수반 자리를 동성애자가 맡게 된다는 사실에 현지 언론들은 물론 영국과 미국 등의 언론들도 놀라움을 표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아일랜드가 처음으로 게이 총리를 세우려 한다”고 보도했고, 뉴욕타임스는 “아일랜드가 로마가톨릭의 보수적인 사회전통에서 급속히 떠나가고 있다”고 썼다. 더블린 태생인 바러드커는 트리니티칼리지에서 약학을 전공했고 의사로도 잠시 일했다. 2007년 하원의원..

면역에 관하여

요즘 '안아키'라는 게 유행한다고 하는데, 마침 그 문제와 직접 연결된 책이 보여서 손에 들었다. 율라 비스의 (김명남 옮김. 열린책들)다. 재미있었다. 아이를 낳은 엄마가 몸에 대해 생각하고 면역과 백신과 사회에 대해 이것저것 뒤지고 공부하며 생각한 것들을 쭉 풀어놓은 일종의 에세이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거부감의 근원과 역사를 살피고, 이런 현상이 현대 사회에 던지는 함의를 짚어본다. 백신을 거부할 과학적 근거가 없음에도 왜 사람들은 거부하는가. '백신 뱀파이어'라는 제목의 1881년 전단은 백신 접종원들이 '순수한 아기'에게 가하는 '광범위한 오염'을 경고했다. 백신 접종 행위에 뭔가 성적인 면이 있을 거라는 두려움을 부추겼고, 그 불안은 팔에서 팔로 전달하는 백신 때..

대통령 밥값은 대통령이? 미국 백악관은 어떻게 해왔나

청와대가 특수활동비를 축소하고, 대통령 밥값은 대통령 사비에서 지출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한국에선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쓰는 개인 생활비와 밥값을 내는 것이 낯설게 들리겠지만 미국에선 백악관 주인들이 개인 비용을 모두 내는 게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 AP통신 등의 과거 보도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 거주하는 기간에 식비는 물론이고 치약 같은 생필품도 모두 부담한다. 미국 대통령의 연봉은 40만 달러이고, 연간 5만 달러의 공무지원비를 별도로 받는다. 이밖에 여행경비 10만 달러, 여가비 1만9000달러를 받는다. 가장 최근에 대통령 봉급이 인상된 것은 1999년이며, 2001년 조지 W 부시부터 이 기준을 적용받았다. 월급을 받아 생활비를 내는 건 물론이고, 백악관 손님에게 내주는 음료비도..

로지스틱스

로지스틱스 The Deadly Life of Logistics : Mapping Violence in Global Trade데보라 코웬. 권범철 옮김. 갈무리 갈무리 책답게 -_- 번역은 목에 탁탁 걸린다. 내용은 중언부언 반복이 많고, 밀도가 낮다. 사례로 든 것도 너무 적고, 한마디로 세포 없이 뼈대만 있는 느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읽은 건 저자의 문제의식, 그리고 ‘로지스틱스’를 가운데에 놓고 본 세계 경제질서라는 프레임이 눈에 띄어서다. 정확히 말하면 ‘눈에 띄어서’라기보다는, 이렇게 한번 봐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웃소싱, 오프쇼어링, 외주화, 글로벌화 등등 지난 수십년 동안 세계에서 벌어진 일들 그리고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모두 이 틀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 틀로 ..

딸기네 책방 2017.05.22

[기타뉴스]국제기구들이 강경화 외교장관 지명자를 반기는 이유

스웨덴 외교장관 마곳 발스트룀은 2014년10월 취임하면서 “외교정책에서 여성주의를 최우선시하겠다”고 했습니다. 여성주의가 외교의 기준이 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발스트룀은 “지속가능한 평화를 얻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힘든 일”이라며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그는 유럽 안에서도 가장 강도 높은 탄소 절감 대책을 주장합니다. 2015년의 한 인터뷰에서는 “대가를 치르는 한이 있더라도 신념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지요. 그러면서 자기가 스웨덴 국민들을 대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해에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라이프 바다위라는 블로거의 글을 문제삼아 태형을 선고하자 “사우디아라비아는 독재국가”라고 대놓고 쓴 소리를 했습니다. 스웨덴에서는 올로프 팔메 총리가 오래 전 베트남전 반..

[구정은의 세계]우상이 사라진 자리

이달 초 베네수엘라 사람들이 우고 차베스의 동상을 무너뜨리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석유대국 베네수엘라에서도 유전지대로 유명한 술리아주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4년 전 세상을 뜬 차베스의 후계자는 반정부 시위에 흔들리고 있고, ‘차비스모’(차베스주의)는 그렇게 끌어내려졌다. 동상이 부서지는 장면은 언제나 그렇듯 시각적 임팩트가 크다. 14년 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는 사담 후세인의 거대한 동상이 무너졌고, 그보다 한참 전에는 스탈린의 동상이 그렇게 됐다. 결국 차베스의 동상도 같은 운명을 맞았다. 참여민주주의, 21세기형 사회주의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체제를 추구했건만 그 시도는 ‘실패한 실험’으로만 남을 것 같다. 체제에 신물난 사람들은 그렇게 우상을 끌어내린다. 스탈린 체제는 29년이었고, 사담 체제..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 '말레이 제도'

다윈이 맬서스의 논문을 읽고 종분화의 개념을 구체화한 지 15년 남짓 지난 1855년 여름,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라는 젊은 자연사학자가 '자연사연보'에 다윈의 미발표 이론에 위험하리만큼 가까이 다가선 논문을 발표했다. 월리스와 다윈은 사회적 및 이념적 배경이 전혀 달랐다. 지주이자 성직자이며, 신사 생물학자에다가 곧 영국에서 가장 찬사를 받는 자연사학자가 될 다윈과 달리, 월리스는 먼마우스셔의 중산층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도 맬서스의 인구 논문을 읽었다. 다윈처럼 월리스도 표본과 화석을 채집하기 위해서 먼 해외로-브라질로-여행에 나섰고, 여행을 통해서 새롭게 변모했다.아마존에서 돌아올 때 배에 불이 나는 바람에 수중에 있던 얼마 안 되던 돈도 다 잃고 채집한 표본도 다 잃어 더욱더 가난해진 월리스는 18..

딸기네 책방 2017.05.14

10년 후 세계사

정유진과 함께 쓰고, 태권이가 그림 그려준 . “향후 10년의 미래 역사를 좌우할 빅이슈를 단숨에 읽다” 미래를 준비하는 현대인이 알아야 할 최소한의 견문 어지럽게 교차하는 수많은 이슈와 복잡한 맥락의 핵심을 단숨에 꿰뚫는다! - 불황이 연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긴축경영에 돌입해 감원 한파가 닥쳤고 청년실업은 만성적인 사회문제로 굳어졌다. 경제정책을 둘러싼 청와대와 여당, 행정부의 정책 갈등은 불확실성을 고조시켰다. - 한국사 교과서가 식민지배를 찬양하고 민주주의 운동을 폄하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전개되었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인터뷰에서 "일부만 떼어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동일한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각각의 연구이기 때문에 교과서 전체 속에서의 해석을 기준으로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사를 바꾼 화산 탐보라

세계사를 바꾼 화산 탐보라 TAMBORA: The Eruption that Changed the World길런 다시 우드. 류형식 옮김. 소와당 신문 북리뷰에서 이 책에 대한 소개를 보기는 했는데, 이미 비슷한 종류의 책인 사이먼 윈체스터의 를 읽었기 때문에 큰 관심은 없었다. 하지만 를 읽다 보니 탐보라 이야기가 나와서, 빌려 읽었다. 후다닥 읽었다. 호주 출신인 저자는 환경/과학과 문학을 연결지은 '환경문학'을 강의하는 학자라고 한다. 책은 을 비롯해 메리 셸리의 글들과 바이런 어쩌구 등등을 줄곧 인용하는데, 그런 책들이나 글들에 무지한데다 별반 관심도 없어서 몽땅 건너뛰다 보니 사실상 듬성듬성 읽은 꼴이 됐다. 재미는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인상을 말하자면, 확대해석과 과장이 너무 심하다. "18..

딸기네 책방 2017.05.08

식물도시 에도의 탄생

글항아리에서 나온 을 읽었다. 지은이는 이나가키 히데히로, 옮긴이는 우리 회사 국제부 선배였고 지금은 체육부장인 조홍민 선배다. 일본 특파원 지낸 분이라 일본에 대해 많이 알고, 번역도 매우매우 훌륭하다. 실은 번역자로부터 책을 한 권 선물받았으나 회사 책상 위에 놔둔 걸 누군가가 훔쳐갔다 -_- 그래서 다시 얻어야 했다는 슬픈 사연이... '도쿠가와 가문은 어떻게 원예로 한 시대를 지배했는가'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센코쿠(전국)시대 일본의 무장들은 식물에 대해 어떤 지식을 갖고 있었고, 그걸 어떻게 치열한 승부에 활용했는가 하는 에피소드가 주를 이룬다. 식물이 들어간 에도(도쿄) 일대의 동네 이름들로 시작해, 전국시대 무장 가문의 문장들 속 식물 이야기들까지 재미난 에피소드들이 쭉 이어진다. 구마모토..

딸기네 책방 2017.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