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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외로운 죽음’들...‘고독사’ 5년새 80% 증가  

지난 20일 오후, 부산 남부민동의 단칸방에서 기초생활수급자인 51세 남성이 숨져 있는 것을 사회복지사와 119 구조대원이 발견했다. 이웃 주민이 이 남성의 방에서 고약한 냄새가 난다며 구청에 신고하면서 시신이 발견됐다. 부산에서 두 달 사이에 벌어진 9번째 외로운 죽음이었다. 같은 날 대전 지족동에 살던 67세 남성도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역시 ‘냄새가 난다’는 이웃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발견했다. 남성은 사망한 지 18일이나 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마지막으로 통화를 한 상대는 가족도 친구도 아닌, 동네 중국집이었다. 홀로 살던 사람이 쓸쓸하게 세상을 떠난다. 돌봐주는 가족이 없던 그에게, 숨을 거둔 뒤에도 찾아오는 이는 없다. 대개는 장례를 치르거나 주검을 인수할 가족조차 찾아오지..

[정리뉴스]‘절반이 국내에서’...미세먼지 중국책임론 짚어보기

한국 정부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합동으로 ‘한·미 협력 국내 대기질 공동 조사(KORUS-AQ)’를 했습니다. 지난 19일 결과 일부가 공개됐습니다. 결론은 조사기간인 지난해 5~6월에 한국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PM2.5)의 52%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것”이고 34%는 중국 내륙에서, 9%는 북한에서 생겨났다는 겁니다. 미세먼지 책임 공방이 어떻게 진행돼왔는지 정리해봤습니다. 잊을만하면 생각나는 고등어...가 아니고 미세먼지. 이 문제에서 국민들을 먼지 자체만큼이나 열 오르게 만든 것은 환경대책을 내놓는 대신 고등어에 책임을 돌린 정부의 태도였습니다. ▶고등어를 위한 변명…진짜 미세먼지 문제는 미세먼지 논란은 고등어에서 중국으로 옮겨갔지요. 중국의 대기오염이 한국으로 옮겨왔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 최저임금, 외국과 비교해보니...터키, 폴란드 수준

지난해 미국 대선 캠페인 때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7.25달러인 연방 최저시급을 15달러로 올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당초 12달러로 올리겠다고 했다가 샌더스 측 의견을 받아들였고, 전당대회에서 채택된 민주당 강령에 ‘최저시급 15달러’를 못박았다.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부터 미국에서 최저시급 인상은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왔다. 미국은 연방정부가 정한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하한선’일 뿐이며, 주별로 이를 기준 삼아 최저임금을 정한다. 연방 최저시급을 10달러로 올리자는 오바마 정부의 제안은 공화당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해 대선 때 임금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했다. 지난해 10월 현재 미국 5..

[구정은의 세계] 집배원의 죽음

미국에는 ‘우체국에 간다(Going postal)’는 속어가 있다. 극도로 분노했다는 것을 이렇게 표현한다. 배경에는 수차례의 유혈참사가 있다. 1986년 8월 오클라호마주 에드먼드의 시간제 집배원 패트릭 셰릴이 자신이 일하던 우체국에서 총기를 난사했다. 셰릴은 10분 만에 우체국 직원 14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991년에는 뉴저지주 리지우드와 미시간주 로열오크에서, 2년 뒤에는 미시간주 디어본과 캘리포니아주 대너포인트에서 잇달아 우체국 총기난사가 벌어졌다. 거의 대부분 직원들 간의 공격이었다. 2006년에는 캘리포니아주 골레타와 오리건주 베이커시티에서 연달아 살인극이 벌어졌다. 열악한 노동조건, 스트레스와 긴장에 시달리던 직원들이 극단적인 수법을 택하면서 저런 속어까지 나왔다. 미국 우..

킹, 거리의 이야기

존 버거의 (김현우 옮김. 열화당)을 읽었다. 분명, 재미있었다. 글도 너무나 좋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느낌을 '재미있다'라고 말해버리기는 쉽지 않다. 서글프고 비참하니까. 거리의 풍경, 사람들의 스케치, 인생에 대한 통찰은 어찌나 씁쓸한지. 옥탄 냄새가 나는 곳, 다이아몬드 냄새와도 약간 비슷하다. 여러분은 다이아몬드 냄새를 맡아 보신 적이 없겠지만. -10쪽 개들은 모두 숲을 꿈꾼다. 거기 가 보았든, 가 보지 않았든 상관없이. 심지어 이집트의 개들도 숲을 꿈꾼다. -11쪽 요아킴이 오렌지색 페인트를 한 통 구해주었다. 자기 집에 칠하기는 너무 밝다고 했다. 가족을 위한 색이라고, 그는 말했다. -37쪽 내가 말하는 방식은 이상하다. 왜냐하면 나도 내가 누군지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많은 것들이 ..

딸기네 책방 2017.07.03

행복한 ‘은둔의 왕국’ 부탄이 뿔난 까닭은

‘은둔의 왕국’ ‘행복한 나라’라 불리는 히말라야의 소국 부탄이 뿔이 났습니다. 이례적인 일이죠. 대상은 중국입니다. 발단은 도로 건설이었습니다. 부탄의 북쪽은 중국, 동·서·남쪽은 인도가 에워싸고 있습니다. 부탄 서쪽, 인도의 시킴 주는 인도, 중국, 부탄, 네팔, 방글라데시 5개국의 국경이 만나는 복잡하고 미묘한 지역입니다. 이곳에 중국이 도로를 짓고 있는 겁니다. 중국과 인도는 히말라야의 국경지대를 놓고 오랜 세월 영토분쟁을 벌여왔습니다. 부탄 동쪽에 인도의 29개 주 가운데 하나인 아루나찰프라데시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중국은 아루나찰프라데시의 대부분 지역이 티베트의 일부에 해당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부탄의 서쪽 지역에서까지 분쟁이 벌어진 겁니다. 중국이 시킴 바로 북쪽 티베트의 산악지대..

디트로이트

무너진 도시가 있습니다. 도심은 텅 비었고, 곳곳에 부서진 채 버려진 집들과 공장들이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습니다. 시 정부는 파산했으며 주민들은 떠났습니다. 한때는 ‘자동차의 메카’라 불렸던 미국 미시간 주의 공업도시 디트로이트입니다. 2014년 10월 블룸버그통신은 이 도시의 집과 건물 6000채를 매입하겠다며 경매에 참여한 한 투자가의 소식을 전했습니다. 6000건의 부동산 매입가격으로 투자가가 제시한 것은 320만 달러(약 34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입찰자가 제시한 금액은 집값 비싼 뉴욕에서라면 그럴싸한 타운하우스 한 채를 살 수준의 액수이지만, 디트로이트에서는 가압류된 부동산 6000건을 한몫에 매입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이 입찰자가 사들이고 싶어 한 부동산은 소유주가 세금을 못 내 압류된 채..

경매에서 88억원에 팔려나간 셀피(셀카)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뒤로는 모두가 셀피(셀카) 문화에 익숙하지만, 그런 문화가 생기기 반 세기 전에 이미 셀피를 시도한 작가가 있습니다. 팝 아트의 대부로 불리는 미국의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이 그 사람입니다. 워홀의 ‘셀피’가 처음으로 경매에 나왔습니다. 1963년 뉴욕에서 자신의 모습을 찍어서 특유의 색채를 덧입힌 작품 입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소더비 경매에 나왔고, 770만 달러(약 88억원)에 팔렸습니다. 사간 사람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매물로 내놓은 사람도 개인 소장가로만 알려졌습니다. 소장자는 1980년대에 이 작품을 구입했다고 가디언 등이 전했습니다. 인스타그램도, 트위터도, 페이스북도 없던 시절에 워홀은 이미 소셜미디어와 셀피 시대를 예견한 바..

미얀마의 가려진 소수민족, 사탕수수 플랜테이션의 카렌족 노동자들

미얀마 남부 카렌 주 일대를 중심으로 살아가고 있는 카렌이라는 소수민족이 있습니다. 미얀마에 있는 카렌족이 약 400만명이고, 태국에도 100만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밖에 이들이 흩어져 있는 주요 국가는 미국, 호주, 캐나다 등입니다. 미국에 2015년 7월 기준으로 6만5000명 가량의 카렌족이 살고 있습니다. 2000년대 중반에 난민으로 이주해간 사람들입니다. 호주의 1만1000명, 캐나다의 5000명, 스웨덴의 1500명 등도 대개 난민으로 들어간 이들이지요. 사진 | 장준희 (다큐멘터리 사진가)사진 | 장준희 (다큐멘터리 사진가)중국어-티베트어 계통의 언어를 쓰는 카렌족은 미얀마 전체 인구의 7% 정도인데, 다수 민족인 버마족과는 언어와 문화와 전통이 다릅니다. 카렌민족동맹(KNU)을 중..

장관도, 대사도 10년은 기본...키슬랴크 교체 계기로 본 러시아의 외교 파워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인 세르게이 키슬랴크(66)가 교체돼 러시아로 돌아갈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CNN방송은 26일(현지시간) “논란 많았던 러시아 대사가 본국으로 귀환한다”고 썼다.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주요국 대사가 갑자기 교체되는 일은 없으며, 이미 지난해부터 예정돼 있던 일”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언론들은 이미 지난 2월 키슬랴크의 후임으로 아나톨리 안토노프 전 외교차관(62)이 지명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언론들은 키슬랴크를 ‘논란 많은 대사’ 또는 ‘외교관을 가장한 스파이’라고 부르지만, 미국 대사로 10년을 보낸 키슬랴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러시아 스캔들 이전까지는 워싱턴 외교가에서 엄청난 인맥을 자랑하던 인물이었다. 수십년 동안 뉴욕과 워싱턴, 브뤼셀을 오가며 서방과 외교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