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우리 눈가에는 왜 털이 많아" "사막에 모래가 많아서." "발톱은 왜 두개야" "사막에서 잘 걸어 다니려고" "등에 있는 혹은 뭐고" "사막에서 오래 견디려고" "근데 왜 우린 동물원에 있어?" 늘 들르는 홈페이지에 갔다가 이 글을 발견했다. 다들 어디선가 한번쯤은 읽어보았을 내용일텐데. 그런데 갑자기, 아, 이게 웃긴 얘기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뭔가를 스스로에게 자문해보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죄책감과 위화감, 긴장된 느낌마저 들었다. 나는 왜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일까. 어린 시절의 꿈대로라면 서른 한살의 나는 지금쯤 이집트의 어느 고분에라도 들어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것이 아니라면 콘티키같은 뗏목을 타고, 혹은 짐 크노프의 기관차를 타고, 돛단배라도 타고서 어딘가에서 모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