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6265

[구정은의 '수상한 GPS']WTI, 브렌트, 러시아의 미스터리한 '우랄스'…벤치마크 유종들

미국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지 일주일, 여전히 WTI는 15달러대이고 그보다 높은 가격대에 거래되던 브렌트유도 간신히 2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봉쇄’와 맞물려 유가가 이른 시일 내 반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WTI가 세계 유가의 동반 추락을 부르긴 했지만 원유도 생산지에 따라 특성이 다르고 ‘브랜드’에 따라 가격 추이에서도 조금씩 차이가 난다. WTI, 브렌트유, 두바이유가 미국·유럽·중동을 대표하는 선물거래 품목이지만 미국만 해도 마스US, 루이지애나경질유, 코스털그레이드A, 기딩스, 걸프코스트HSFO 등 다양한 유종이 있다. 브렌트도 원유와 브렌트가중평균(BWA) 두 가지로 거래된다. 국가별로도 캐나다원유지수, DME오만, 러시아 우..

[구정은의 ‘수상한 GPS’]WTI는 오클라호마에 있다…‘석유의 교차로’ 쿠싱

최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거래가가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가격’을 기록했다. 근본 원인은 산업생산의 침체와 코로나19 확산이지만, 직접적인 계기는 원유를 저장할 곳이 부족해진 거래자들이 다음달 가져가야 할 상품의 인수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송유관들 교차하는 오클라호마 시장을 강타한 WTI의 저장소가 있는 미국 오클라호마주의 쿠싱은 주민 7200명의 작은 마을이다. 1891년 인디언 원주민들의 땅을 빼앗기 위해 만든 ‘랜드런법’에 따라 백인 정착민들의 땅이 됐다. 쿠싱이라는 이름은 유통 재벌로 유명했던 존 워너메이커의 비서 마샬 쿠싱에서 나왔다. 20세기 초반 오일붐이 일기 시작했을 때 마샬이 이곳에 정유소를 지었기 때문이다. 쿠싱이라는 지명은 일반인들에겐 덜 유명하지만, 미국의 벤치마크(기준)..

[해외문화 산책]멜리사는 도서관에 돌아갈 수 있을까

멜리사는 초등학교 4학년 ‘소녀’다. 학급에서 엘윈 화이트의 소설 낭송 행사가 열린다. 여자아이들은 주인공 샬롯 역할을 따내려고 열심이다. 멜리사도 샬롯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 하지만 가족들, 그리고 세상 사람들 눈에 멜리사는 멜리사가 아니라 조지라는 ‘소년’이다. 그래도 멜리사는 포기하지 않고, 샬롯 역을 따낸 친구 켈리를 설득한다. 켈리는 멜리사가 멜리사임을 믿어준다. 멜리사는 샬롯 역을 맡을 수 있을까? 현실은 늘 소설보다 엄혹한 법이다. 멜리사 이야기는 미국 작가 앨릭스 지노의 아동소설 의 내용이다. 국내에는 라는 제목으로 번역돼 있다. 지노의 이 소설은 2015년 발표된 이래로 트랜스젠더 소녀를 다뤘다는 점 때문에 줄곧 논란거리가 돼왔다. 최근 미국도서관협회(ALA)는 ‘가장 도전적인 책들’을 ..

“이란 함정 오면 쏴버려” 코로나19 비판을 ‘적들’에 돌리는 트럼프

코로나19 대응에 전념해야 할 때에도 이란을 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적개심에는 변함이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바다에서 이란 무장 고속단정이 우리 배를 성가시게 하면 모조리 쏴버리라고 지시했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 15일 걸프해역 북부에서 작전 중이던 미 군함 6척에 이란 혁명수비대 무장 고속단정 11척이 10m 거리까지 근접하는 사건이 있었다. 미 해군은 이란 고속단정들이 공해상에서 1시간 동안 미군 군함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위협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혁명수비대는 고속단정이 미리 예고했던 대로 순찰하고 있었는데 미 군함이 접근했고, 경고신호를 보냈음에도 물러서지 않은 채 위협을 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는 이 일과 관련해 이란에 경고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

[구정은의 '수상한 GPS']초저유가 시대의 석유지정학, "승자는 없다"

미국 서부텍사스유(WTI) 5월 인도분이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하더니, 국제유가가 연일 바닥 모를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나이지리아 등 주요 산유국들 모두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코로나19와 초저유가의 결합은 세계의 에너지지정학을 ‘승자 없는 싸움’으로 끌고 가고 있다. “초저유가 몇 주간 계속” 20일(현지시간) WTI가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배럴당 -37달러라는 초유의 가격을 찍었을 때만 해도 6월 인도분은 20달러대에 거래됐다. 10월부터는 30달러대로 올라갈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6월물 가격이 22일 곧바로 반토막나 11달러대가 됐다가 이튿날 소폭 반등했다. 22일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는 6월물 브렌트유가 한때 1..

캐나다의 시골마을, 50대 중산층 남성은 왜 총기난사범이 됐을까

2020.04.20 ‘빨강머리 앤’의 배경인 프린스에드워드 섬에서 멀지 않은 주민 200명의 시골마을. 부동산을 여러 곳에 갖고 있던 50대 중산층 남성. 미국에서 수시로 일어나는 것 같은 증오범죄나 총기난사와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요소들이다. 그런데 캐나다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 캐나다 동쪽 끝 노바스코샤주의 시골마을 포타피크에서 총기난사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19일(현지시간) CBC방송 등 캐나다 언론들에 따르면 포타피크에서 18일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져 최소 16명이 숨졌다. 범인은 현장에서 경찰에 사살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단독범행이었고 테러 혐의점은 없다”고 경찰은 밝혔다. 총격범은 가브리엘 워트먼이라는 51세 남성이다. 사건 당일 밤 “총을 든 사람이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고, 이어 ..

[구정은의 '수상한 GPS']초유의 '마이너스 유가', 미 셰일업계 '줄파산' 오나

미국 서부텍사스유(WTI) 선물가격이 20일(현지시간)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사실상 마비되고 항공교통까지 대부분 중단돼 석유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그동안 빚을 내 생산용량을 늘려온 미국 셰일업계의 줄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이너스’ 유가? 실제는 20달러대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WTI는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1983년 선물거래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21일 선물 인도 시한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대거 인도를 포기한 채 6월물로 갈아탔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거래가 거의 사라지면서, 웃돈을 얹어줘가며 팔아야 하는 시장 상황이 이론상의 ‘마이너스 유가’로 표현된 것이다. WTI의 만기일이라는 변수 때문에 일시적으로 ..

"중국이 사망자 더 많아" 경제 우려에 또 거짓주장 내세운 트럼프, 실제 미국 경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경제활동 재개 지침을 내놨다. 그러나 언론과 경제전문가들의 반응은 온통 부정적이었다. 크게 좌절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밤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언론 때리기’에 집중하면서 분노를 쏟아냈다고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에서 “중국이 사망자가 많다, 통계보다 훨씬 많다. 그런데 언론은 미국이 가장 많다고 보도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의 누적 사망자는 4500명 정도이고, 미국의 사망자는 4만명에 육박한다. 가게도 공장도 다시 문을 열라고 백악관은 독촉하지만, 16일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자택대피령을 5월 15일까지 보름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짓 주장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더 큰 문제는 실제 미국..

중국판 ‘프로듀스 101’ 출연한 중페이페이의 ‘외롭지 않은 싸움’

중국 광저우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 ‘흑인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었다. 안내문을 찍은 사진이 소셜미디어와 외신들을 통해 퍼지고 중국 안팎에서 인종차별이라는 거센 비판이 일자 15일 맥도날드 중국법인은 이 매장을 폐쇄하고 공식 사과 성명을 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해외 역유입’이 늘어나면서 애꿎게도 아프리카 국가에서 온 이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일부 주민들이 아프리카계를 상대로 혐오공격에 가까운 인종차별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광저우는 아프리카계가 많이 사는 곳인데, 흑인이라는 이유로 빌려 살던 집에서 쫓겨나거나 임의로 격리당하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중국 주재 아프리카 대사들이 중국 외교부에 서한을 보내 낙인찍기와 차별에 항의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코로나19가 부른 인종차별 논란은 연예계로도..

프랑스에서도 항모 감염...'샤를드골호' 668명 코로나19 확진

프랑스에서도 항공모함 승조원들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프랑스 국방부는 15일(현지시간) 항공모함 샤를드골호의 승조원 1767명을 검사한 결과 668명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승조원 30%가량은 아직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어서, 감염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확진을 받은 승조원들은 모항인 지중해 연안 툴롱 기지에 격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1994년 진수된 샤를드골은 프랑스 해군의 기함으로, 프랑스가 보유한 10척의 항모 가운데 유일한 핵추진 항모다. 미국 이외의 나라가 갖고 있는 핵추진 항모는 세계에서 이 배 한 척뿐이어서, 프랑스 해군의 자존심이기도 했다. 최대 적재용량 4만5000톤으로 다소 라팔M 전투기와 E-2C 호크아이 공중경보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