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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의 벽화 예술

이스라엘의 침공 이후 1년이 지났지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상황은 여전히 처참하다. 전기도, 난방용 기름도, 물과 식량 등 생필품 공급도 모두 이스라엘군에 봉쇄돼 난민촌 주민들은 추위와 굶주림에 떨고 있다. 그러나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저항의 의지와 함께 예술이 피어난다. 알자지라 방송은 30일 인터넷판에 미사일과 화학무기가 휩쓸고 간 가자지구의 폐허에서 빛을 발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벽화 예술’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인구가 밀집한 가자시티와 난민촌 골목 곳곳에는 이스라엘의 비인도적 공격과 봉쇄, 그로 인한 팔레스타인의 눈물을 묘사한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스프레이로 서툴게 갈겨쓴 구호들도 있지만, 근래에는 정교하고 컬러풀한 벽화로 진화하는 추세다. 쿠파체, 디완체, 나크시체 등 아랍어의 여러 서체..

반가운 카드

어제 사무실로 우편물이 왔다. 책이다. 나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영화에 대한 책. 갸우뚱하는 순간 번역자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오래 전, 참 이뻐했던 한 후배의 이름. 혹시나 싶어 열어보니 역시 그 녀석이다. 영화판에 들어갔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한 몇년 궁금해하다가 졸업한지 오래되다보니 연락할 길도 없어져 인연이 끊겼나 했다. 손으로 만든 카드, 그리고 선물로 같이 보내준 책갈피, 빼곡한 손글씨. 마음이 따뜻해진다. 답장 써서 봉투에 넣어 가방 안에 넣어놓았다. 해 바뀌어 월요일에나 부치겠지만. 며칠 전에는 중국에 있던 룰루가 잠시 들어와 진주목걸이를 내게 주었고 마냐님 옆구리를 찔러 갖고 싶었던 동물 책을 선물받았고. 2009년, 수월치는 않았지만 좋은 인연들도 그만큼 많았던 한 해.

차이나프리카 : 중국은 아프리카에서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가

차이나프리카 LA CHINAFRIQUE 세르주 미셸,미셸 뵈레 공저/이희정 역/파올로 우즈 사진 | 에코리브르 중국인들의 이주 역사는 2000년을 거슬러 올라갈 만큼 오래 되었지만 19세기 말 유럽인들의 흑인 노예 대신 중국인과 인도인 쿨리들을 데려다 부리면서 이주민이 현저하게 늘어났다. 노예제가 폐지되면서 호주의 광산, 파나마 운하, 벨기에령 콩고와 모잠비크의 철도 공사, 시베리아 횡단 철도와 미국 센트럴퍼시픽 철도공사 등 당대의 대규모 토목공사에 200~800만 명의 중국인 노동자가 필요했다. 중국이 아프리카에 진출한지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오래됐다. 2005년 중국 언론들은 명나라 시절 정화의 원정대 600년을 기념하는 기사들을 내보냈다.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이야기를 오늘에 되살려 아프리카..

딸기네 책방 2009.12.30

예멘, '아프팍'의 데자뷔

지난 3월 한국인 여행객들을 폭탄테러로 살해한 예멘 알카에다 조직이 ‘성탄절 항공기 테러’ 미수사건 배후에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미국은 예멘에서 대테러 전선을 넓혀가고 있지만, 예멘 친미정부는 알카에다 조직과 여러 갈래로 얽혀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악몽이 예멘으로 번져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인 여행객 살해사건 주범이었던 예멘의 ‘아라비아 반도 알카에다(AQAP)’는 28일 웹사이트에 성명을 올리고 “우리가 나이지리아인에게 최신 장치를 내줬는데 기술적인 결함 때문에 폭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들은 21일 미국이 예멘 정부를 시켜 자기네 본거지를 공습하고 있다면서 항공기 등에 대한 테러공격을 경고했었다. 예멘 정부도 28일 “항공기 테러를 저지르려다 붙잡힌 나이지리아인 ..

어제의 오늘/ 1978년 DDD 전화기의 등장

“그대와 난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기에…. 디디디, 디디디.” 1989년 가수 김혜림의 노래 ‘디디디’의 가사다. 1902년부터 시작된 한국 공중전화의 역사에서, 누구나 쉽게 먼 지방으로도 전화할 수 있는 장거리 DDD 공중전화기가 도입된 것은 하나의 사건이었다. 휴대전화 없이 못사는 요즘이고 보면 공중전화는 고릿적 얘기로 들리겠지만 20년 전만 해도 공중전화를 노래한 가요까지 나와 히트를 칠 정도였다. 그 DDD 전화기가 처음 나온 것은 78년 12월 30일이었다. 처음 설치된 DDD 공중전화기는 동양정밀공업주식회사에서 만든 것으로 노란색 벽걸이 모양이었다. 10원짜리와 100원짜리 동전을 넣어 시내·시외 통화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장이 많고 거스름돈도 잘 나오지 않아, 정작 이 전화기는 오래가지..

마뜨료시카

크리스마스에 꼼꼼이 마뜨료시카 선물해주려고 했는데, 맘에 드는 것은 너무 비싸서 못샀다. 게고 블로그에 가니까 마뜨료시카에 꽂혀서 이것저것 이미지들을 올려놓았는데, 덩달아 나도 전염이 되어 어제 이너넷 뒤지며 놀았다. 인형 디자인을 이용한 이쁜 것들이 참 많네. 요런 건 꼼꼼이한테 컬러프린트 해주면 좋아하겠다.

이란 또 유혈사태... 10명 사망

이란 반정부 시위로 또다시 대규모 유혈사태가 일어났다. 이슬람 시아파 명절인 아슈라를 맞아 테헤란 등지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자 진압병력이 시민들에 발포, 10명이 숨졌다. 개혁파 지도자 미르 호세인 무사비의 조카가 저격수에 암살되면서 시위가 더욱 격해진 가운데, 희생자의 주검을 도둑맞는 일까지 벌어졌다. 6월 대선 때 미온적인 비판만 했던 미국은 이번에는 즉시 이란 강경파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반년만에 최악 유혈사태 프레스TV 등 현지 언론들은 27일에 이어 28일에도 반정부 시위대가 테헤란 시내 중심가를 점거하고 경찰과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당국이 ‘3명 이상 집결금지령’을 내린 이맘후세인 광장 등에 시위대 수천명이 나와 경찰과 대치했으며, 일부 시위대는 경찰차에 불을 붙이고 “(최고지도자) 하..

부유한 유학생이 '항공기 테러범'으로

성탄절인 25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발 미국 디트로이트행 노스웨스트 여객기에서 테러공격 시도가 일어났다. 300명 가까운 이들을 태운 여객기를 폭파하려 한 테러용의자는 나이지리아 출신의 엘리트 유학생이었다. ‘테러와의 전쟁’도 부유한 은행가 집안에서 자란 23살 청년이 테러범이 되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극단주의에 경도된 한 젊은이 앞에서 미국과 유럽의 강력한 대테러 조치들은 구멍투성이였음이 그대로 드러났다. 테러용의자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는 기내에서 폭발물질을 터뜨리려다가 실패한 뒤 손에 화상을 입고 디트로이트 인근 앤아버의 미시건 주립대학 병원으로 옮겨졌다. AP통신 등은 환자복 차림의 압둘무탈라브가 연방법원 판사의 심문에 유창한 영어로 웃으며 대답했다고 26일 보도했다. 판사는 일단 그를 구금시..

2009 스러진 별들

수많은 별들이 스러진 한해였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미국인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정치인 에드워드 케네디, 인류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각을 새롭게 틔워준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현대 경제학의 토대를 닦은 폴 새뮤얼슨, 라틴아메리카 ‘민중의 어머니’ 메르세데스 소사까지, 정치·문화·예술 등 여러 분야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들이 2009년 세상을 떠났다. ▶정치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로벤 섬 감옥에 갇혀 있을 당시 백인 여성 정치인 헬렌 수즈먼(1917년생)이 용감하게 자신을 면회온 일을 회상하며 자서전 에서 “그녀는 우리의 감방에 빛을 가져다 준 첫번째이자 유일한 여성이었다”고 술회한 바 있다. 남아공 백인정권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 정책에 반대하며 피부색을 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