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 역 암보셀리 평원에선 사자도 우리라고 생각했다 아침이면 오래된 가구 같은 구릉들 사이에서 아무렇게나 깨어나도 수數가 고스란했다 강에 대한 기억으로 오지 않는 강을 기다릴 때조차 태평스레 코가 길어지고 해 떨어지듯 가만히 코를 내려 사자 등을 토닥거려주었다 해발 육백 미터 이상은 코끼리가 없다는데 그 보다 조금 높은 슬픔이면 어때 새끼 하나에 하나씩 코를 꾸려 자꾸 자꾸 산 위로 오르면 사냥꾼이 코끼리를 찾아오는 입구는 낙일 落日 옆에 있으리라 녹은 눈 두둘두둘 내려오는 산등성에 은신한 코끼리 하산 못하는 마음을 아는 우리만 모여 산등성에 서면 발의 슬픔은 평지를 달리는 기분에 젖고 귀의 슬픔은 산 아래까지 먹먹하게 날개를 퍼덕이고 눈의 슬픔은 긴 계곡의 도면을 펼치지 그러니 초원에 대한 기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