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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은의 '현실지구'] 제재 받는 푸틴 측근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금 서방의 ‘공적’이다. 어떤 이들은 20년 넘게 러시아를 쥐락펴락해온 그를 차르(황제)라 부르고, 어떤 이들은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한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그를 ‘살인자’라고 불렀다. 가뜩이나 사이가 나쁜 두 나라가 서로 외교관들을 추방하는 사태까지 가게 만든 발언이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주변에 러시아군이 결집하고 크렘린이 전쟁을 위협하자,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이를 히틀러의 전쟁에 비유하며 푸틴을 ‘자국민을 착취해 세계 최고 부자가 된 사람’으로 비난했다. [미 재무부] U.S. Treasury Imposes Immediate Economic Costs in Response to Actions in the Done..

[구정은의 '수상한 GPS'] 푸틴과 세계의 '뉴 노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일대에 집결시킨 병력을 철수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우크라이나 긴장은 해소되는 것일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5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크렘린에서 회담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면서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서 군사훈련을 하던 러시아군이 일부 철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보다 몇시간 앞서 이미 러시아군 고위 지휘관들이 일부 병력이 철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부터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에서 탱크와 전투차량, 자주포 부대 등이 빠져나가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공개했다. 푸틴은"러시아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에 대해 미국이나 나토와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안전보장 요구란, 나토의 확대를 멈추고 동유럽 즉 폴란드..

[구정은의 '수상한 GPS']바이든과 사우디 국왕, 그 아들

오랜만에 중동 소식.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통화를 했다. 백악관은 "조지프 R 바이든 주니어 대통령이 사우디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과 (미국시간 9일) 통화를 했다"고 발표했다. 지역 개발을 논의했고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에 대한 공격을 비롯해 공통의 우려사항들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백악관] Readout of President Joseph R. Biden, Jr.’s Call with King Salman bin Abdulaziz Al-Saud of Saudi Arabia 사우디 국왕과의 통화가 뭐 대단히 오랜만인 것은 아니다. 1년 전에도 통화를 했었다. 현재 86세인 살만 사우디 국왕은 2015년 즉위했는데 왕위에 올랐을 때부..

장 지글러, '인간의 길을 가다'

인간의 길을 가다 장 지글러, 모명숙 옮김. 갈라파고스 사회학자로서 장 지글러가 생각하는 세계, 과거의 경험, 사회학에 대한 생각들 등등을 에세이처럼 썼는데 여러 주제를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좀 두서 없기는 하다. 하지만 아직도 생생히 숨쉬는 '좌파 학자'의 기운이랄까, 또 세계를 돌면서 보고들은 이 나라 저 나라의 비참한 상황을 향한 분노랄까, 그런 것이 참 좋다. 지글러의 책이 늘 그렇듯이. 뒷부분에서는 발생사회학에 대해 길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재미있게 읽었지만 스크랩은 우선 아프리카 부분만. 삶의 의미를 발견하려면 삶을 사랑하는 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삶의 의미는 길을 걷다가 돌부리에 걸리는 것처럼 우연히 만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의미는 생겨나고 합성되면서 드러나는 것이다. 타자와 맺는 ..

딸기네 책방 2022.02.08

[구정은의 '수상한 GPS']올림픽, 중국, 우크라이나

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개막된다. 오랫동안 준비해온 선수들과 동계스포츠 팬들은 행사를 많이 기다렸겠지만, 이번 올림픽은 전에 없이 조용하게 치러지는 듯한 분위기다. 공식 후원업체들조차 이번 올림픽과 관련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고 외국 언론들은 전한다. 코로나19 탓도 있지만 국제관계가 악화된 까닭도 있다. 올림픽과 관련해서 스포츠 자체보다는 미중 관계, 그리고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한껏 긴장이 높아진 미러 관계에 관심이 많이 쏠리고 있다. 미국이 동계올림픽 ‘외교 보이콧’을 선언했을 때부터 이미 분위기가 싸해지긴 했다. 하지만 미국의 그런 행보가 국제사회에서 별로 호응을 얻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3일 미국 포린폴리시는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베이징 동..

이언 커쇼, <유럽 1914-1949>

유럽 1914-1949 To Hell and Back Europe, 1914-1949 이언 커쇼. 류한수 옮김. 이데아 영국 역사학자 이언 커쇼의 을 읽으며 1월 한달을 보냈..........다기보다는, 1월에 읽은 책이 을 빼면 이언 커쇼의 유럽사 책 2권뿐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유럽사 책을 몇 권 봤지만 도통 이해할 수 없었던 제1차 세계대전의 진행 과정이 이제야(!) 좀 이해된다고 할까. 아시아 분야에서 중앙아시아가 블루오션;;으로 인기를 끌듯이, 근래(라고 하기엔 뭣하지만) 유럽사 책들은 동유럽에 초점을 많이 맞추고 있는데 이 책도 그렇다. 분량도 충분(?)하고 내용도 충실한 책이었다. 첫 권은 1949년까지를 다루고 있으니 아무래도 1차, 2차 세계대전 중심인데 동유럽 쪽에 많은 분량을 할애했..

딸기네 책방 2022.01.31

[구정은의 '수상한 GPS']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유럽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들어가지 않게 보장해달라는 러시아의 요구를 26일 거부했다. 미 국방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이 배치됐다고 밝혔다. 미국, 영국 등은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들과 가족들을 철수시키기 시작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 당장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고 일어나서도 안 된다. 하지만 무력충돌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세계에 미치는 파장은 크다. 당장 유럽에 천연가스 비상이 걸렸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은 노르드스트림2 파이프라인이다. 발트해를 거쳐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독일로 수송하기 위한 이 가스관은 2021년 9월 완공됐으나 미국이 압박을 해서 독일이 일단 가동을 보류한 상태다. 최근 ..

[구정은의 '현실지구']동유럽의 냉전, 다시 부딪치는 '두 세계'

우크라이나 주변에, 상투적인 표현을 빌면 ‘전운이 감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 8500명이 우크라이나 일대에 배치됐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 강경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영국 등은 우크라이나 대사관 직원들과 가족들을 철수시키기 시작했고, 독일과 호주도 철수 준비에 들어갔다. 우크라이나를 넘어 옛소련으로부터 독립한 동유럽 국가들로 긴장이 확산되고 있다. 에스토니아의 알라르 카리스 대통령은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나토가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며 “에스토니아에 나토군이 더 주둔하길 바란다”고 했다. 전임자인 케르스티 칼률라이드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

올 해의 첫 책, 루소의 <에밀>

올 해의 첫 책. 장 자크 루소, . 김중현 옮김, 한길사. 딱히 첫 책으로 고른 이유는 없다. 오래 전에 사놓은 한길그레이트북스 가운데 이제는 몇 권을 골라서 읽어야겠다 생각했는데 어쩌다 보니 그 첫 책이 됐다. 실행할 만한 것을 제안하려고 사람들은 끊임없이 내게 말한다. 그것은 마치 내게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사람들이 지금 행하고 있는 것을 하라고 제안하라.” (56쪽) 우리의 능력과 기관들의 내적인 성장은 자연의 교육이다. 반면 그 성장을 이용하도록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인간의 교육이다. 그리고 우리와 접촉 하는 대상들에 대한 경험 획득은 사물의 교육이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세 종류의 선생을 통해 교육 받는다. 그 상이한 세 가지 교육 중 자연의 교육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문..

딸기네 책방 2022.01.09

[구정은의 '현실지구'] 고래들은 쉴 수 있을까

남아프리카공화국 고등법원이 12월 27일(현지시간) 석유회사 셸의 지진탐사를 중단시키는 판결을 내렸다. 셸은 동부 이스턴케이프주 일대 와일드코스트 앞바다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지를 알아보기 위해 탐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현지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은 이 탐사가 해양생태계에 큰 충격을 준다며 시위를 하고 소송을 냈다. 앞서 고등법원의 또다른 재판에서는 법원이 셸의 편을 들었지만 이날 두번째 재판에서는 법원이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의 손을 들어줬다. 해양 전문가들이 나와서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음을 지적했고, 셸은 납득될만한 반박을 하지 못했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셸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만 했다. 앞서 셸은 “법원이 금지시킨다면 전체 탐사계획을 중단할 것”이라고 했는데, 최종판결까지 법적 절차들이 남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