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월에 제주도 다녀오고 나서 첫 올레길 걷기의 즐거움에 feel 받아, 2월에 다시 갔다.
1월에도 날씨는 가히 &#*%(&(* 했는데, 2월엔 더 추웠다!
오랜 베프인데, 둘이 첫 여행.
"우린 그동안 뭐 하고 살았을까?"
"일만 하면서 살아 온 것 같아."
이제 나란히 노는 처지가 된, 두 사람의 최고의 힐링 여행.
종일 수다 떨 줄 알았는데 그냥 둘이 조용히 걷고(사실 걸을 날씨는 아니었다). 뭐, 말 안해도 다 아니까.
새벽4시까지 다 지나간 싱어게인2 보면서 와인 마시고. 강제로 BTS 예습(?) 시키고.
늘 그렇듯 마냐님이 코스 짜고 운전하고 안내하고 설명해주고 식당 찾고 주문하고 안주 차리고 치우고… 나는 그저 옆에서 기생했을 뿐. 그렇게 근 30년을 ‘딸기=갑, 마냐=을’로 지내왔는데 정작 마냐님은 그 이유를 모르고 있었더라는.
그리고 오랜만에 만난 제주 후배도. 언제나 그렇듯 믿음직스럽고 멋지고. 시간 내어 멀리까지 와줘서 고마웠다. 같이 저녁먹고 우리 숙소 와서 술 한 잔.
그런데 이번 여행의 고갱이는 '빛의 벙커'. 이런 게 있는 줄도 몰랐는데 엄청나게 재밌었다!
양산 쓴 여자 개양귀비 들판 가는 거 봄.
그 여자가 움직이는 걸 눈으로 볼 줄이야.
파울 클레에게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음악과 함께 리듬감 있게 연출하니 아주 재미있었다.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지미봉에도 가 보고. (자세한 여행기는 여기에)
바닷가 걷다가 둘이 낮술도.
곶자왈도 좋았다. 교래 휴양림. 어두워지기 전에 나오는 바람에 트롤들이 변신하는 것은 못 봄.
난 달에서 넌 별에서
우리 대화는 숙제 같았지
하루는 베프 하루는 웬수
I just wanna understand
Hello my alien
우린 서로의 Mystery
그래서 더 특별한 걸까
스물일곱 번의 여름과 추운 겨울보다
오래
수많은 약속과 추억들보다
오래
지민이랑 태형이에게는 '일곱 번의 여름과 추운 겨울'이었지만 제주도의 우리에겐 스물일곱 번의 여름과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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