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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의 섬나라, 나우루에 가다

평생 언제 다시 가볼까 싶은 곳들이 있다. 그런 곳에 가면 즐거운가요~ 라고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답은 "아니다"이다. 평생 다시 가볼까 싶은 곳들은 대개 접근하기 어렵거나, 간다 해도 별로 볼 게 없거나, 그리 달갑지 않은 현실을 마주해야 하는 곳들이니까. 하지만 눈에 보이는 풍경이 엽서에 나오는 것처럼 아름답지 않아도, 보는 이들을 압도하는 유적이 없다고 해도, 마음 속에 남은 풍경은 소중하고 따뜻할 수 있다. 나우루에 다녀왔다. 나우루................................................... 한 마디로는 설명하기 힘든 여행이었다. 나우루 공항. 주기장은 따로 없고, 비행기가 들어오면 옆길로 휙 돌아 공항 건물 옆에 선다. 공항 청사. 비자는 따로 받을 필요 없..

그들이 철조망을 넘는 이유... 유로터널 계속되는 ‘난민 사태’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해저터널인 유로터널이 난민들의 집결지가 돼버렸다. 프랑스에서 ‘좀 더 돈을 벌 수 있는’ 영국으로 넘어가려는 난민들이 유로터널 입구인 칼레에 28~29일 이틀 간 3000명 이상 몰려들면서 터널이 막히고, 2명이 숨지는 일까지 생겼다. 프랑스 정부는 30일 폭동진압경찰을 배치하며 치안 경계를 강화했으나 칼레는 여전히 아수라장이라고 AFP통신 등은 전했다. 프랑스 “폭동진압경찰 배치” 프랑스 정부는 칼레 시내에 폭동진압경찰 120명을 배치했으며, 유로터널 운영사 측에도 경비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29일 밤 경찰은 헬기를 이용해 소동을 벌이던 난민 20여명을 잡아들였다. 체포된 이들은 즉시 풀려났으나 이날 밤은 물론 30일까지도 소요에 가까운 상황이 이어졌다. 에마뉘엘 아그리위스 칼..

태양계 밖 거문고자리에도 '오로라' 있다

겨울철 북극 가까운 곳에서 하늘을 뒤덮는 오로라는 ‘태양의 선물’이다. 주로 태양에서 방출된 전자나 양성자가 ‘태양풍’을 타고 지구 근처까지 왔다가, 지구 자기장에 이끌려 대기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생기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주로 북극이나 남극권에서 관측되기 때문에 극광(極光)이라고도 부른다. 미국과 영국 등의 과학자들로 이뤄진 국제연구팀이 태양계 밖에서도 처음으로 오로라를 발견하는 데에 성공했다. 미국 국립전파천문대(NRAO)와 캘리포니아공과대학 천문학자들은 지구에서 18광년 정도 떨어져 있는 거문고자리의 한 갈색왜성의 북쪽에서 오로라를 발견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실었다. 그리고 이 작은 천체의 북쪽에서 일어나고 있는 오로라 현상을 그린 상상도(위 그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미 NRA..

[뉴스 깊이보기]사망한 오마르는 누구이며 탈레반은 어디로 갈까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 탈레반을 결성한 최고지도자 물라 무함마드 오마르(55)가 사망했다고 아프간 정부가 공식 발표했다. 압둘 하시브 세디키 아프간 국가안보부 대변인은 29일 AP통신에 “오마르가 2013년 4월 파키스탄 카라치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며 “그의 사망을 공식적으로 확인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영국 BBC방송은 아프간 정부 정보당국 관계자들을 인용, 오마르가 2~3년 전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은 그간 오마르가 건재하다고 주장했으나 이전부터 사망설은 끊이지 않았다. 탈레반 내부의 한 분파인 ‘피다이 마하즈’는 오마르가 수하의 탈레반 지휘관들이던 악타르 무함마드 만수르와 굴 아가 측에 의해 2013년 7월 피살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파키스탄의 익스프레스트리뷴은 “오마르는 2년..

스페인 지방정부들, ‘왕실과의 전쟁’

부패와 추문에 시달리며 위신이 땅에 떨어진 스페인 왕실이 천적을 만난 것일까. 지난달 스페인 지방선거에서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비롯해 주요 도시들을 석권한 좌파 지도자들이 ‘왕실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스페인 제2의 도시이자 경제 중심지인 바르셀로나의 아다 콜라우 시장은 지난 24일 시 청사 대회의실에 있는 후안 카를로스 전 국왕의 흉상을 치우라는 지시를 했다. 명분은 후안 카를로스가 더 이상 ‘국왕’이 아니라는 것이다. 후안 카를로스는 지난해 6월 아들인 펠리페에게 양위를 했다. 콜라우는 지난달 13일 치러진 시장 선거에서 좌파 연합 ‘바르셀로나 엔 코무’의 후보로 나와 당선돼 바르셀로나의 첫 여성 시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때 주택 대출금을 갚지 못해 집에서 쫓겨나는 서민들..

강단에서 마지막 순간을 보낸 인도의 ‘미사일맨’ 압둘 칼람

평생 ‘꿈’과 교육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젊은이들과 대화하기를 즐겼던 사람다웠다. 83세의 노과학자는 젊은이들 앞에서 머나먼 우주 어딘가에 있을 미래의 행성을 이야기하다가 쓰러져 마지막 순간을 맞았다. APJ 압둘 칼람 전 인도 대통령이 27일 타계했다. 인디아투데이 등 인도 언론들에 따르면 칼람은 이날 북동부 메갈라야주 실롱에 있는 실롱경영대학에서 강연을 하다가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칼람은 곧바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2시간 만에 숨을 거뒀다. 이날 아침까지만 해도 그는 트위터에 “사람이 살 수 있는 행성에 대해 강의하러 실롱에 간다”는 글을 올리며 기대를 표시했었다. 칼람은 28일 특별기로 델리에 운구됐고, 정부는 7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으며 모든 관공서는 조기를 걸었다. 프라납 무케르지 대통령과 나렌..

이란 핵 합의 공신들, 'MIT의 두 사람' 모니즈와 살레히

이란 핵협상이 지난 4월 잠정 타결에 이어 마침내 세부사항에까지 합의돼 마침표를 찍었다. 협상의 적인 ‘디테일이라는 악마’를 잡아낸 것은 미국과 이란 양측에서 핵물리학자로서 전문가적인 식견을 펼쳐보인 매서추세츠공과대학(MIT) 출신의 두 사람이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합의안에 서명한 것은 이제는 ‘친구’가 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이지만, 실제로 합의 내용을 꼼꼼히 조율하고 ‘밀당’을 벌인 건 양국의 핵전문가들이었다. 미국 측 협상단 차석대표였던 어니스트 모니즈(70) 에너지장관과 알리 악바르 살레히 이란원자력기구(AEOI) 사무총장(66)이 주인공들이다. 모니즈는 빌 클린턴 행정부 때에 에너지부 관료가 된 핵물리학자다. 포르투갈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스탠퍼드대학에서 공부했..

[뉴스 깊이보기]행성인 듯 행성 아닌 행성 같은 명왕성... 왜 탈락했나  

미국 우주항공국(NASA) 무인 우주탐사선 뉴호라이즌스가 명왕성 근처에 다가가 사진을 찍어 보내오면서, ‘저승의 별’을 감싸고 있던 베일이 하나씩 벗겨지고 있다. 뉴호라이즌스의 비행 덕에 명왕성은 다시 세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2006년 국제천문연맹(IAU)의 결정으로 행성 지위를 잃고 ‘왜소행성’으로 격하된 지 9년만이다. 명왕성은 왜 ‘행성’에서 빠졌을까 명왕성은 태양에서 멀리 떨어져 타원형 궤도를 선회한다. 궤도가 일그러져 있어서 태양에 조금 가까이 갈 때도 있고 좀 더 멀리 떨어질 때도 있는데, 태양에서부터의 평균 거리는 대략 59억km 정도다. 지구에서는 평균 잡아 48억km 가량 떨어져 있다. 명왕성이 행성 목록에서 빠지게 된 이유를 단순하게 정리하면 ‘다른 행성들과 달라서’다. 맨 먼저 눈..

유엔, “2030년 에이즈 전염병과의 싸움 끝난다”

‘에이즈와의 싸움’에 청신호가 켜졌다. 유엔이 2000년부터 ‘밀레니엄개발목표’로 추진해온 에이즈 확산 예방정책이 당초 목표치를 앞당겨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HIV/에이즈에 관한 유엔 합동 프로그램(유엔에이즈)’는 14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보고서를 내고 2000년부터 지금까지 1500만명의 에이즈 감염자를 치료한다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올해 말까지 이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었으나, 당초 계획보다 반년 이상 앞당겨 목표 수치를 채운 셈이다. 유엔에이즈가 이날 공개한 ‘에이즈는 어떻게 모든 것을 바꿨나’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유엔은 2000년부터 올 3월까지 1500만명의 HIV(인체면역바이러스) 감염자에게 항바이러스제를 투여, 치료를 받게 했다. 프로그램이 시작될..

[뉴스 깊이보기] 이란 핵 합의, 최대 수혜자는 중국과 러시아

이란 핵 합의가 발효돼 중동의 긴장이 낮아지는 건 세계 전체에 이득이다. 스스로 핵 보유국이면서 이란의 ‘핵 야욕’을 의심하고 군사공격론까지 들먹였던 이스라엘과 이란을 극도로 적대하는 수니 아랍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 정도가 극력 반대하고 있을 뿐, 국제사회는 대부분 ‘역사적인 핵 합의’를 환영하고 있다. 이란 무기시장 노리는 러시아는 ‘승자' 그 중에서도 수혜자로 꼽히는 것은 러시아와 중국이다. 특히 러시아는 이번 합의로 ‘가시적인 이득’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핵 협상 막판 쟁점은 사찰 문제도, 제재 해제 시점도 아닌 이란의 재래식 무기에 관한 것이었다. 이란은 탄도미사일 보유 등을 금지한 유엔 제재를 없애줄 것을 원했고, 러시아도 이란 편을 들었다. 서방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중 하나인 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