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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병 아이들 돕던 미국 ‘배트맨’의 죽음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살던 51세 남성 레니 로빈슨은 ‘배트맨’으로 유명하다. 배트맨 옷을 입고, 검정 람보르기니를 개조한 배트모빌(배트맨 자동차)을 타고 다니는 로빈슨은 ‘악의 무리와 맞서 싸우는’ 영화속 배트맨은 물론 아니다. 그가 해온 일은 배트만 차림새를 하고서 불치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을 찾아다니며 웃음을 주는 것이다. 병원들을 돌며 아이들을 위로해온 그는 어느 새 지역 명물이 됐다. 2012년에는 메릴랜드주 29번 고속도로에서 배트모빌을 몰고 다니다가 경찰 단속에 걸렸다. 경찰 카메라에 찍힌 이색 운전자의 모습이 워싱턴포스트 등을 통해 보도되면서 로빈슨은 ‘29번 도로의 배트맨’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전국적인 스타가 됐다.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개조한 차량을 경찰이 문제삼았다는 사실이 ..

“공항 팝니다” 빚더미 그리스 '매물'은 결국 독일로

“공항 팝니다.” 빚더미에 앉은 그리스가 좌파연합 시리자 집권 뒤 중단했던 기간산업 민영화를 다시 시작했다. 그리스 정부는 18일 공항 14개를 독일 공항운영회사 프라포트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리스가 3차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국제 채권단과 약속했던 ‘개혁조치’의 일환이다. 14개 공항을 팔아 그리스가 얻는 수입은 총 12억유로 규모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본사를 둔 프라포트 측은 이 공항들을 향후 40년간 운영·개발할 권리를 얻게 된다. 프라포트에 넘어가는 공항 중에는 그리스에서 2번째로 큰 도시인 테살로니키, 유명 관광지인 크레테섬, 코르푸섬, 로도스섬의 공항들이 들어 있다. 운영권 매각 계약은 오는 11월 정식 체결될 예정이라고 독일 dpa통신은 보도했다. 그리스의 최대 채권국인 독일 기..

“유대인에 집 내줘라” 이스라엘 요구에 맞서 농성하는 팔레스타인 주민  

팔레스타인인 압둘라 아부 나브의 집에는 며칠 째 이웃들과 친척들이 모여들어 천막을 치고 농성 아닌 농성을 벌이고 있다. 아부 나브가 사는 곳은 이스라엘이 무단 점령한 동예루살렘이다. 1948년 건국과 함께 예루살렘 서쪽 반토막을 차지한 이스라엘은 1967년 전쟁 때 유엔이 ‘팔레스타인 땅’으로 인정한 동예루살렘까지 불법 점령했다. 아부 나브의 집은 바로 그 동예루살렘에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점령지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내몰고 유대인들을 들여보내기 위해 정착촌 건설 작업을 하고 있다. 이름은 정착촌(settlement)이지만 실제론 아랍계를 강제로 내쫓고 유대인들에게 집과 땅을 주는 ‘점령촌’이다. 아부 나브와 가족 16명이 살고 있는 2채의 집들도 그 대상이 됐다. 최근 이스라엘 대법원은 8월 11일까..

오바마도 술 마시면 '퇴직 고민'

퇴직을 한 뒤에는 무얼 하며 살까. 사람들의 고민은 다 비슷한 모양이다. 제 아무리 세계에서 가장 큰 권력을 휘두르는 미국 대통령일지라도 말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퇴임 이후’의 고민을 털어놓고 의논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도서관을 세우기 위해 어떻게 모금을 할 지, 임기 중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온 이란 핵협상과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안), 쿠바 국교정상화와 동성결혼 합법화 문제 등을 어떻게 잘 마무리하고 나갈지 등등 오바마가 염두에 두고 있는 것들이 몽땅 대화 주제로 올라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술자리가 벌어진 것은 지난 2월이다. 오바마는 부인 미셸과 함께 각계 인사들을 초대, 백악관에서 토론 아닌 토론을 벌였다. 참석자들은 헤지펀드 매니저 ..

책장 찢어서 ‘정수기 필터’로... 빈민 위한 ‘마시는 책’  

아시아, 아프리카의 여러 지역에서 오염된 물을 마신 주민들이 병에 걸리고 아이들이 목숨을 잃는다. 물을 깨끗하게 정화해 마셔야 한다는 점을 알리는 캠페인도 중요하지만, 저개발지역의 가난한 주민들이 물을 정화할 수 있는 값싸고 손쉬운 도구를 널리 보급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 오염된 물을 피해야 한다는 걸 알리는 동시에 간편하게 물을 정화하는 도구로도 쓸 수 있는 제품이 나왔다. 영국 BBC방송은 16일 일명 ‘마시는 책(drinkable book)’으로 불리는 정수용 필터 책을 소개했다. 이 책에는 왜 오염된 물을 마시면 안 되는지, 더러운 물 속의 박테리아가 어떻게 인간을 병들게 하고 목숨을 빼앗아가는지가 쓰여 있다. 책을 읽고 내용을 숙지한 뒤에는, 책장을 뜯어 정수용 필터로 쓰면 된다. 책 페이지..

[구정은의 세계]오바마의 여행 가방엔 무슨 책이? 역대 미국 대통령들과 책 이야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동부 해안의 마서스 비니어드 섬으로 여름휴가를 떠났다. 2주 동안의 휴가 기간 오바마는 김용 세계은행 총재 등과 골프를 치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독서도 빼놓을 수 없다. 해마다 오바마의 휴가 때면 휴가지에 챙겨가는 ‘대통령이 고른 책들’이 관심을 모은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은 13일 올해 오바마가 가져간 책 6권을 소개하면서, 올해의 독서 테마는 이주와 환경이라고 보도했다. 는 지난 6월 별세한 미국 작가 제임스 설터가 34년만에 내놓은 장편이자 유작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한 남성의 일대기다. 앤서니 도어의 역시 2차 대전을 바탕으로 한 소설로, 프랑스 소녀와 독일 소년의 엇갈린 삶을 다룬다. 또 한 권의 소설은 국내에도 팬들이 많은 인..

[전문]아베 신조 일본 총리 ‘전후 70주년 담화’

[전문]아베 신조 일본 총리 ‘전후 70주년 담화’ 종전 70년을 맞이하여 앞서 일어난 대전(大戰)으로의 길과 전후의 행보, 20세기라는 시대를 우리는 마음으로 조용히 돌아보고 그 역사의 교훈 속에서 미래에 대한 지혜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백년도 더 전의 세계에는 서구를 중심으로 한 여러 나라들의 광대한 식민지가 확산되고 있었습니다. 압도적인 기술 우위를 배경으로 한 식민지 지배의 물결은 19세기 아시아로 몰려오고 있었습니다. 그 위기감이 일본에 근대화의 원동력이 된 것은 틀림 없습니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입헌 정치를 세우고 독립을 지켜 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러일 전쟁은 식민지 지배하에 있던 많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사람들을 고무시켰습니다.세계를 말려들게 한 제 1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민족 자결..

[뉴스 깊이보기]영 노동당 ‘제3의 길’ 버리나... 당대표 선거 좌파 코빈 유력  

1990년대 중반, 토니 블레어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젊은 정치인과 ‘스코틀랜드의 천재 좌파’ 고든 브라운이 짝을 이뤄 ‘신노동당’을 주창하고 나섰다. 몰락한 사회주의는 물론이고 힘을 잃어가는 유럽 사민주의와도 선을 그으며 제3의 길을 외친 블레어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 유럽의 새 흐름을 주도했고, 1997년부터 10년 동안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공관을 지켰다. ‘미국의 푸들’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지만 어쨌든 지난 20년간 영국 노동당은 ‘블레어리즘’에 지배돼 왔다. 제3의 길 시대가 마침내 종말을 고하고 노동당이 ‘좌파 본류’로 회귀하는 것일까. 14일 시작되는 노동당 대표 선거에서 정통 좌파로 분류되는 제러미 코빈(66)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블레어 집권 이래 노동당의 실책들, ..

[뉴스 깊이보기] 성매매는 ‘범죄’인가 아닌가...국제앰네스티 결정으로 논란 촉발  

성매매는 범죄인가. 성을 파는 사람들을 ‘합법적인 노동자’로 볼 것인가. 성매매가 사람의 육체를 상품화하고 인간됨을 파괴한다는 데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성매매를 법으로 금지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정책적 해법인지, 처벌한다면 누구를 처벌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가 해묵은 논란에 불을 붙였다. 국제앰네스티가 11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정책 결정 포럼을 열고 성매매를 범죄로 규탄해온 그간의 견해를 바꿔 ‘성매매를 범죄가 아닌 것으로 봐야 한다(decriminalizing)’는 입장을 정리했다. 인권단체의 대명사격인 국제앰네스티의 이 결정에 대해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고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국제앰네스티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여성 성매매자들이야말로 인권 사..

차별, 폭력, 폭동...상처가 아무는데 반세기가 걸렸다

존 크로포드는 22세의 흑인 남성이었다. 지난해 8월 5일,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튼의 월마트에서 아내, 두 아들과 함께 장을 보던 그는 장난감 총을 잠시 집어들었다가 경찰에 사살됐다. 경찰은 크로포드가 쇼핑객들에게 총을 겨눈 줄 알고 쏘았다고 했다. 그런데 현장 모니터를 확인해보니 그는 아무에게도 총을 겨누지 않았고,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타미르 라이스도 지난해 11월 22일 장난감 총을 가지고 놀다가 역시 경찰에게 사살됐다. 라이스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살았고,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을 당시 겨우 12세의 소년이었다. 장난감 총을 들었다가 ‘흑인 범죄자’로 오인받아 경찰에 사살당하는 사람들. 미국에서 이렇게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다.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흑인 청년의 죽음으로 대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