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60

반기문의 '장어본색'

올초 업무를 시작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1일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유엔에서의 `첫 열흘'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국제문제에 대해서는 이리저리 피해나가 `기름장어' 별명을 실감케 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반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취임 이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서 "열흘간 바빴는데 앞으로 석달은 더 바쁠 것 같다"며 말을 시작했다. 반총장은 자신의 임무 중 `수단, 소말리아, 중동 분쟁'을 우선순위에 놓으면서 "특히 아프리카에 포커스를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그는 또 총장과 회원국들 간, 간부들과 직원들 간 신뢰 구축에 전력할 것이라면서 유엔의 업무 분위기를 일신하고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에 따르면 반총장은 그동안 하루..

메르켈이 뜬다

대서양을 사이에 둔 경제외교 첨병, 중동분쟁의 새로운 중재역, 유럽을 이끄는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사진) 총리가 떠오르고 있다. 지난 한해 독일의 경제 회복세를 다지는데 주력했던 메르켈 총리는 올해 독일이 유럽연합(EU)과 선진8개국(G8) 의장국을 동시에 맡게된 것을 계기로 국제무대로 발을 넓혔다. 4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방문에선 대서양 양쪽 미-유럽 경제협력 확대를 논의하며, 다음달 중동순방에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새로운 중재자로 적극 나설 계획이다. `대서양 단일시장' 추진 메르켈 총리는 4일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EU 27개국을 대표해 투자확대 등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그는 방미를 하루 앞두고 파이낸셜타임스와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럽의 통합 ..

시라크의 '생일잔치 외교' 성공할까

레임덕에 시달려온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29일 74번째 생일을 맞는다. 동유럽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열리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담에 참가중인 시라크 대통령은 리가에서 생일 축하잔치를 벌일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을 초대할 것으로 알려져 `생일 파티 외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프 데 후프 셰퍼 NATO 사무총장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라트비아의 바이라 비케-프라이베르가 대통령이 리가 회담 공식 만찬에서 만나 환담하고 있다. /AFP 시라크대통령 측은 28일 푸틴대통령을 리가에서 열릴 생일잔치에 초청했으며 크렘린도 이를 수락했다고 확인했다. 전날 리가에서는 이 초청 건이 소문으로 퍼졌다가 엘리제궁의 부인으로 유야무야 되는 듯 했으나, 하..

미국의 실패한 '대리외교' 정책

"미국의 강경파 정부관리들은 중동분쟁의 원인이 시리아에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과연 누가 시리아를 상대로 위기를 풀 것인가."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레바논 베이루트를 `깜짝 방문'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이스라엘-레바논 간 얽히고설킨 문제의 실타래를 푸는데 실패했다. 미국은 이란과 북한, 시리아를 `악의 축'으로 지목해 압박을 가하고 있으나 이란 핵문제나 북핵문제, 중동 분쟁 등에서 보이듯 위기국면을 해소하는 데에는 거푸 실패하고 있다. 이런 실패의 원인은 미국의 `대리 외교'에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이 적을 만들어놓고 직접 상대하기보다는 다른 나라를 대리로 내세우는 방식을 고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리아 외면한 중동외교 미국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는 25일 라이스장관..

놀라운 인도

인도가 거둔 최근의 외교적 성과들... 눈부시다 ☆★☆ 인도의 행보를 보면... "이것이 실리외교다"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 작년엔 이란에서 파키스탄을 거쳐오는 천연가스송유관 만들기로 이란과 합의. 그래 놓고는 미국과 핵협정 체결하기로... IAEA 이사회에서 미국 편에 서서 줄타기하다가 이란이랑 말싸움을 했었지. 올들어서는 1.12 중국과 에너지협력협정 체결...했나? 아직 안 했나? 가물가물... 암튼 작년에 중국이랑 전세계를 무대로 에너지 확보 전쟁을 벌이더니 서로 ‘출혈경쟁’ 안 하기로 합의를 했다. 1.20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 인도 방문, 인도-프랑스 통상.국방협정 체결 양국 교역량 5년내 배로 늘리기로 합의. 무기조달-합동군사훈련 추진키로. 1.24 압둘라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중국을 이..

중국과 사우디가 손을 잡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이 아시아 순방에 나서 세계의 `에너지 블랙홀'로 떠오른 중국과 인도를 잇달아 방문한다. 사우디 국왕의 중국 방문은 1990년 양국 국교 수립 이래 처음이며, 압둘라 국왕으로서는 지난해 즉위 이래 첫 해외 공식 방문이다. 중국과 사우디는 23일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 협력에 관한 포괄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22일 첫 방문지인 중국의 베이징(北京)에 도착한 압둘라 국왕은 23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과도 연쇄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중국에 간 압둘라 사흘간에 걸친 압둘라 국왕의 베이징 방문은 중국 측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중국 측은 압둘라 국왕이 이날 베이징에 도..

시리아 '버리기'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암살사건에 대한 유엔조사가 진행되면서 궁지에 몰린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중동국가들의 지원을 모색하기 위해 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를 전격 방문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사우디의 지다를 방문해 압둘라 사우디 국왕과 회담한 뒤, 이라크와 팔레스타인 문제 등 지역현안을 논의했다. 시리아 관영 SANA 통신은 "압둘라 국왕은 시리아와 레바논의 관계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사우디 방문에 이어 이집트의 휴양도시 샤름 알 셰이크를 찾아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도 회담을 가졌다. 아사드 대통령이 아랍권 두 맹주이자 친미국가들인 이집트와 사우디를 방문한 것에 대해, 하리..

'마당발' 룰라

브라질의 루이스 이냐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넬슨 만델라 이후 국제사회 최고 마당발'로 떠올랐다. 브라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달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돌며 `표 잡기'를 벌인 룰라 대통령이 이번엔 `중남미-아랍 정상회담'을 주최, 서로 다른 문명간의 만남까지 성사시킨 것. Palestinian leader Mahmud Abbas (L) shakes hands with Brazilian President Luiz Inacio Lula da Silva in Brasilia. The first Arab League-South American summit opened in Brasilia, aiming to strengthen political and economic ties..

이것이 국제정치다

국제원자력에너지기구(IAEA)가 26일 이사국 회의에서 이란 핵문제를 다룬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은 이란에 대한 경고와 함께, 이란 핵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담고 있다. 미국도, 유럽도, 심지어 이란도, 결의안에 만족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결의안은 얼핏 심각해보이면서도 사실상 어떤 구체적인 언급도 담고 있지 않다. 이렇게 모호한 결의안이 `윈-윈 게임'을 이끌어낸 것인가. 이번 결의안 통과과정은 압력과 협상, 위협과 양보, 역할분담과 조정 등 국제정치의 전과정을 집약해 보여줬다는 평가다. 극한대립 없이 일단 사태가 무마되는 데에 `이라크 사례'가 큰 교훈이 됐음은 물론이다. 강력한, 그러나 모호한 IAEA 결의안은 ▲근20년 간 이란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숨겨왔던 것을 ..

[스크랩] 조지프 나이, <국제분쟁의 이해>

국제분쟁의 이해 조지프 S. 나이 (지은이) | 양준희 (옮긴이) | 한울 1. 세계 정치에 일관된 분쟁의 논리가 있는가? 1) 두 가지 이론적 전통: 현실주의와 자유주의 2) 국제정치란 무엇인가? 근대 이전 유럽의 3가지 세계정치 체제-세계제국체제(로마), 봉건체제, 무정부국가체제 1648 베스트팔렌 조약-주권영토국가 체제의 확립 ▲무정부정치에 대한 두 가지 견해 ① 현실주의-국제정치연구의 지배적인 전통. 리처드 닉슨과 헨리 키신저가 대표적. "국제정치는 무정부체제다"라는 전제에서 출발. ② 자유주의-국가 뿐 아니라, 지구적 사회(무역, 시민사회, 국제적인 관습 등)의 영향력도 중시. ③ 새로운 조류-'연역적 이론'(일종의 미시적 국제정치 이론), 신자유주의자들. 국제체제에 의해 제재를 받는 합리적 행..

딸기네 책방 2001.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