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메르켈이 뜬다

딸기21 2007. 1. 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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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을 사이에 둔 경제외교 첨병, 중동분쟁의 새로운 중재역, 유럽을 이끄는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사진) 총리가 떠오르고 있다. 


지난 한해 독일의 경제 회복세를 다지는데 주력했던 메르켈 총리는 올해 독일이 유럽연합(EU)과 선진8개국(G8) 의장국을 동시에 맡게된 것을 계기로 국제무대로 발을 넓혔다. 4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방문에선 대서양 양쪽 미-유럽 경제협력 확대를 논의하며, 다음달 중동순방에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새로운 중재자로 적극 나설 계획이다. 


`대서양 단일시장' 추진 


메르켈 총리는 4일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EU 27개국을 대표해 투자확대 등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그는 방미를 하루 앞두고 파이낸셜타임스와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럽의 통합 경험을 바탕으로 범대서양 단일시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양측의 금융정책과 특허법규 등을 조화시키고 상호투자를 늘리는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임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이라크전 등을 놓고 미국과 번번이 대립한 반면, 메르켈 총리는 `친미' 입장을 분명히하고 미국과의 관계 회복을 최우선에 두는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해 두 차례 미국을 방문해 부시대통령과 경칭을 생략하는 친밀한 사이가 됐으며, 부시대통령도 지난해 7월 메르켈 총리의 고향인 슈트랄준트를 찾아가 친근감을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방미를 앞두고서도 "우리가 등 돌린 사이 중국과 일본이 가까워질 수 있다"며 미국과 유럽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중동 평화 새 중재자? 


메르켈 총리는 또 미국에 중동평화 콰르텟(유엔·EU·미·러시아 4자 회의기구)을 부활시킬 것을 강력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콰르텟'은 2003년 이라크전 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중재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로, 재작년부터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독일은 프랑스·영국과 함께 이란 핵문제 협상에 참여하면서 목소리를 키우고 있고, 지난해에는 레바논에 평화유지군을 보내 중동분쟁에도 적극 개입하기 시작했다. 메르켈 총리는 다음달 초순 이집트,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방문해 이돥팔 분쟁을 논의하면서 에너지 외교도 적극 펼칠 계획이다. 


`메르켈 이니셔티브' 성공할까 


메르켈 총리는 6개월 임기의 EU 의장국을 맡아, 한차례 무산된 유럽 단일 헌법을 되살리겠다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탄력이 붙은 독일 경제는 메르켈 총리의 이같은 자신감을 받쳐주고 있다. 문제는 `시간'. 파이낸셜타임스는 "EU 의장국 지도자는 유럽통합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내려는 욕심에 사로잡히게 되지만 그러기엔 6개월은 너무 짧다"며 "메르켈 총리도 똑같은 딜레마에 빠지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무대에 매달리다 성과를 못 내고 국내 지지까지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메르켈 총리의 EU 내 지도력이 역설적이지만 독일이 아닌 외부에 달려있다면서 오는 4월 프랑스 대선과 영국의 총리 교체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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