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업무를 시작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1일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유엔에서의 `첫 열흘'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국제문제에 대해서는 이리저리 피해나가 `기름장어' 별명을 실감케 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반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취임 이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서 "열흘간 바빴는데 앞으로 석달은 더 바쁠 것 같다"며 말을 시작했다. 반총장은 자신의 임무 중 `수단, 소말리아, 중동 분쟁'을 우선순위에 놓으면서 "특히 아프리카에 포커스를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그는 또 총장과 회원국들 간, 간부들과 직원들 간 신뢰 구축에 전력할 것이라면서 유엔의 업무 분위기를 일신하고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에 따르면 반총장은 그동안 하루 4~5개의 공식 스케줄을 소화했다. 이날만 해도 기자회견 뒤 코트디부아르 외교관들을 만나고 30분 뒤 수단 대표와 면담했으며, 이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대표들을 만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냈다.
앞서 외신들은 반총장의 화술을 소개하면서 그의 별명이 `기름장어'라고 전했었다. 첫 회견은 그런 면모를 그대로 보여줬다는 평. 반총장은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의 이라크 추가파병 방안, 강대국 나눠먹기라는 비판을 받았던 유엔 고위직 인사 문제 등에 대해서는 `모범답안'으로 일관했다. 일례로 기자들이 "미국의 소말리아 공습이 국제법 위반인지 아닌지 예, 아니오로 답해 달라"고 하자 "그렇게 답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빠져나갔다. 공습 사실이 알려진 직후 반총장은 "동기와 상관없이 향후 파장이 우려된다"는 애매한 논평을 냈었다.
내내 회견을 주도해 `세계 최고의 외교관'임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으나 일각에선 첫 회견치고 알맹이가 없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는 특유의 화법 때문이기도 하지만, 취임 직후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사형을 찬성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곤욕을 치른 탓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반총장은 첫 해외순방으로 오는 29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리는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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