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60

증오의 궁전, 이라크 미 대사관... 국무부도 지원자 없어 몸살

"이라크 근무 명령은 사형선고다" "대사관 크게 지어놓고 `사람채워넣기'를 하는 것이냐" 어제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 청사에 외교관 300여명이 모여 국무부의 이라크 강제 근무명령에 항의하는 `항의집회'를 열었다고 합니다. 외교관들이 특정 지역 근무를 거부하며 대규모로 반발 의사를 표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죠. 영국 BBC방송은 미국 외교관들이 이라크 근무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바그다드에 거대한 미국대사관을 지으면서 촉발된 국무부 내 이상기류를 전했습니다. 발단은 국무부가 최근 이라크 근무자를 배정하면서 지원자 발령 원칙 대신 `강제 발령'으로 방침을 바꾼 거였는데요. 지금까지는 인센티브를 주고 자원자를 모집해 우선적으로 발령했으나 미군 사망자가 4000명에 육박하고 이라크 치안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아프간 인질 피랍사태가 남긴 논란들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건이 무장단체 탈레반과 한국정부의 `석방 합의'로 해결되어가는 분위기다. 그러나 인질 석방을 위해 한국 정부가 납치범들과의 `대면 협상'을 한 것을 비롯해, 인질들 피랍에서 석방 합의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숱한 논란거리를 남긴 것이 사실이다. 납치를 저지른 탈레반과 거기 대응해야 했던 한국 정부, 아프간과 미국 정부 등이 이번 사건을 통해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일까. 최대 승자는 탈레반? AP통신은 28일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의 `석방 합의' 공식 발표 내용을 전하면서 "탈레반은 한국인 인질 2명을 살해하고서 아프간의 정치세력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에서 탈레반은 막대한 정치적 이익을 얻은 반면, 잃은 것은 별로 없다. 탈레반은 지난해부터 미군과 다국적군을 ..

[아프간 인질 피랍사태] 한국이 아프간에 '정보채널' 없는 이유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건과 관련, 협상 소식들이 외신 보도를 통해 단편적으로 들어오면서 해석과 인용이 난무하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할 때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많고 협상이 곡절을 빚는 것이 일견 당연하지만, 한국 정부ㆍ언론ㆍ비정부기구 등 모든 분야에서 적절한 정보 채널이 없다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요인이다. 2001년 아프간전쟁 이후 한국은 카불 일대에 다산ㆍ동의부대를 파병하고 일부 재정적 지원을 약속하긴 했지만 적극적인 지원을 하지 않은 탓에 제대로 된 채널을 구축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한마디로 아프간을 "너무 몰랐다"는 것. 옆나라 일본과 비교해봐도 이는 분명히 드러난다. 지갑 여는데 인색한 한국 한국은 아프간전, 이라크전 등 2001년 9ㆍ11 테러 발생 ..

러시아 '쎈 척'

스파이 독살사건에서 시작된 러시아와 영국의 외교 갈등이 날마다 도를 더해가고 있다. 러시아 전투기가 노르웨이 상공을 날고 영국이 전폭기를 발진시키는 등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을 연출한데 이어, 19일에는 러시아가 자국 내에서 활동하던 영국 외교관 4명을 추방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19일 러시아 정부가 모스크바에 주재하고 있는 영국 외교관 4명을 추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영국의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영국 외교관들을 추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은 지난 16일 러시아가 살인용의자의 신병을 인도하지 않고 있다면서 런던 주재 러시아 외교관 4명을 추방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지난해 KGB의 후신인 러시아 정보기구 연방보안부(FSB) 전직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영국 망명 도중 피살된 이래 양..

미국과 베트남

응우옌 민찌엣 베트남 주석이 베트남전 종전 이래 처음으로 이달 중순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베트남 하노이 주재 미국 대사관은 4일 응우옌 주석이 오는 18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AFP통신이 보도했다. 베트남 국가 원수가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1975년 베트남 전쟁이 끝난 뒤 32년 만에 처음이다. 응우옌 주석은 18일 뉴욕에 도착해 월스트리트 금융가를 둘러보는 것으로 방미 일정을 시작한다. 22일에는 워싱턴을 방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 회담을 갖는다. 이후 베트남인 100만명이 살고 있는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해 교민들과 만나게 된다고 하노이 주재 미국 대사관 측은 설명했다. 이번 응우옌 주석 방미에는 베트남 기업인 100여명이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

얘들 사이에 '솔직한 대화'가 가능할까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냉전 종식 이래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양국 정상이 회담을 갖기로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만나기로 한 것. 그러나 잇단 각료 접촉에서 꼬인 관계를 푸는데 실패했던 양국이 정상회담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푸틴대통령이 7월1일과 2일 미국을 방문, 부시대통령과 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두 정상은 메인주 케네벙크포트에 있는 아버지 조지 H 부시 전대통령의 별장에 묵으며 "솔직하고 진실되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스노 대변인은 설명했다. 의제는 러시아가 극력 반대해온 미국의 동유럽 미사일방어(MD)체제 확대 계획과 이란 핵문제 대처방안..

사르코지, "문화 시장 개방은 안돼"

지난주 내각 인선을 마무리, 진용을 갖춘 니콜라 사르코지 신임 프랑스 대통령이 본격적인 국익지키기에 나섰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20일 칸 영화제에 보낸 메시지에서 문화분야는 시장개방의 `예외'가 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문화적 예외주의를 실현해온 우리 나라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문화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계속해나갈 것임을 명시했다. `카우보이 취향'으로 널리 알려진 사르코지 대통령이 문화 부문에서만큼은 예외주의를 내세운 것. 영미식 신자유주의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대신 `프랑스의 이익'`프랑스 기업들의 이익'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프랑스 언론들은 분석했다. 취임 직후부터 `최고경영자(CEO) 대통령'`국익 우선 대통령'의 면모를 각인시킨 사..

중앙아시아 인권외교 힘드네...

옛소련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독재와 인권탄압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유엔의 중앙아시아 `인권외교'가 또다시 삐걱거리게 됐다. AP통신은 중앙아시아 `인권 순방'에 나선 루이즈 아버(사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UNHCR)이 우즈베키스탄측으로부터 입국 거부를 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지난 24일 키르기스스탄 방문을 시작으로 12일간의 중앙아시아 순방을 시작한 아버 판무관은 25일 우즈베크로 떠나려 했다가 우즈베크 측 당국자로부터 회담을 거절한다는 연락을 받고 일정을 취소키로 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우즈베크 당국이 사실상 아버 판무관의 입국을 거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즈베크에서는 지난 2005년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의 장기집권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카리모프 정권은..

미국이 바뀐 걸까

미국이 이른바 `불량국가'들에 대한 입장을 바꾼 것인가. 워싱턴의 유명 정치인들과 고위 외교관들이 잇달아 미국에 적대적이었던 나라들을 방문했거나 찾을 계획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시리아를 방문, `히잡(머리쓰개) 외교'를 선보인데 이어 8일에는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주지사와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북한을 찾는다. 오는 11일부터는 존 네그로폰테 부장관이 미국 최고위급 외교인사로서는 반세기만에 리비아를 찾을 예정이다. 네그로폰테 부장관은 또 미국이 테러지원국가로 최근 몰아붙이고 있는 북아프리카 수단도 방문한다. 리비아 방문에 쏠린 시선 네그로폰테 부장관이 11일부터 19일까지 수단 다르푸르 분쟁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북아프리카 리비아와 수단, 모리타니, 중..

사우디와 이란... 앙숙들의 접촉 뒤엔 '배경'이 있기 마련

이 동네 이야기, 오랫동안 참 관심이 많았는데 요즘은 담당;;이 아니다 보니 아무래도 글 쓸 일은 적다. 오늘은 담당자가 휴가 간 기념으로 -- 특히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라든가 하는 것들은 남들에겐 전혀 관심없는 이야기이겠지만 나는 아주 재미있어하는 이야기여서 오랜만에 글 올림. 중동의 오랜 앙숙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이라크와 레바논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례적인 접촉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두 지역강국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사우디가 미국을 대신해 이란과 접촉하는 역할을 맡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AP통신은 사우디의 반다르 빈 술탄 왕자가 지난달 테헤란을 방문, 레바논 시아파 정치조직 헤즈볼라가 주도하는 총파업과 시위를 진정시키기 위해 이란이 나서줄 것을 요청한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