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러시아 '쎈 척'

딸기21 2007. 7. 2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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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독살사건에서 시작된 러시아와 영국의 외교 갈등이 날마다 도를 더해가고 있다. 러시아 전투기가 노르웨이 상공을 날고 영국이 전폭기를 발진시키는 등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을 연출한데 이어, 19일에는 러시아가 자국 내에서 활동하던 영국 외교관 4명을 추방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19일 러시아 정부가 모스크바에 주재하고 있는 영국 외교관 4명을 추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영국의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영국 외교관들을 추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은 지난 16일 러시아가 살인용의자의 신병을 인도하지 않고 있다면서 런던 주재 러시아 외교관 4명을 추방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지난해 KGB의 후신인 러시아 정보기구 연방보안부(FSB) 전직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영국 망명 도중 피살된 이래 양국 관계는 악화 일로를 치달았다. 영국 언론들은 크렘린 연루 의혹을 제기했으며 영국 정부와 수사기관들은 크렘린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러시아 측은 `크렘린 음해설'을 흩뿌리며 맞서왔다. 이번 외교관 맞추방 소동도 영국이 러시아에 리트비넨코 살인 용의자를 넘겨줄 것을 요구하면서 일어났다.

겉보기에 양국 관계는 쉽사리 돌파구를 찾기가 힘들어 보일 정도로 악화돼 있다. 지난 18일 러시아와 영국은 잇달아 노르웨이 상공에 전투기들을 발진시켜 긴장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소동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양국은 자존심 경쟁을 하듯 강공책을 내놓고 있다.
외교 전문가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진짜 속내. 푸틴대통령은 미국을 상대로 `신 냉전'을 운운하며 목소리를 높인 뒤 미사일 방어계획(MD) 공동추진을 제안하고 정상회담을 벌이며 놀라운 외교력을 보여줬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국들은 푸틴대통령의 `독재 성향'을 비판하지만,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러시아가 쥐고있는 이상 크렘린에 실질적으로 맞서기는 힘든 상황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어색할 수가...
 블라디미르 푸틴(가운데)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남동부 사란스크에서 열린
피노-우그릭 소수민족 축제에 참석해 전통의상을 입은 피노-우그릭 여성과 춤을 추고 있다. /AP


푸틴 대통령은 영국 외교관 추방 결정을 내린 19일에도 서부 지방에서 열린 축제에 참석해 "양국은 상대를 존중해야 하며 이번 `작은 위기'는 극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석가들은 러시아의 전투기 발진이나 외교관 추방조치를 유럽에 대한 `힘 자랑' 성격으로 보고 있다. 또 내년 대선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푸틴대통령이 외교적 대응 강도를 치밀히 계산해 조절하면서 자국민들에게 `강한 크렘린'의 모습을 보여주려 하는 것일 뿐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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