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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라이프치히.(괜히 붙인 제목임)

라이프치히를 찾아간 것은, 2006 독일 월드컵 운명의 조 추첨을 앞둔 1월7일. 그때부터 10일까지 이 유서깊은, 그러나 가난해 보이는 도시에 머물렀다. 라이프치히는 베를린을 제외한 옛 동독 지역 도시들 중 유일하게 내년 월드컵을 개최하는 도시다. 라이프치히 시민들은 ‘친구가 되는 시간(A time to make friends)’이라는 내년 월드컵 모토처럼, 조 추첨식을 보기 위해 멀리서 온 손님들을 반갑게 맞았다. 8일 오전 10시, 시 외곽에 위치한 젠트랄 슈타디온(중앙경기장)에서 시 당국이 세계 각국 언론인 200여명을 초청해 월드컵을 맞는 기쁨을 설명하는 미디어투어 행사가 열렸다. 젠트랄 슈타디온은 옛 동독에서 가장 큰 축구장이 있던 자리다. 시 정부는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과거 1만5000석..

아만포어의 실수?

“이란 핵문제 안보리로 보낸다” 미국과 유럽이 주장해온 대로 이란 핵문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영국 등 유럽 외교관들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을 상대로 안보리 회부 필요성을 설득하는데 성공했으며 다음달초 열릴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에서 결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외신들이 16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영국 외교부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독일을 더한 6개국 고위 외교관들이 런던에서 회의를 열고 이란 핵문제를 논의한 결과 "이란의 우라늄 농축 재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모든 핵 활동을 전면 중단시켜야 한다는 데에 의견이 일치했다"는 성명을 냈다. BBC방송은 영국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해 유럽측 대표들이 IAEA에 다음달 2∼3일 긴급 이사회를 열도록..

일본영화라 불러야 할 '청연'

장진영을 워낙 안 좋아하는지라, 주인공이 장진영이라는 걸 알게 된 순간(영화관에 좀 늦게 도착해서 프롤로그를 놓쳤다) 실망하고야 말았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장진영도 괜찮아지고... (어제 그 연산군은 정진영인데 얘네들 왜이러지 헷갈리게) 역시 재밌었지만 '살인의 추억'이나 '말죽거리 잔혹사'처럼 '이 영화 느무느무 잘만들었다'는 느낌은 안 들었다. 외려 에피소드들마다 상투적인 느낌도 나고. 화면은 볼만했다. 그런데 이건 이름만 한국영화지, 사실은 일본영화다. 복엽기에 대한 로망 자체가 일본 것이고, 1920년대에 '전국 비행기 조종대회'를 연 나라는 조선 아니라 일본이었고, 복엽기 날아다니는 화면은 꼭 간장선생이나 미야자키 하야오(미야자키 아버지가 비행기 공장을 경영했다고 했다) 보는 것 같고... 당..

쿠웨이트 새 국왕

아랍의 작은 나라 쿠웨이트를 석유부국으로 만들었던 셰이크 자베르 알 사바 국왕이 지난 15일(현지시간) 79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쿠웨이트 정부는 즉시 40일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했고 관공서는 휴무에 들어갔다. 아랍 전통에 따라 이튿날 곧바로 검소한 장례식이 치러졌으며, 시신은 수도 쿠웨이트시티 근교의 공동묘지 내 왕실묘역에 안장됐다. 쿠웨이트 국민들은 슬픔에 젖었으며 아랍권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애도를 보냈다고 BBC방송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후계자는 오래전부터 알 사바 국왕의 사촌동생인 셰이크 사드 알 압둘라(75·사진) 왕세제가 결정돼 있었다. 쿠웨이트는 1일 원유 230만 배럴을 생산하는 세계12위의 석유대국. 정부는 국왕 서거 뒤 "석유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그..

신비로운 명왕성

옛 소련의 스푸트닉호 발사(1957년) 이래 반세기 가까운 세울 동안 인류는 우주를 향해 끝없는 발걸음을 내디뎌왔다. 미국 우주항공국(NASA)의 새로운 우주선이 인류의 우주탐사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비행을 시작한다. 이 탐사선의 이름은 뉴호라이즌스(New Horizons·새로운 지평선). 오는 1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 케이프 커내버럴 기지에서 발사될 예정인 뉴호라이즌스호의 역할은 태양계 `마지막 행성'인 명왕성을 탐사하는 것이다. 1973년 마리너10호가 수성 탐사에 나선 이래 32년 만에 인류는 모든 행성들을 거쳐, 태양계 맨 바깥쪽 명왕성에 우주 사절을 보내게 됐다. `마지막 행성'을 향하여 뉴호라이즌스호는 기상 조건이 충족되면 17일 록히드마틴의 아틀라스5 로켓에 실려 하늘로 ..

하지

이슬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요즘 무슬림들의 대순례, `하지'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8일(현지시간)부터 하지가 시작되면서 약 250만 명의 순례객이 올해 사우디의 메카를 찾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를 앞두고 메카의 한 호텔이 무너져 60여명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 기간에 메카에서는 압사 사고와 붕괴사고 등이 종종 일어나는데다, 올해엔 조류인플루엔자(AI) 위험까지 겹쳐 당국이 초경계 태세에 들어섰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메카의 대모스크에 있는 성스러운 검은 돌 카으바. / AFP 하지에 참여한 무슬림 순례자들이 9일 메카 남동쪽 아라파트 평원에 있는 자발 알 라흐마(자비의 언덕)을 가득 메우고 있다. / AFP 무슬림 순례자들이 메카 주변 무즈달레파에서 하지 이틀째날 ..

이란 '핵게임' Player 분석

이란이 10일(현지시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중북부 나탄즈에 있는 핵시설의 봉인을 떼고 가동을 재개했다. IAEA는 이란이 아예 핵 변환을 거쳐 핵무기 개발의 전단계가 될 수 있는 우라늄 농축에까지 손을 댈 것으로 보인다는 보고를 내놨다. 이란은 공을 던졌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은 그 공을 받아쳐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주요 `플레이어'들의 입장과 향후 전망을 정리해본다. 어느 때보다 강경한 IAEA 모하마드 엘바라데이 IAEA 의장은 이날 이사국들에 이란 핵 문제에 관해 보고하면서 "이란이 소규모 원심분리기를 가동해 우라늄 농축을 하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엘바라데이 의장은 전날 이란이 핵 시설 봉인을 떼려 하자 "인내..

사자들아, 사자들아...

A young lioness plays with a lion on the dry Ewaso Ngiro riverbed in Kenya's Samburu game reserve January 6, 2006. / REUTERS 야생동물의 낙원인 아프리카 동남부 보츠와나, 탄자니아 등지에서 사자들이 농민들을 공격하는 일이 크게 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0일 사냥감을 찾지 못한 사자들이 최근 들어 농가까지 내려와 주민들을 잡아먹는 일이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환경파괴로 먹이사슬을 교란시킨 인간들에 대한 `사자들의 반란'인 셈이다. 탄자니아 사자들을 관찰해온 미 미네소타주립대학 동물학자 크레이그 패커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1990년대에 사자가 인간을 공격한 사례는 연간 40건 정도가 보고됐지만 최근 ..

샤론의 후계자

샤론의 후계자, 에후드 올메르트 아리엘 샤론 총리가 쓰러진 이후 정치적 공백이 우려되던 이스라엘 정계에서 에후드 올메르트 부총리(사진)가 `포스트 샤론' 지도자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외신들은 10일(현지시간) `경륜 부족'`카리스마 부족' 등 우려 속에서 샤론의 대행을 맡았던 올메르트가 예상을 넘는 훌륭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면서 오히려 `준비된 지도자'로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메르트는 1990년대 예루살렘 시장을 지냈던 샤론의 최측근. 샤론이 지난해 11월 우파 리쿠드당을 탈당해 카디마(전진) 당을 만들 적에 가장 먼저 리쿠드에서 따라 나와 오른팔 노릇을 했다. 가자지구 철수 뒤 강경 우익 베냐민 네타냐후 리쿠드 당수가 재무장관직에서 사퇴한 뒤로는 그 후임까지 맡아 재무장관을 겸직하고 있다...

낭만과 전설이 숨쉬는 독일 기행- 괜찮은 듯 부족한 여행기

낭만과 전설이 숨쉬는 독일 기행 이민수 (지은이) | 예담 | 2002-08-10 ‘무엇무엇이 어쩌구한 어디어디 기행’. 예담의 이 시리즈를 여러 권 가지고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시리즈에는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 꼭 당연하지는 않은 것이, 그 두 가지는 아주 밀접하게 이어져있기 때문이다. - 장점: 분위기가 괜찮다. 볼거리 맛집 찍고 찍고 하게끔 만든 여행안내서들과는 다른 품격이 있다. 나름대로 저자들의 수준이 높고 문화적 지적인 냄새가 폴폴 풍긴다. - 단점: 아무리 여행안내서가 아닌 ‘우아한 기행문’이라고 해도, 기본 정보조차 담고 있지 않다. 면적 인구 역사 기후 등등에 대한 정보가 거의 전무하다. ‘이 곳에 대해 잘 아는 이들만 이 책을 보시오’ 하는 식이다. 그런데 그곳에 대해 ..

딸기네 책방 2006.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