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에탄올 시대

딸기21 2006. 5. 2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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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시대를 맞아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바이오에너지들이 주목받고 있다. 식물성 기름을 자동차에 쓸 수 있게 만든 ‘바이오 디젤’, 폐기물로 메탄가스를 발생시켜 만드는 ‘바이오매스’ 에너지, 곡물에서 추출한 ‘바이오 에탄올’ 같은 것들이 대표적인 바이오에너지들이다.

특히 에탄올은 가솔린을 대신할 물류의 동력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각국에서 선풍적이라 해도 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미 농무부는 올해 미국 곡물수확량의 20%가 에탄올 산업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고, 일본 정부도 바이오에탄올 주행시험을 시작하기로 하는 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탄올 연료의 선두주자인 브라질은 현재 운행중인 차량의 70%가 에탄올 연료 하이브리드 차량일 정도로 앞서 있다. 한국 정부도 바이오에탄올 유통시스템 연구에 25억원을 지원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그러나 바이오에탄올이 각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소비자들의 인식은 아직 미미하다. 연료로서 에탄올이 가진 장단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시각도 엇갈리고 있는 실정이다. 에탄올이 고유가시대의 만병통치약은 아니란 얘기다. 미국의 비즈니스위크는 지난 19일자 인터넷판에 ‘에탄올의 신화(神話)와 실제’라는 제목으로 에탄올 에너지의 허와 실을 짚어보는 기사를 실었다. 다음은 내용 요약.


바이오에탄올이란?


사탕수수나 옥수수를 가루로 만들어 물에 섞고 열을 가한다. 효소를 섞고 설탕과 효모를 집어넣으면 알콜 함량 10% 정도의 액체가 만들어진다. 이것을 증류시켜 순수한 알콜만 분리해내면 가솔린처럼 자동차 연료로 쓰일 수 있는 에탄올이 만들어진다. 에탄올 연료는 이론적으로 재생가능하며 가솔린보다 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한다는 장점이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연두 국정연설에서 에탄올 연료화 계획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텍사스 주의 정유공장들은 발암물질로 악명 높은 휘발유 첨가제 MTBE를 에탄올로 대체하는 작업을 올봄 시작했다. 지난해 통과된 에너지법안은 지난해 40억 갤런(약 1500만㎥)이었던 연료용 에탄올 생산량을 2012년까지 75억 갤런(약 2800만㎥)으로 늘리도록 하고 있다.


에탄올 에너지화에는 장애물은 없나?


에탄올은 가솔린과 달리 파이프라인으로 수송할 수가 없다. 수송과정에서 불순물이 섞이거나 물이 함유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에탄올은 트럭이나 기차, 선박으로 수송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주유소 시스템으로는 활용하기가 힘들다. 새로운 인프라가 구축돼야 하는데 아직은 준비가 돼있지 않다. 또 에탄올은 에너지 효율성이 가솔린보다 떨어진다. 에탄올 공급시설이 곳곳에 설치된다 하더라도, 운전자들이 연료를 넣기 위해 지금보다 훨씬 자주 차를 세워야만 한다는 얘기다.


◆에탄올을 생산하는 데에도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는데?


바이오에탄올에 회의적인 사람들은 옥수수나 사탕수수를 생산하는데에 막대한 에너지가 들어간다는 점, 그것을 다시 바이오에탄올로 만드는데 엄청난 화석연료가 소모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하지만 에탄올 생산에 들어가는 에너지가 기술개발 덕에 점점 줄고 있다며 낙관론을 내세우는 과학자들도 있다.

실제 에탄올 생산에 들어가는 에너지는 1980년과 비교했을 때 절반으로 줄었다. 또 듀폰이나 몬샌토 같은 거대 생명공학기업들은 연료공급용으로 대량수확이 가능한 유전자 조작(GM) 사탕수수와 옥수수들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의 에탄올 생산공장


◆지금 당장이라도 에탄올 연료를 쓸 수 있나?


미국 중서부, 이른바 ‘옥수수 벨트’라 불리는 주(州)들에서는 지금도 주유소에서 에탄올 연료를 구할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 운행 중인 차량의 연료는 가솔린 90%와 에탄올 10%로 구성돼 있다. 발빠른 주유소들은 E85, 즉 에탄올 85%로 구성된 연료를 벌써 팔기 시작했다.


◆에탄올은 가솔린보다 싼가?


아직은 싸지 않다. 기름값이 비싸다는 이유로 에탄올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에탄올의 소비자가격은 오히려 가솔린보다 조금 높다. 미국 정부는 자국내 에탄올 생산업에 보조금을 주고 있고, 반대로 브라질 등에서 들어오는 수입산 에탄올에는 무거운 관세를 매기고 있다.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 같은 곡물 자이언트들은 관세 인하를 막기 위해 미국 정부에 로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유가가 더 높아지고 에탄올 소비가 더 늘어나면 미 정부와 의회도 값싼 브라질산 에탄올 수입을 늘리고 관세를 내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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