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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얼마나 공정한가- 세계 50개 기업에 대한 윤리보고서

애플은 얼마나 공정한가- 세계 50개 기업에 대한 윤리보고서 프랑크 비베. 박종대 옮김. 열린책들. 4/5 세계의 커다란 회사들은 '윤리적으로 볼 때' 어디가 나쁘고 어디가 훌륭한가. 그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밝힌 내용과 외부(주로 평가기관이나 비정부기구들)로부터 받은 평가를 바탕으로 소개해놨다. 기업들 스스로 밝힌 내용을 참고로 하되 정보공개의 '투명성'에 방점을 찍고 있고, 기업의 개선 의지에도 높은 배점을 부여했다. 기업의 행위를 '윤리적으로' 따지는 게 간단치는 않다. 탄소발자국이나 노동조건과 같이 어느 정도 글로벌하게 합의가 된 기준도 있지만 정보보호 측면(일례로 책에서는 페이스북의 경우 평점을 보류했다)이나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공적 경영(수익성)' 같은 것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있..

딸기네 책방 2014.04.05

깨끗한 에너지를 쓰는 회사, 그린피스가 뽑은 1위는 애플

"당신의 온라인 세계, 더럽습니까 깨끗합니까?" 사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무슨 뜻인지 어떤 대답을 해야 하는지 어리둥절할 것 같습니다. 음란물을 보냐는 이야기인가, 어둠의 경로를 사랑하느냐는 이야기인가? IT 쓰레기를 말하는 건가? 사생활 침해를 말하나? 그린피스가 웹사이트를 통해 던진 질문입니다. 우리의 찬란한 IT 생활이 깨끗한 에너지로 이뤄진 것일 수도 있고 더러운 에너지, 즉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에너지로 이뤄진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 같습니다.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그림을 보니 이해가 좀 되네요. 유명 IT 기업들이 어떤 에너지를 주로 사용하는지를 분석해, 재생가능 에너지를 많이 쓰는 회사와 여전히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회사를 구분해놨네요. 아하~ 저 그림에서 왼쪽에 있을수록 화석연..

부엌에 40년간 걸어둔 그림이... 알고보니 폴 고갱, 피에르 보나르 작품

이탈리아 토리노의 피아트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던 한 노동자는 근 40년 전에 철도회사 직원들에게서 그림 2점을 샀다. 누군가가 프랑스 파리와 토리노를 오가는 철도 안에 놓고 내린 그림을 승무원들이 주워서 그에게 팔았던 것이다. 그림을 그린 이가 누구인지, 유명한 사람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림을 산 노동자는 토리노의 집 부엌에 줄곧 걸어뒀다가 은퇴해 시칠리아로 이사하면서 함께 가져갔다. 예사롭지 않은 그림들이라 생각한 적도 있기는 했다. 아들이 책에서 폴 고갱의 그림을 보더니 “부엌에 있는 그림과 비슷하다”고 했던 것이다. 혹시나 싶어 미술 전문가에게 문의한 그림 주인은 아무래도 이상하다 싶어 지난달 경찰에 이를 알렸다. 조사 결과 그림 중 하나는 폴 고갱의 그림 진품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고갱의 영향..

파리 첫 여성시장 당선자 안 이달고, 사회당 살릴까

지난달 30일 치러진 프랑스 지방선거는 집권 사회당의 참패와 우파의 약진으로 귀결됐다. AFP통신은 2012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집권한 이래 처음으로 치러진 전국 선거 결과가 사회당에게 ‘블랙선데이’의 악몽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사회당의 한 가닥 희망은, 참패 와중에도 간신히 수도를 지켜낸 안 이달고 파리 시장 당선자(54·사진)에게 걸려 있다. 이달고는 이날 실시된 결선투표에서 우파 대중운동연합(UMP)의 나탈리 코쉬스코-모리제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번 파리 시장선거는 좌우 대결인 동시에 여성 후보들간의 싸움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이달고는 당선 연설에서 “파리의 첫 여성시장이라는 것이 어떤 도전을 의미하는지 잘 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좌파의 입김이 센 나라이지만, 다른 유럽국들에..

2014년 2~3월에 읽은 책들

13. 예닌의 아침. 수전 아불하와. 왕은철 옮김. 푸른숲. 2/3팔레스타인, 예닌, 사틸라. 이런 지명들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이 비극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책에 묘사된 비극의 깊이는 너무 깊고 생생해서 '예측'을 뛰어넘는다. 아름답다고 말하기엔 너무 슬픈 이 이야기를 '소설'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비극. 번역은 매끈하고 훌륭한데, 번역가가 아랍이나 팔레스타인에 대해 잘 몰랐던 듯. 이집트의 국민가수 움 칼툼을 문자 그대로 '칼트훔 어머니'라고 해놓고, 영어식으로 '시더 나무(백향목)', '배질(바질 -_-)' '허머스(아랍음식 후무스)' 해놓은 게 좀 거슬린다. 아라파트가 이끌던 '파타'를 '파테'라고 틀리게 쓴 것도 옥의 티. 14. 노예 12년. 솔로몬 노섭. 이세현 옮김. 새..

냉전 시기 미국의 매파, 제임스 슐레진저 전 국방장관 사망

냉전시기 미국의 국방장관이었던 제임스 슐레진저(사진)가 27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존스홉킨스대 병원에서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향년 85세. 뉴욕 태생인 슐레진저는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대학교수를 지내다가 정·관계에 들어선 특이한 이력을 가졌다. 미국 원자력위원회 위원장,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을 거쳐 1973년부터 1975년까지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 밑에서 국방장관을 지냈다. 냉전 시기 미국의 대표적인 매파였던 그는 베트남전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고 의회가 국방예산 감축을 추진하자 의회와 정면충돌하기도 했다. 의회, 언론과는 물론이고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과도 수시로 부딪쳤다. 국방장관 시절 헨리 키신저 당시 국무장관과 노골적으로 갈등을 빚었던 사실은..

이사벨 아옌데, 빙하공화국 시민 되다

칠레의 작가 이사벨 아옌데. 지금 위키를 찾아보니 벌써 73세나 되셨네요. 대학 1학년 때 집안 어딘가에서 찾아낸 아옌데의 소설을 읽었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원제는 Of Shadow Of Love 인가 그랬는데, 한국어 제목은 좀 뜬금없는 것이었고 지금은 까먹어서 기억도 잘 안 납니다. 칠레의 엄혹했던 정치 상황을 상세히 모르던 때라, 그 소설은 마치 미스터리탐정스릴러처럼 흥미진진하면서도 무시무시하고, 아무튼 그랬습니다. 책을 읽고서야 이사벨 아옌데가 살바도르 아옌데의 조카라는 걸 알게 됐지요. 실은 그 뒤에는 이사벨 아옌데의 책을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영혼의 집'을 무려 영문판으로 -_- 사놓고도 아직 못 읽었네요. "아무도 민중에게 굴욕을 줄 수는 없습니다" 살바도르 아옌데의 고별 연설 칠레 과거..

러시아 자본유출 가속화, 올 경제성장률 -1.8% 이를수도

미국과 유럽의 러시아 경제제재가 상징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많지만 러시아가 입는 타격이 적지는 않을 것같습니다. 크림반도 사태의 여파로 올해 러시아의 경기가 급속 후퇴할 것이라고 세계은행이 26일 전망했네요. 세계은행은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크림 분쟁이 격화되고 제재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 올해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이 1.8%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크림 합병에 따른 제재 조치가 러시아 경제에 미칠 영향을 주요 국제기구가 분석한 것은 처음입니다. 보고서에서 세계은행은 러시아의 올 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1.8%, 긍정적으로 보더라도 1.1%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지난해말 내놓은 올 성장률 전망치 2.2%를 대폭 낮춘 것이군요. 크림 위기 여파가 단기간에 국한된다 할..

오바마 경호원들, 네덜란드 수행 중 술파티 벌이다 ‘귀국조치’

미국 대통령의 ‘경호’는 유별나다. 현직 대통령이 암살당하거나(존 F 케네디) 암살 공격을 받은(로널드 레이건) 적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의 경호는 비밀경호국이 담당하는데, 여기에 들어가기가 “하버드대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할 정도다. 하지만 이런 비밀경호국이 연달아 물의를 빚고 있다.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네덜란드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호원 3명이 술파티를 벌인 사실이 드러나 ‘조기귀국’ 조치를 당했다. 비밀경호국은 ‘기강 상의 이유로’ 귀국시켰다고만 밝혔지만, 워싱턴포스트 등은 “대통령 방문 전날인 24일 선발대로 암스테르담에 간 경호원들이 만취해 호텔 복도에 쓰러져있다가 적발됐다”고 25일 보도했다. 호텔 종업원이 이를 보고 암스테르담의 미국 대사관에 알렸고, 대사관측은 사..

크림반도 사태와 타타르의 비극  

우크라이나 문제로 세계가 시끄럽습니다. 우크라이나 ‘마이단(광장)’ 시위와 유혈진압, 친러시아계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도주와 정권 교체등의 사건이 2월말 이후 순식간에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급반전은 그 뒤에 일어났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쪽, 흑해에 면한 크림반도를 조직적이고도 치밀하게 장악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선거도 없이 갑작스레 구성된 정체 불명의 크림반도 ‘자치 의회’는 러시아로의 귀속을 바란다며 주민투표를 실시했고, 투표 결과에 따라 러시아와 지난 18일 합병조약을 체결했습니다. 서방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고, 러시아 제재론과 ‘신냉전’ 우려가 터져나왔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에서 사실상 소외되고 목소리를 잃은 채, ‘최대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