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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은 3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이탈리아 외교장관인 페데리카 모게리니(41)를 외교안보 고위대표로 선출했다. 헤르만 판 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모게리니가 외교대표가 됐음을 알렸다. 외교대표는 정상회의 부의장도 겸직한다.
모게리니는 영국 출신인 캐서린 애슈턴 현 대표가 퇴임하는 오는 11월부터 5년간 EU의 외교정책을 책임지게 된다. 로마 태생인 모게리니는 정치학자 출신으로 지난 2월 이탈리아 마테오 렌치 내각의 외교장관으로 발탁됐다. 당시에도 이탈리아 내에서 경험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는데,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EU의 외교분야를 책임지는 중책을 맡게 됐다. 중도우파 성향이지만, 이번 회의에서 이탈리아는 물론이고 프랑스 등의 좌파 정부들도 대거 그를 지지했다고 BBC방송 등은 전했다.
헤르만 판 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가운데)이 30일 벨기에 브뤼셀의 EU 본부에서 차기 상임의장으로 선출된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왼쪽), 외교안보 고위대표로 선출된 페데리카 모게리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오른쪽)과 손을 잡고 있다. 브뤼셀/AP연합뉴스
모게리니 앞에 떨어진 최대 과제는 우크라이나 사태다. 실용주의 성향인 모게리니는 러시아와의 강경 대립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해왔고, 이 때문에 발트 국가들은 ‘러시아에 지나치게 유화적’이라며 비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게리니는 외교대표 지명 뒤에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러시아 제재와 함께 외교적 해결도 모색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판 롬푀이의 뒤를 이을 차기 정상회의 상임의장으로는 독일의 지지를 등에 업은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선출됐다. 지난달 장-클로드 융커 전 룩셈부르크 총리가 EU 집행위원장에 뽑혔고, 이어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외교대표가 정해짐으로써 EU는 새 진용을 갖췄다. 중도 좌파에 가깝던 EU 지도부는 중도우파 쪽으로 한 걸음 이동해간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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