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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우리가 몰랐던 여성 과학자들 이야기…'사이언스 허스토리'

◇ 사이언스 허스토리/ 애나 리저·레일라 맥닐 저자 글/ 구정은·이지선 번역/ 학고재/ 2만원 '사이언스 허스토리'는 역사가 숨겨 둔 과학 속 여성들을 생생히 되살린 책이다. 남성이 지배해 온 과학 문화를 여성이 어떻게 헤쳐 나갔는지 제대로 보여준다.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여성은 과학이 발전하는 데 절대적인 존재였다. 그런데 역사 속에서 여성 과학자에 대한 기록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녀들의 이야기는커녕 그 수가 얼마나 되는지조차 알 수 없다. 왜일까? 오랜 세월 과학계의 편협한 속성과 남성 중심의 편견이 여성 과학자의 이야기를 외면하고, 왜곡하고, 억압하고, 감추었기 때문이다. 과학 전문 작가인 애나 리저와 레일라 맥닐은 어느 유적의 작은 그림에서, 개인 서재의 한 모퉁이에서 역사가, 제도가, 남성이 감추..

[한겨레] “나는 오빠의 도구”…남성 과학자 뒤의 과학자들

‘현대 화학의 아버지’ 앙투안 라부아지에는 아내의 번역본으로 공부했다. 영어와 라틴어를 공부한 아내 마리안 폴즈의 도움을 받아 당대의 최신 지식을 접할 수 있었다. 마리안은 논문을 비평하고, 화학책의 서문을 쓰기도 했다. 마리안 같은 여성은 많았다. 그들은 남성의 전유물로 생각됐던 과학을 사랑하고 탐구했다. 다만 편견 속에서 “그들의 이야기가 기록으로 살아남지 못했을 뿐”이었다. 책에서 언급되는 넓은 의미의 여성 과학자는 82명에 달한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간호학)이나 레이철 카슨(식물학) 외에도 많은 이들이 “과학을 추구하는 신성한 전당에 들어가게 해달라 아우성치며” 자연과 인체와 우주에 매진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영국 최초의 여성 직업과학자였던 캐럴라인 허셜(천문학)은 자신을 조수로 고용해 ..

[세계일보] 역사가 감춰온 여성 과학자들의 이야기

사이언스 허스토리/애나 리저·레일라 맥닐 지음/ 구정은·이지선 옮김/ 학고재/ 2만원 여성 과학자 이름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대부분은 고작해야 마리 퀴리, 로절린드 프랭클린 정도에서 멈춰버릴 것이다. 그만큼 여성 과학자가 없었던 탓일까? 그렇지 않다. 그 역사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방대하다. ‘꽁꽁’ 숨겨졌을 뿐이다. 신간 ‘사이언스 허스토리’는 이런 남성 중심의 ‘히스토리’에 감춰졌던 여성 과학자들의 ‘허스토리’를 풀어낸다. 기록이 남아 있는 최초의 여성 과학자는 메소포타미아 고대도시 국가의 엔헤두안나. 무려 기원전 2285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대제사장으로 연중 제례 운영을 위해 달의 형상에 근거해 제례 달력도 관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드물게 나왔던 여성 과학자는 17∼18세..

2022년 읽은 책

에밀. 장 자크 루소. 김중현 옮김. 한길사. 1/10 유럽 1914-1949. 이언 커쇼. 류한수 옮김. 이데아. 1/25 유럽 1950-2017. 이언 커쇼. 김남섭 옮김. 이데아. 1/30 인간의 길을 가다. 장 지글러. 모명숙 옮김. 갈라파고스. 2/1 유로. 조지프 스티글리츠. 박형준 옮김. 열린책들. 2/19 팬데믹 다음 세상을 위한 텐 레슨. 파리드 자카리아. 권기대 옮김. 민음사. 2/19 유럽의 극우파들. 장 이브 카뮈, 니콜라 르부르. 은정 펠스너 옮김. 한울. 3/1 실패한 제국 1, 2. 블라디미르 주보크. 김남섭 옮김. 아카넷. 4/8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 밀턴 마이어. 박중서 옮김. 갈라파고스 5/9 자본과 이데올로기. 토마 피케티. 안준범 옮김. 문학동네. 5/..

[구정은의 '현실지구']석유에서 햇빛으로, 걸프의 변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작한 2022년,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을 보며 한 해를 보낸다. 전쟁 속에서 세계는 안녕했을까. 남의 나라 전쟁보다는 코로나 터널이 끝나가는 것에 한 숨 돌리며 안심한 이들이 더 많았을지도 모르겠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비애에 시민들은 공감과 연대를 보냈으나 국가들 간에는 이 전쟁을 놓고 힘겨루기 혹은 편가르기가 벌어졌다. 그래도 에너지 대란이나 식량대란은 오지 않았다. 유럽은 난방비가 올라가 추운 겨울을 맞았다지만 화석연료로 돌아가는 대신에 ‘탈탄소, 탈러시아’로 더 빨리 더 굳세게 가려는 듯하다. 에너지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것은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국 정부의 핵심 관심사가 되고 지정학적 변수가 된다. 이를테면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밀착 같은 것..

프랜시스 세예르스테드, <사회민주주의의 시대>

사회민주주의의 시대 프랜시스 세예르스테드, 유창훈 옮김. 글항아리. 북유럽 사민주의에 대해 한번 들여다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마침 피케티의 책을 읽었고, 내친 김에 역시나 오랫동안 보유하고 있던... 이 책을 읽어줌. 북유럽에 대해 통 몰라서 생소한 내용들이 거의 대부분이었고, 그래서 더 많이 도움이 됐다. 20세기 스칸디나비아 모델의 역사 또는 사회민주주의의 성쇠는 세 가지 국면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국면은 193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극단적 경향들이 사라진 이후 노동자 계급은 두 나라의 지배 정당인 노동당과 함께 국가에 통합됐다.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의 역사적 타협이 농민과 노동자 사이의 타협이 발생한 것과 같은 시기에 일어났다. 둘째 국면은 1930년대 말부터 1970년대까지 펼쳐졌다. ..

딸기네 책방 2022.12.25

유진 로건, <아랍>

아랍 - 오스만 제국에서 아랍혁명까지 유진 로건. 이은정 옮김. 까치 회사에 다닐 때 책을 옆에 놔두고 나중에 읽어야지 다음에 읽어야지 하며 차일피일 미루다가 계속 미뤄지더니... 결국은 몇 년이 훌쩍 지나 개정판을 새로 사서 읽었다. 중동에 대한 책을 마지막으로 읽은 지 꽤 오래됐다. 다른 것도 더 알 게 많은데 몇 권 그래도 읽어 봤으니 그 동네는 좀 후순위로 미뤄둬야지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아랍이라는 제목의 책을 지금 읽는다고 딱히 도움이 되는 게 있을까 싶었는데 뜻밖에도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아랍 세계에 대해서 한 권의 책을 권하라고 한다면 단연 이 책이다. 당대 현지인들의 기록을 뒤져가며 그곳 사람들의 생각을 전해준다는 것이 큰 강점이고 최근세사까지 담은 것이 두 번째 강점이다. 처음에..

딸기네 책방 2022.12.23

[구정은의 '세계, 이곳'] 탕헤르와 '아틀라스의 사자들'

모로코 북쪽, 항구도시 탕헤르. 초록빛 지붕에 흰 벽을 이은 지중해식 집들, 유럽풍 건물과 모스크가 공존하는 곳.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에서 창문을 열고 몸을 밖으로 내민 젊은이들이 붉은 국기를 흔들며 함성을 지른다. 유튜브와 틱톡에 올라온 모습이다. 프랑스와의 대결은 패배로 끝났지만 카타르 월드컵에서 돌풍을 일으킨 모로코는 축제 분위기다. 모로칸월드뉴스, 'Morocco’s Honorable World Cup Journey Ends Despite Brilliant Performance Against France' 스페인식으로는 탕헤르, 프랑스어로는 탄지에르, 토착민 베르베르족과 아랍의 언어로는 탄자. 복잡한 역사가 복잡한 이름에 새겨져 있는 도시다.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스페인 남단 알헤시라스와 ..

[구정은의 '현실지구'] ‘우주에서 보이는 산호초’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프가니스탄의 바미얀 계곡. 1세기부터 13세기까지 박트리아라는 고대 왕국이 있었던 이곳에는 간다라 불교미술의 찬란함을 보여주는 유적과 성소들이 있었다. 2001년 3월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된 탈레반 정권은 거대한 불상들을 파괴했다. 인류 전체의 비극이었다. 2003년 유네스코는 세계문화유산인 바미얀 유적지를 ‘위험에 놓인 유산’ 목록에 올렸다. 이라크의 사마라. 바그다드 북쪽 130km에 위치한 작은 도시이지만 한때는 거대한 압바스 제국의 수도였다. 아름다운 사원과 ‘바벨탑’ 이미지의 원형이 된 거대한 미나레트(이슬람 사원의 탑)가 있는데 미군과 수니파 반군의 충돌 와중에 역시 파괴를 겪었다. 유네스코는 사마라도 2007년 ‘위험 유산’에 집어넣었다. 시리아의 팔미라. 고대 셈족의 사원터에 기원 전후..

[인권연대] 국가의 잘못, 국가의 역할

택시를 타고 서울 이태원을 지나가는데 극우 시위대가 집회를 하고 있다. 기사 아저씨가 물으신다. “그래서, 누가 잘못한 거예요?” 참사의 원인은 무엇이며 누가 잘못한 것일까. 핼러윈이라고 놀러왔던 사람들? 현장에 배치되지 않은 경찰? 하필이면 빨간색으로 구청장의 소속이 바뀌어 늘 하던 축제 대비도 제대로 못한 용산구?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느닷없이 ‘용와대’로 옮겨가 안전을 놓치게 만든 대통령? 스스로 ‘진보’라고 주장하는 일부 사람들조차 ‘미제 귀신’ 씌운 사람들을 탓하는 걸 봤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놀러왔던 사람들은 잘못이 없다. 아무도 그런 사고가 일어날 거라고, 이태원 골목에서 150여명이 목숨을 잃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테니까. 공교롭게도 사고가 난 그 길은 나도 종종 지나치는 곳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