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1152

커피

러블리가 일본에서 사다준 티백에 커피를 집어넣었어요. 커피, 차 같은 종류에선 나름 호사를 한다고 하면서도 (비싼 걸 먹는다는 뜻이 아니라, 다른 먹거리에 비해 관심이 많다는 거지요) 정작 원두커피 내리는 기구는 없어요. 신혼 때 2개나 선물받았었는데 하나는 누구 주고, 하나는 몇년 갖고있다가 결국 버린 것 같네요. 귀찮아서 영 안 쓰게 되더라고요. 그 대신 일본 다녀온 뒤론 티백을 애용하는데요 특히 베트남 커피하고 케냐 커피하고, 하와이안 코나커피하고, 이번에 사온 인도네시아 자와커피까지 있어서 티백이 새로 생기니깐 아주 요긴합니다. 러블리, 고마워~~ 사실 맛 차이는 잘 모르겠어요. 케냐커피는, 인스턴트가 아주 맛있었는데 뭐가뭔지 몰라서... 인스턴트인줄 알고 사온 것 한 종류가 끓여먹는 커피카루였나..

세이브 더 칠드런

점심 때 산보 나갔다가, 광화문 근처에서 '세이브 더 칠드런'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 캠페인 하는 것 보고 '충동적으로' 또 2년 기한 자동이체 돕기 신청했습니다.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이런 종류 여러 건 하고 있는지라, 만원 2만원 이렇게 내는 것들도 모아보면 한달에 몇만원 후딱 올라가요. 그렇지만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좋아하는 ^^ 나같은 사람이 이런거 안 하면 누가 하랴, (물론 많이들 하겠지만) 이런 마음으로 한푼 두푼 내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 장난감, 스티커 몇개 아끼면 아프리카 어린이가 한 달을 살 수 있는 거니까요. 그런데 저는 참 얄팍해서 돈으로 자동이체 하는 것은 하겠는데, 직접 돕는 것은 참 못하겠더군요. 게을러서... 다른 핑계가 뭐 있나요, 게을러서 그런거지. 마음이 모자라 그런 거지.

나쁜 상품들

어린이를 노린 수면제, 납 페인트 장난감, 미네랄 없는 미네랄 워터... 세계적인 소비자 단체인 국제소비자기구(CI)가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세계 곳곳의 소비자들을 격분하게 만든 `나쁜 상품' 목록을 발표했다. 올해엔 특히 제품의 질과 유통 방식에서 어린이들을 현혹시키거나 어린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제품들이 나쁜 상품들로 선정됐다. 1960년 창설된 CI는 세계 115개국에 220여개 회원단체를 거느린 권위있는 소비자 기구로, 회원단체들의 추천을 받아 매년 `소비자들이 뽑은 좋은 상품'을 선정해 시상하면서 나쁜 상품도 별도로 뽑고 있다. 최악의 불명예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광고를 내보낸 일본 다케다(武田)약품공업의 수면제 로제럼이 차지했다. 다케다 측은 미국 시장에 로제럼을..

경희궁의 오후

일하는 곳이 고궁들과 가까이 있다보니, 본의 아니게 고궁을 들락거리게 된다. 오늘은 경희궁. 고궁 중에선 너무 별볼일 없어서 궁이라 부르기도 뭣하지만, 그래도 어디 한 모퉁이, 마음에 드는 곳은 있게 마련이다. 이 곳, 마음에 들었던 '모퉁이'. 올가을 내 카메라에 들어온 첫번째 단풍 경희궁 문을 나와서 오른편에 이런 벽이 있다. 기와에 벽돌 문양을 정성껏 그려넣은 벽. 그 정성이 갸륵해서 이뻐보였다.

모스크는 왜 이렇게 아름다울까

타슈켄트의 바라한 모스크에서. 건조한 곳들은, 아무래도 현실감이 떨어져 보인다. 사막에 막 움직이는 것들이 보여도 영 그림같이 느껴지는, 그런 기분이랄까.건조한 땅에서 살던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가을철 태풍 맞으면 어떤 느낌이 들까? 이누이트들이 온통 시커멓고 네모난 곳에 오면 어떤 생각을 할까? 우즈벡의 서쪽은 사막이지만 동쪽은 산악지대로 향한다. 타슈켄트 교외에 있는 침간 산지. 높이 3000미터 넘는 산들이 이어져 있다. 댐으로 물을 막아 만든 저수지인데, 산성 물처럼 파랗고 이쁘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면서 본 침간 산지의 모습. 여기는 산지도 황량하다. 러시아정교회 회당에서.베르메르 그림 속 여인처럼 찍고 싶었는데. 2차대전 때 소련 사람들이 우즈벡 사람들 군인으로 끌고갔는데 러시아군인들보다 우..

애석하다

웃고싶은데, 웃긴 그림이 있어서 퍼왔다. 요즘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다. 사실 기분이 좋지 않은지는 오래된 것 같다. 한 3년 되었나... 일본에서 돌아온 뒤로 줄곧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분이 나쁜 것도 아니다. 원래 기분이 잘 안 나쁘니까. 그런데 가끔이라도 기분이 안 좋을때 나는 무엇을 하나? 기분이 안 좋을땐 기분나쁜 걸 즐긴다 -_- 막 씹고 욕하고 마음속으로 싸우고... 그리고 자리에 앉아(기분나쁜 일들은 거의 회사에서 일어나니까) 스도쿠, 프리셀, 스파이더카드놀이 같은 퍼즐게임을 한다. 인터넷에 CNN 틀어놓고 이어폰 꽂고 퍼즐 풀면 최고. 아무것에도 집중하지 않으면서 뉴런들을 다방면으로 동원할 수 있는... 저녁에 보신탕 먹으러 가기로 했다. 원래 알바뛰는 곳..

2007, 허망한 가을

가을 타니? 난 그런거 안 타. 그래서 올가을엔 분위기 한번 잡아볼까, 나도 가을 한번 타볼까 했는데 날씨가 안 받쳐준다. 얇은 카디건 따위 입을 시간도 없이 더웠다 추웠다 요동을 치네. 올가을의 스케치를 몇장이라도 건져보려고 했는데, 영 그저그렇다. 난 감성 같은게 없어서, 멋대가리가 없다. 내 감정은 느낌이 아닌 물건 같다. 그나마 내가 갖고 있는, 물건 같지 않은 느낌들은, 별로 표현할만한 것들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9월의 어느 주말, 정동 시립미술관 앞에 놀러갔다. 저녁 지나 밤이 되니 분위기가 괜찮았다. 좋아한다고 할수는 없지만 지리적 여건 때문에 그나마 자주 가게 되는 덕수궁. 고궁의 밤은 색다르다. 낮과는 전혀 다르다. 근데 사진 찍어놓고 보니, 기술 탓인지 감성 탓인지 그 느낌이 안 산다...

책꽂이

책꽂이, 그러면 좀 싸고 가벼운 것 같고 책장, 그러면 무겁고... 어쩐지 장식장 같은 그런 느낌이 나는데 다음달쯤 이사를 한다. 결혼 10여년 만에 살림살이 장만한다고, 돈쓰느라 아주 신났다. 원래 내 취향은 로코코와 바로크의 중간 지점에 아르데코를 섞은... 것인...데... 돈이 모자라 본의 아니게 젠 스타일로 향해가는 듯한 느낌이 없잖아 있다. 보는 눈은 있어가지구... 지난 주말에 일산 가구공단(이사간다고 땡처리 중임) 들러서 구경을 했는데 진짜로 이쁜 소파를 발견했다. 초록색 줄무늬 소파... 넘 이쁜데 오지게 비싸다 어차피 소파는 안 살거니깐. 왜냐? 난 '거실을 서재로'를 이미 진작부터 실천하고 있다. 돈이 없어서리... 지금 사는 집이 딱히 대저택이 아니라서 -_- 테레비를 방안에 들여놓..

보르네오의 '숲공장'과 캠프 리키 오랑우탄 동네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열대우림 1ha가 탄소 67t을 잡아두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거꾸로 숲 1ha가 사라지면 그만큼의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돼 온실효과를 불러온다는 얘기가 된다. 아시아 최대 열대우림인 보르네오섬의 숲은 이미 수세기에 걸쳐 서서히 파괴돼왔고, 지금은 내륙까지 다 파헤쳐졌다. 이 삼림은 오랫동안 목재의 주요 공급원이었고 지금도 바다로 흐르는 강물 위에는 목재를 실어나르는 바지선이 수시로 떠다닌다. 문제는, 환경파괴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목재를 아예 안 쓸수는 없다는 것이다. 나무를 베어내야 할 현실적인 필요성과 환경파괴를 막아야 할 장기적 과제, 그 사이에 해법은 없을까. 산속 오지의 숲공장 지난달말 보르네오섬 남부,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에 있는 빵깔란분의 산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