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18

시아파까지 미국에 등 돌리나

이라크 시아파 수만명이 남부 바스라 등지에서 15일 반미 시위를 벌였다. 미군정에 협조적인 자세를 보여왔던 시아파들까지 대규모 시위에 나서자 점령당국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폴 브레머 미군 최고행정관이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급거 귀환했다. 남부 대도시 바스라 일대에서 이날 시아파 지도자들이 이끄는 대대적인 반미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시아파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알 시스타니의 초상과 반미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미군 점령종식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는 평화적으로 이뤄졌지만 시아파 종교지도자들의 '동원능력'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었다고 BBC 등 외신들은 전했다. 시아파들의 반미 감정은 최고지도자 알 시스타니가 조기총선을 요구한 뒤 급속도로 고조되고 있다. 알 시스타니는 점령 ..

제4차 세계사회포럼

전세계 반(反)세계화 운동가들의 총회인 세계사회포럼(WSF)이 16일 인도 뭄바이에서 개막된다. 닷새동안 진행될 이번 포럼에는 세계의 반세계화운동가들이 집결해 개발도상국 사회문제 해결방안과 아시아지역 분쟁해소 방안 등을 토론할 예정이다. WSF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해마다 열리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에 맞서 제3세계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지난 2001년 처음 개최됐다. 그러나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전세계적인 반세계화-반전 흐름과 맞물려, 다보스포럼보다 오히려 더 규모가 크고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는 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WSF측은 이번 포럼에 전세계 2만4000개 비정부기구(NGO) 회원 7만5000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외신들은 총 집결인원이 1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포럼에..

이란 민주화 실험은 실패로 끝나나

이란의 개혁파 정권은 결국 좌초될 것인가. 중동에서 독자적인 민주주의와 개혁의 실험을 펼쳐온 이란의 모하마드 하타미 정권이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하타미 대통령은 13일 혁명수호위원회가 개혁파 인사들의 총선 출마 금지조치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내각이 총사퇴하는 것은 물론, 자신도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타미 대통령은 총선 후보 심사권을 갖고 있는 혁명수호위가 개혁파 인사들의 입후보자격을 박탈한데 항의, "우리는 함께 남거나 함께 떠날 것"이라며 단호한 의지를 천명했다고 관영 IRNA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보수파의 본산인 혁명수호위는 다음달 20일로 예정된 총선에서 하타미대통령을 지지하는 개혁파인사들의 입후보 자격을 무더기 박탈했다. 이번 총선에는 8000여명이 입후보 신청을 했는데 혁명..

지구를 두번 죽이는 부시

부시가 담주에 `제2의 아폴로시대'를 방불케하는 야심찬 우주탐사계획을 공식 발표한댄다. 발표가 나오기도 전부터 "실효성 없는 우주쇼에 돈을 퍼붓느니 지구 환경부터 살리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화성에 간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 부시대통령이 유인우주선을 달과 화성에 보내고 달에 기지를 건설하는 내용을 담은 새 우주구상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9일 밝혔다. "부시대통령이 발표할 새 우주탐사 구상은 지난해 2월 컬럼비아호 공중폭발 참사 이후 위축된 미국의 우주계획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다". 우주계획은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유인우주선 달 탐사 재개 ▲화성에 연구기지 건설 ▲소행성 탐사 등을 담을 것이라고. 그동안 뭐하는지 통 모르겠던 딕 체니부통령이 1년간 이 계획을 검토했단..

프레데터까지...

A U.S. Army Blackhawk helicopter takes off on patrol over the Iraqi capital of Baghdad January 7, 2004. A Black Hawk helicopter came down in Iraq Thursday, killing all eight U.S. soldiers aboard. REUTERS 연초부터 이라크에서 미군 헬기와 수송기가 잇따라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자 미군은 프레데터를 비롯한 무인 공격기와 정찰기를 투입해 대규모 진압작전을 벌이기로 했다. 그러나 무인공격기를 동원한 작전은 이라크인들의 대량 사상을 불러올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미 국방부는 8일 저항세력의 지대공미사일과 로켓추진수류탄(RPG) 공격으로 인한 미군 사상..

약한 달러가 고유가를 부른다

"달러 약세가 고(高)유가를 부른다" 세계적인 석유·에너지전문 주간지인 ‘중동경제연구(MEES)’가 최근호에서 ‘약세 달러-고유가 ’시대를 경고하는 분석기사를 실었다. 이 잡지는 7일 "달러 약세가 계속되면 재정을 오일달러에 의존하고 있는 산유국들은 유가를 올릴 수밖에 없다"면서 심각한 달러 약세였던 70년대 오일쇼크 당시와 현 상황의 유사점을 지적했다. MEES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차장을 지낸 MEES의 람지 살만 전문위원은 2000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고유가 흐름이 달러약세에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산유량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OPEC은 유가 결정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오일달러에 국가재정을 의존하고 있는 OPEC 산유국들은 달러가치가 하락하면 재정을 보전하..

중동 앙숙들 화해 바람

중동의 오랜 앙숙들이 적대관계를 청산하기 시작했다. 이란과 이집트가 관계정상화를 앞두고 있고, 시리아와 터키 사이에도 화해 분위기가 싹텄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과 사담 후세인 정권의 몰락이 가져다준 충격파가 중동 국가들 간 합종연횡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란과 이집트가 외교관계를 완전히 복원한다는데 합의했다고 모하마드 알리 압타히 이란 부통령이 6일 밝혔다. 그는 알자지라 TV 인터뷰에서 "며칠 안에 외교관계가 재개될 것"이라며 "양국이 협력한다면 역내의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과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이집트 측에서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관계 정상화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포연 속에 핀 사랑

마흐무딘은 석달전 자흐라를 처음 만났다. 9년전 지뢰 폭발로 두 다리를 잃은 그는 정부보상금을 받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장애인복지부 앞에 줄을 서 있었다. 자흐라는 보상금 지급창구에서 마흐무딘 같은 전쟁피해자들을 상담해주고 있었다. 보상금 청구자의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자흐라가 부르카(여성들의 머리쓰개)를 들어올린 순간 마흐무드는 사랑에 빠졌다. 마흐무드는 아프간 전통에 따라 곧바로 자흐라의 오빠에게 청혼했다. 자흐라가 네 번이나 거절을 했지만 끈질긴 구애로 승낙을 받아내 한달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자흐라 역시 두 다리가 없는 장애인이었다. 오랜 전쟁은 이들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간 듯 했지만 사랑과 희망은 다시 찾아왔다. 미국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6일 내전의 포연 속에 피어난 두 사람..

"I Am Prepared To Die" 만델라 리보니아재판 법정진술 원문

"I Am Prepared To Die" Nelson Mandela during his 1964 trial Nelson Mandela's statement at the opening of the defense case in the Rivonia Trial (Pretoria Supreme Court, April 20, 1964) I am the First Accused. I hold a Bachelor's Degree in Arts and practised as an attorney in Johannesburg for a number of years in partnership with Oliver Tambo. I am a convicted prisoner serving five years for leavi..

넬슨 만델라의 법정 진술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내게 묻는다면, 만델라 할아버지라고 대답할 것이다. (왜 미래형이냐면 아직 내게 그렇게 물어온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아자니아의 검은 거인, 반투 스티브 비코’를 읽고 있다. 재미있는데 책장이 잘 안 넘어간다. 이 책이 중간중간 ‘슬플’ 것임을 알고 있다. 다 읽고 나면 슬픔의 과정은 기쁨의 결말로 바뀔 것인가? 그건 잘 모르겠다. 어떤 측면에서 비코의 이야기는 희망이 예정돼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어떤 측면에선 ‘슬픔의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그러니 다 읽을 때까지 나는 시달릴 수 밖에 없다. 이 흑인, ‘검둥이’라는 이름을 스스로 선언한, 젊은 나이에 숨져간 ‘아자니아의 검은 거인’의 압도적인 이미지가 계속해서 나를 위협하고 있단 말이다. 강력하고 흥분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