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18

아프간 사람들 '목숨값'은

지난해 9월 아프가니스탄 북동부 쿤두즈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이 ‘유조차를 납치한 것으로 보이는 탈레반 반군’들을 향해 공습을 퍼부었습니다. 나토군의 조사결과 이 공습으로 142명이 숨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179명이 숨졌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숨진이들은 탈레반이 아니라 대부분 마을 주민들이었고, 어린아이들과 여성들도 많았습니다. 이 공격은 나토군 공습으로 민간인이 사실상 대량학살된 최악의 사건들 중 하나로 기록됐으며, 아프간 정부는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당시 공습을 주도한 것은 국제안보지원군(ISAF) 북부 사령부를 책임지고 있던 독일군이었습니다. 파장은 컸습니다. 2006년 아프간의 독일군이 내전시절 숨진 이들의 유골을 발로 밟거나 ‘장난감’처럼 다루는 사진이 공개돼 독일 내에..

'조종사 푸틴'

카리스마와 쇼맨십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이번엔 항공기 조종사로 변신을 했습니다. 직접 소방용 항공기 조종석에 들어가 부조종사로 하늘을 날며 산불 진화작업에 나선 것이죠. 2년 뒤 대선 재출마설이 파다한 푸틴이 다시 한번 민심 다스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비행기 조종간을 잡고 있는 푸틴. 사진=리아노보스티 푸틴은 10일 러시아제 Be-200 수륙양용 산불진화용 비행기를 타고 화마에 휩싸인 모스크바 남동쪽 랴잔 지방 시찰에 나섰습니다. 승객석에 타고 있던 푸틴은 비행 도중 조종실 문을 열고 들어가, 부조종사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리고는 조절판 레버를 잡고 버튼을 눌러, 물 24톤을 산불 지역에 투하했습니다. 푸틴이 조종사를 돌아보며 “괜찮았느냐”고 ..

'페트로달러 전쟁' 벌어지나

이란의 모하마드 레자 라히미 제1부통령이 9일 미국과 유럽 등의 경제제재에 항의해 석유 결제 대금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제재 강화를 계기로 미국과 이란 간 ‘페트로달러(petrodollar) 전쟁’에 다시 불이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란 파르스통신에 따르면 라히미 부통령은 이날 교육부 관리들과 만난 자리에서 “외환보유고에서 달러와 유로화 비중을 낮추고 이란 리알화 혹은 제3국 화폐로 대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합니다. 또 석유판매시 달러와 유로를 결제화로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란의 제1부통령은 대통령 아래 10명의 부통령 중 수석에 해당되며, 대통령실장 겸 유고시 권한대행의 역할을 맡습니다. 쿠르드족 출신인 라히미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져 있죠. 따라서..

이란 부통령 "한국에 보복"

이란 정부의 핵심 인사가 한국의 이란 제재와 관련, 관세 인상과 한국 기업 상품 불매 등 ‘보복조치’를 구체적으로 거론하고 나섰다. 이란의 대통령실장 격인 모하마드 레자 라히미 제1부통령(사진)이 9일 현지 관리들과 면담하면서 한국과 호주 등 미국 주도 경제제재에 동참하는 나라들에게 보복을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AP통신은 이란 관영 파르스통신을 인용, 라히미가 이란 제재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한국에 대해 “벌을 줄 필요가 있다”며 격앙된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라히미는 “한국은 미국을 따라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이란 시장에서 물건을 팔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유럽연합(EU)의 대이란 추가제재안에 협력하겠다고 밝힌 호주에 대해서도 “소몰이꾼 한 무리”라는 비하적 표현을 써가면서 맹비난한 ..

그린란드 빙하가 '뎅강'

지구 북반구 대부분 지역이 이상 폭염에 휩싸인 가운데, 서울 면적의 절반에 가까운 260㎢ 넓이의 빙산이 그린란드에서 떨어져나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 5일 헬리콥터로 공중촬영한 그린란드 북서부 페터만 빙하의 사진들을 7일 공개했습니다. 이 사진은 그린란드의 양대 빙하 중 하나인 페터만 빙하 남쪽의 케인 분지(사진 오른쪽)에서 거대한 빙산(가운데)이 떨어져나와 동쪽 나레스해협 바다로 떠밀려 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린란드에서 이렇게 큰 빙산이 떨어져나간 것은 1962년 이래 48년만이라고 합니다. 그린피스 탐험대는 지난해 7월 이 일대를 탐사해 그린란드 빙하의 두께가 급속히 얇아지고 있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습니다. 그린피스와 함께 일하던 세 과학자, 제이슨 박스와 리처드 베이츠..

무서운 실리콘밸리

스타에서 나락으로 추락하는 것... 어느 분야나 그렇지만, 정보통신(IT) 분야도 무섭긴 무섭군요. 변화가 빠른 곳일수록 더욱 심할지 모른다, 하는 생각도 드네요. 주말 동안 미국 IT업계 대표기업 2곳의 간부가 교체됐다는 뉴스가 들어와 있습니다. 휴렛패커드 회장, 100만원 때문에... 휴렛패커드(HP)를 세계적인 컴퓨터 제조회사로 키운 최고경영자 마크 허드(53·사진) 회장이 추문에 발목 잡혀 결국 물러났습니다. 실리콘밸리의 강자로 군림해온 HP에는 그를 대체할 마땅한 인물이 없어 비상이 걸렸다고 AP통신 등이 7일 보도했습니다. 허드는 HP와 계약했던 마케팅 대행사의 여성 대표가 허드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는 서신을 회사 측에 보내면서 궁지에 몰렸습니다. 회사측 조사위원회는 허드가 실제로 이 여성과 식..

파키스탄 홍수피해 400만명

파키스탄을 강타한 100년만에 최악의 홍수로 피해를 입은 주민 수가 400만명을 넘어섰다. 곡창지대이자 인구가 밀집한 남부까지 폭우에 휩쓸리고 있어,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 구호활동을 하고 있는 유엔 인도주의업무지원국(UNOCHA)은 5일 “어떤 형태로든 이번 홍수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 400만명이 넘는다”면서 파키스탄이 대재난을 맞고 있다고 밝혔다. 사망자 숫자는 1600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에 파견된 구호요원 마누엘 베슬러는 “홍수가 맨 처음 시작된 북서부 카이바르-팍툰콰주에서만 집계된 수치이기 때문에 더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일간 더네이션은 수천명이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여름 열대계절풍인 몬순이 이상 폭우를 불러오면서 일어난 이번 홍..

'2인자'가 말하는 사담, 그리고 이라크

“9·11 테러가 일어났을 때에는 나도 사담도 깜짝 놀랐다. 그 이듬해 말이 되자 미국이 우리를 침략해올 것이 분명해졌다. 하지만 사담에게 충성을 바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는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으니까.”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지난 3일 이라크 바그다드 북부 카디미야 교도소에서 타리크 아지즈를 단독 인터뷰했다. 아지즈는 이라크 특별전범재판소에서 15년형을 선고받고 7년4개월 째 복역 중이다. 아지즈는 바그다드가 함락된 직후인 2003년 4월 24일 미군에 체포된 뒤 처음으로 미디어와 만났다. 그는 1990년 쿠웨이트 침공과 이듬해의 걸프전, 7년 전 이라크 침공 당시 사담의 모습 등 비화들을 털어놨다. 아지즈는 옥중에서도 트레이드마크 격인 시가를 입에서 떼지 않았다고 한다. 가디언이 5..

경제제재, 이란인들에겐 어떤 영향

얼마전 뉴욕타임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이란 추가제재 조치 때문에 학생들이 토플 시험을 치르지 못하고 있다는 기사를 실었다. 미국은 4차례에 걸친 안보리 제재에 더해, 독자적인 제재법안을 만들어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1996년 만들어진 이란-리비아 제재법(ILSA·일명 ‘다마토법’, 2006년 리비아를 빼고 이란제재법 ISA로 바뀌었음)을 필두로 수차에 걸친 제재법안들로 이란과의 모든 거래를 막고 있다. 미국이 추구하는 ‘글로벌 제재’로 누구보다 고통을 받는 것은 이란의 정권이 아닌 일반 국민들이다. 미국의 제재가 이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하다. 지난 3일 이란 영자지 테헤란타임스는 제재가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는 기사를 실었다. 마누셰르 모타키 이란 ..

미국 부자들 "재산 기부"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설득이 미국의 부자들을 움직였군요. 미국의 억만장자 40가족이 생전, 혹은 사후에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게이츠와 투자회사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인 버핏은 4일 기부 캠페인 사이트인 ‘더 기빙 플레지(http://givingpledge.org)’에 공동 성명을 발표, 자신들 외에도 억만장자 38가족이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착한 부자들’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MS 공동창업자 폴 앨런,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 오라클 공동창업자 래리 엘리슨, CNN 창업자 테드 터너,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 호텔 재벌 힐튼 가의 좌장 배런 힐튼, 레블론 화장품 회장 로널드 페렐만, 헤지펀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