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467

2010 위기의 유럽

올해 유럽은 한 마디로 ‘위기’였습니다.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유럽의 금융중심지였던 영국, 그리고 복지국가로 명성을 날렸던 아이슬란드가 타격을 입은 것이 2년 전이죠. 그 뒤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타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지만 유럽은 유독 심했습니다. 그리스와 아일랜드가 긴급 구제금융을 수용하고 다음 순서로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거론되는 등 경제위기 여파로 유로권 전체가 흔들거린 한 해였습니다. 재정위기 발단이 됐던 그리스 사태 2009년 10월22일 신용평가사 피치가 그리스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A→A-)했습니다. 긴 협상 끝에 유럽국들이 그리스에 재정긴축안을 강제하는 대신 구제금융을 내주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 재정적자가 GDP 대비 13%를 웃돈다는 집계가 나오면서 사태가 ..

매물로 나온 영국 항공모함

요새 항공모함 얘기 많이 듣네요. 조지워싱턴에서부터... 영국 국방부가 5년전 퇴역한 항공모함 인빈서블 호를 매물로 내놨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영국 국방부에는 남는 군사장비를 처분하기 위한 www.edisposals.com 이라는 사이트를 보유하고 있는데 여기에 인빈서블 호를 매물로 등록했습니다. 내년 1월 5일까지 판다고 하네요. 결국 이것도 돈 때문입니다. 영국 정부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재정적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으면서 예산도 줄이고 정부 재산 내다파느라 정신이 없는데, 퇴역한 항공모함까지 매물로 내놨습니다. 항공모함 팔아요~ 사이트에 매물로 올라온 항모 사진입니다. Shopping Cart에 Wishlist 까지 있는 거 보니 재미있죠? 하나... 사볼까;; 인빈서블 호는 1977년 진수..

프랑스 대통령 '언론사찰' 스캔들

프랑스에서도 불법 ‘사찰’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정치자금 추문에 휘말린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정보기관을 동원해 자신에게 불리한 기사를 쓰는 언론인을 사찰했다는 의혹이 나왔습니다. 프랑스의 주간신문 ‘르 카나르 앙셰네(Le Canard Enchaîné)’는 “사르코지가 국내중앙정보국(DCRI)에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성가시게 만드는 탐사보도를 하는 기자들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면서 머릿기사로 폭로했습니다. ‘DCRI(Direction Centrale du Renseignement Interieur)’는 내무부 장관에게 직보하는 정보기관인데요. 이 자체가 사르코지 정부 들어서 만들어진 기관입니다. 국립경찰 산하 영토정보국(DST)과 중앙정보국(DCRG)을 합쳐서 2008년 7월 공식 출범시켰죠...

거리로 나선 프랑스 고교생들

오늘 국제부 기사창고를 뒤지다 보니... 프랑스에서 고교생들이 가두시위에 나섰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최민영 기자의 글에 따르면- 정부의 연금개혁안에 반대하는 프랑스 노동계의 총파업이 현지시간 14일로 3일째를 맞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프랑스 전역에서 수만 명의 고교생들이 처음 가두시위에 동참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은 셈입니다. 아직 사회생활에 뛰어들 나이가 되지 않은 어린 학생들이 노동자들과 연대를 하겠다고 거리로 나온 것인데요. 심각한 청년실업과 사회보장제도의 약화 등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는 겁니다. 프랑스 전국학생연합(UNL)은 1100개 고등학교가 이번 총파업에 동참했으며 이중 700곳에서 수업이 중단됐다고 밝혔습니다. 남부 툴루즈에서 1만명, 보르도 70..

영국의 '아동복지 논쟁'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정부가 아동 복지예산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캐머런은 지난 5월 노동당 12년 정권을 몰아내고 총리직에 올랐는데, 선거 전부터 이전의 보수당과는 다른 ‘온정적 보수주의’, ‘따뜻한 보수주의’를 내세워 인기를 모았지요. 캐머런은 대처리즘과 선을 그으면서 복지에 신경을 쓰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재정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결국 이런 조치를 결정했습니다. 문제가 된 것은 고액 납세자 120만명의 자녀에 대해서 아동복지 혜택을 주지 않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4일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이 방안이 공개됐고, 캐머런의 최측근인 조지 어즈번 재무장관이 총리의 승인을 받아 5일 이 사실을 공식 발표를 했습니다. 이 조치에 따르면 부부 중 어느 한쪽이라도 수입이 연간 4만3875파운드..

메드베데프 '모스크바의 목을 치다'

블라디미르 푸틴이 자칭타칭 러시아의 ‘국부급’ 지도자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러시아에서 푸틴 다음가는 권력자는 누구일까요? 러시아에 가본 적은 없습니다만, 현재로서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2인자겠지요. 하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메드베데프와 어깨를 겨누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18년 동안 모스크바 시장을 지낸 유리 루쉬코프입니다. 메드베데프가 그런 루쉬코프를 전격 해임했습니다. 루쉬코프는 ‘대통령의 신임을 상실했다’는 이유로 1992년부터 지금까지 18년간 차지해왔던 모스크바 시장직을 내놨습니다. 루쉬코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고, 푸틴은 애매한 입장만 보이고 있습니다. 2012년 러시아의 차기 대권이 푸틴에게 다시 갈지, 아니면 메드베데프가 권좌를 돌려주지 못하겠다고 버틸지 아직은 알 수 ..

120살까지 총리를?

“120살까지 총리를 지내 볼까요.” 이탈리아의 말 많고 탈 많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3선 도전설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120세까지 총리를 지내보자’는 농담을 주고 받았습니다. 지난 11일 모스크바 북쪽에 있는 야로슬라플에서 열린 국제포럼에 참석한 두 사람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초장기 집권에 대한 ‘덕담’을 나눠 관심을 끌었다고 BBC방송 등이 보도했습니다. 두 사람은 이날 비공식 회동에서 인간의 평균기대수명을 늘리기 위한 방안과 연구 지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대화 도중 베를루스코니가 푸틴에게 국민 평균기대수명을 120세까지 끌어올릴 방안을 연구하도록 기금을 지원하겠다면서, “국가의 지도자들은 그보다 훨씬 더 오래 살아야하지 않겠느냐”고 ..

사르코지 "집시 나가라"

프랑스의 우파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집시들한테 칼을 빼들었습니다. 시작은 지난 19일의 추방 조치였지요.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 치안불안을 불법 이민자들 탓으로 돌리며 단속령을 내렸습니다. 그리고는 19일 파리와 리용 등지에서 집시들을 붙잡아 90명을 출신국인 루마니아로 내보냈습니다. 20일에도 132명을 추방했고, 26일에 다시 루마니아로 집시 169명을 내보낼 계획이라고 합니다. 집시들은 추방령을 받으면 한 달 안에 떠나야 합니다. 그동안에는 집시들한테 생활보조금을 줘왔던 모양인데 사르코지의 강경 조치에 따라 보조금도 중단되고 출신국가로 송환 당하게 됐습니다. 루마니아로 돌아가는 집시에게는 300유로 정도씩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45만원 정도 쥐어주고 내보내는 셈이네요..

카프카스 또 긴장?

러시아가 그루지야 내 분리운동 지역인 압하지야 자치공화국에 지대공 미사일 발사대를 배치하면서 카프카스 일대에 다시 긴장이 감돌고 있다. 카프카스·중앙아시아로 계속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미국과 친미·친서방 노선을 걸어온 그루지야 양측 모두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해석된다. 알렉산데르 젤린 러시아 공군 참모총장은 11일 성명을 내고 “압하지야 영토 안에 S-300 시스템을 배치했다”며 “이 시스템은 육군의 방공시스템과 협력하면서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를 공습에서 방어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옛소련 시절인 1978년 첫선을 보인 S-300 미사일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에서는 SA-10 그럼블(Grumble)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미국 패트리어트 시스템과 동급이지만 더 대형이고 무거우며 사..

'조종사 푸틴'

카리스마와 쇼맨십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이번엔 항공기 조종사로 변신을 했습니다. 직접 소방용 항공기 조종석에 들어가 부조종사로 하늘을 날며 산불 진화작업에 나선 것이죠. 2년 뒤 대선 재출마설이 파다한 푸틴이 다시 한번 민심 다스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비행기 조종간을 잡고 있는 푸틴. 사진=리아노보스티 푸틴은 10일 러시아제 Be-200 수륙양용 산불진화용 비행기를 타고 화마에 휩싸인 모스크바 남동쪽 랴잔 지방 시찰에 나섰습니다. 승객석에 타고 있던 푸틴은 비행 도중 조종실 문을 열고 들어가, 부조종사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리고는 조절판 레버를 잡고 버튼을 눌러, 물 24톤을 산불 지역에 투하했습니다. 푸틴이 조종사를 돌아보며 “괜찮았느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