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세계사 198

어제의 오늘/ 1888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소사이어티' 창립

동물의 세계, 자연의 신비에 관심 많은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내셔널 지오그래픽 매거진’(http://www.nationalgeographic.com/)이라는 잡지를 들여다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제가 다니던 대학에는 영어공부용으로 이 책을 팔러 다니는 아저씨가 있었어요. 멋모르는 신입생들이 사탕발림에 넘어가서 어려운 단어들이 가득한 이 잡지를 1년치 씩 구독하고 그랬답니다. 그 아저씨는 뿌락치라는 소문도 있었는데...ㅎㅎ) 화려하고 질 좋은 사진들로 채워진 잡지 뿐 아니라 같은 이름의 TV 채널도 유명하지요. 이 미디어들을 운영하는 것은 세계 최대의 비영리 과학·교육지원기관으로 알려진 ‘내셔널 지오그래픽 소사이어티(NGS)’라는 단체입니다. * 일단 구경삼아 사진들부터~~ 지금은 세계 20여개국 말로..

어제의 오늘/ 1993년, 오드리 헵번 세상을 뜨다

영화 속에서나 현실에서나, 그녀는 요정이었다. 벨기에 익셀에서 1929년 태어난 그녀의 본명은 오드리 캐슬린 루스톤. 세상에는 ‘오드리 헵번’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세기의 여배우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 점령된 네덜란드 안하임에서 자란 헵번은 어릴 적부터 발레를 배웠다. 48년 영국 런던으로 옮겨 발레수업을 계속 받으면서 사진 모델로 일했다. 이후 몇몇 유럽 영화에 얼굴을 비췄지만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51년 제작된 브로드웨이 뮤지컬 에서다. 그후 헵번의 출연작들은 줄줄이 대히트를 쳤다. (53년)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거머쥐고, 최우수 영국여배우상과 뉴욕영화비평가협회상까지 휩쓸었다. (54년), (56년), (61년), (64년) 등으로도 수많은 상을 받았다. 54년에는 T..

어제의 오늘/ 일본 정부, 군위안부 최초로 사과

‘일본 군 위안부’란 중·일전쟁과 태평양 전쟁 때 일본군에 끌려가 장병들의 성적 대상이 되는 것을 강요당했던 여성들을 가리킨다. 한국(조선)에서만 20만명 이상이 끌려가 성적 노예와 같은 삶을 강요당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사회 이슈가 된 것은 해방 뒤 45년이 지난 1990년이었다. 그해 5월 노태우 당시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한국여성단체연합, 서울지역 여대생대표자협의회 등 여성단체들이 일본 정부에 군 위안부 진상 규명과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실상 이전까지 한국 정부는 친일파 청산에 미온적이었듯 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나몰라라 하다시피 했고, 군 위안부였던 피해여성들도 공개적인 발언을 꺼리던 차였다. 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90년 11월 한국..

1994 낸시 케리건 습격사건

동양 출신 피겨스케이트 선수로 은반위의 여왕에 처음 등극한 사람은 미국의 크리스티 야마구치다. 지난해 “김연아의 팬”이라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던 야마구치는 캘리포니아의 일본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1986년 미국 주니어선수권대회 페어부문에서 우승하면서 이름을 알렸고 88년 세계 주니어선수권대회, 91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미국 피겨계를 이끌었다. 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동양계로서는 처음으로 피겨스케이팅 금메달을 따냈다. 당시 그에게 밀려 은메달을 딴 선수는 일본 피겨의 희망이던 이토 미도리였다. 일본인들은 자기네 핏줄들의 피겨전쟁을 흥미롭게 지켜봤지만 야마구치는 끝까지 “나는 미국인일 뿐”이라고 말해 일본팬들이 오히려 등을 돌렸다고 한다. 미국의 토냐 하딩도 알베르빌 올림픽에..

어제의 오늘/ 1978년 DDD 전화기의 등장

“그대와 난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기에…. 디디디, 디디디.” 1989년 가수 김혜림의 노래 ‘디디디’의 가사다. 1902년부터 시작된 한국 공중전화의 역사에서, 누구나 쉽게 먼 지방으로도 전화할 수 있는 장거리 DDD 공중전화기가 도입된 것은 하나의 사건이었다. 휴대전화 없이 못사는 요즘이고 보면 공중전화는 고릿적 얘기로 들리겠지만 20년 전만 해도 공중전화를 노래한 가요까지 나와 히트를 칠 정도였다. 그 DDD 전화기가 처음 나온 것은 78년 12월 30일이었다. 처음 설치된 DDD 공중전화기는 동양정밀공업주식회사에서 만든 것으로 노란색 벽걸이 모양이었다. 10원짜리와 100원짜리 동전을 넣어 시내·시외 통화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장이 많고 거스름돈도 잘 나오지 않아, 정작 이 전화기는 오래가지..

어제의 오늘/ 충칭 가스전 폭발사고

중국 내륙 대도시 충칭(重慶) 부근에 있는 천연가스전에서 6년전 오늘 대규모 가스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충칭에서 동북쪽으로 약 340㎞ 떨어진 촨둥베이(川東北)에 위치한 이 가스전은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가 운영하던 것으로, 매장량 500~600억 톤에 하루 평균 100만㎥의 가스를 생산하고 있었다. 이 가스전 지하 700m에서부터 가스가 분출, 대형 폭발로 이어져 불길이 10층 건물 높이로 치솟았다. 유독한 황화수소가 섞인 가스가 대량 누출돼 작업하던 노동자들과 주민 234명이 목숨을 잃고 6만4000명이 주변 마을들로 대피했다. 가스정(井)은 긴급 폐쇄됐고 유독가스로 폐사한 가축들은 모두 매장됐다. 당국의 조사결과 이 사고는 회사 측이 가스정의 용량을 과소평가한데다 압력조절 밸브마저 실수로 ..

어제의 오늘/ 아리스티드, 아이티 대통령 당선

중미 카리브해 히스파니올라 섬은 스페인 정복자들에 점령돼 식민살이를 했던 곳이다. 콜럼버스가 이 섬을 발견했을 당시 섬에는 원주민인 타이노족과 아라와칸족 등이 살고 있었으나 유럽인들이 가져온 질병과 학살로 몰살당했다. 스페인은 이 섬에 아프리카의 흑인노예들을 데려다 일을 시켰다. 이들이 지금의 아이티 국민드의 선조들이다. 나중에는 프랑스가 이 섬을 차지했으나 1804년 독립을 했다. 이로써 아이티는 미주 지역에서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빨리 독립을 쟁취한 나라가 됐다. 세계 최초로 흑인노예들의 혁명에 의해 독립하고 그들이 만든 헌법으로 세워진 흑인 공화국이었던 셈이다. 아이티는 스페인어권 문화 속에서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아프리카계 흑인들의 나라라는 독특한 정체성을 갖고 있었다. 이 때문에 ‘세상 어느 나라..

어제의 오늘/ 노조운동가 바웬사, 폴란드 대통령 되다

레흐 바웬사는 1943년 폴란드의 포포보에서 태어났다. 목수의 아들이었던 그는 초등학교와 직업학교 교육만 받고 67년 그단스크에 있는 레닌조선소에 전기공으로 취직했다. 70년 식량폭동 때 공산당 정권이 시위대에 발포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그는 반정부 노동운동에 뛰어들었지만 몇 년 못 가 해고됐다. 80년 레닌 조선소에서 식료품값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가 다시 일어나자 바웬사는 담장을 넘어들어가 노동자들에 가세했다. 파업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그는 경영진과의 협상에서 요구사항을 관철시켰다. 고무된 인근 지역 노동자들도 합세해 ‘공장간 파업위원회’가 만들어졌다. 바웬사는 이 위원회를 이끌며 파업권과 자유 노조 결성권 등을 요구하는 총파업에 들어갔다. 당국은 시위가 전국으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노..

UAE의 탄생

19세기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아라비아 반도 북단, 페르시아만에 면한 해안에는 영국인들이 ‘휴전 국가들(Trucial States)’ 혹은 ‘휴전 오만(Trucial Oman)’, ‘휴전 해안(Trucial Coast)’이라 부르는 작은 제후국들이 있었다. 다소 폄훼하는 뉘앙스의 일본식 표현을 빌면 ‘아랍 토후국’으로 불리는 작은 부족국가들이다. 영국의 위임 통치를 받았지만 완전히 점령된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독립된 것도 아니며 근대 국가의 형태를 갖추지도 않은 지역들이었다. 이들의 통칭에 ‘휴전’이라는 말이 들어가게 된 연유는 185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부족국가들은 영국과 ‘영구 해상 휴전협정(PMT)’이라는 것을 맺어 위임통치를 받게 됐다. 1892년에는 영국의 보호령으로 들어갔다.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