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세계사

어제의 오늘/ 1993년, 오드리 헵번 세상을 뜨다

딸기21 2010. 1. 19. 20:29

영화 속에서나 현실에서나, 그녀는 요정이었다. 벨기에 익셀에서 1929년 태어난 그녀의 본명은 오드리 캐슬린 루스톤. 세상에는 ‘오드리 헵번’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세기의 여배우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 점령된 네덜란드 안하임에서 자란 헵번은 어릴 적부터 발레를 배웠다. 48년 영국 런던으로 옮겨 발레수업을 계속 받으면서 사진 모델로 일했다. 이후 몇몇 유럽 영화에 얼굴을 비췄지만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51년 제작된 브로드웨이 뮤지컬 <지지>에서다. 


그후 헵번의 출연작들은 줄줄이 대히트를 쳤다. <로마의 휴일>(53년)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거머쥐고, 최우수 영국여배우상과 뉴욕영화비평가협회상까지 휩쓸었다. <사브리나>(54년), <전쟁과 평화>(56년), <티파니에서 아침을>(61년), <마이 페어 레이디>(64년) 등으로도 수많은 상을 받았다. 54년에는 TV시리즈 <운디네>에서 물의 요정 역을 맡아 토니상을 받기도 했다. 마지막 영화 출연작은 89년 촬영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얼웨이즈>였다. <마이 페어 레이디>에 출연할 때는 사상 세번째로 100만달러의 출연료를 받았다.

89년 유니세프 친선대사가 된 이후 소말리아, 케냐, 에티오피아 등을 돌아다니며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들의 손을 놓지 않은 그녀였지만, 사실 유니세프와의 인연은 훨씬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헵번은 친선대사로 임명되면서 “2차 대전 때 나도 유니세프의 구호품을 기다리던 사람 중 하나였다”고 말한 바 있다. 


이미 50년대부터 그는 유니세프 자원봉사자로 일했다. 92년 구호활동의 공로로 미국 대통령이 수여하는 ‘자유의 메달’을 받았으며, 유니세프는 창립 60주년을 맞은 2006년 헵번을 “60년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인물”중 한 사람으로 선정했다.




패션 아이콘으로서나, 박애주의 천사로서나 세계에 큰 감동을 안겨준 헵번은 93년 1월 20일 세상을 떴다. 99년 미국영화연구소는 헵번을 ‘가장 위대한 여배우’ 3위에 올렸다. 2000년에는 그를 기린 <오드리 헵번 스토리>라는 TV시리즈가 만들어졌다. 지방시가 디자인한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의 헵번 드레스는 2006년 92만달러에 팔렸다. 지난해 12월에는 런던에서 헵번의 영화의상들이 경매에 붙여지는 등 그의 전설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