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세계사

어제의 오늘/ 충칭 가스전 폭발사고

딸기21 2009. 12. 22.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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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륙 대도시 충칭(重慶) 부근에 있는 천연가스전에서 6년전 오늘 대규모 가스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충칭에서 동북쪽으로 약 340㎞ 떨어진 촨둥베이(川東北)에 위치한 이 가스전은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가 운영하던 것으로, 매장량 500~600억 톤에 하루 평균 100만㎥의 가스를 생산하고 있었다.





이 가스전 지하 700m에서부터 가스가 분출, 대형 폭발로 이어져 불길이 10층 건물 높이로 치솟았다. 유독한 황화수소가 섞인 가스가 대량 누출돼 작업하던 노동자들과 주민 234명이 목숨을 잃고 6만4000명이 주변 마을들로 대피했다. 가스정(井)은 긴급 폐쇄됐고 유독가스로 폐사한 가축들은 모두 매장됐다. 당국의 조사결과 이 사고는 회사 측이 가스정의 용량을 과소평가한데다 압력조절 밸브마저 실수로 제거돼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한밤중의 폭발사고로 유독가스가 하늘에 퍼지면서 잠자던 주민들 수천명이 연기에 노출됐고, 주변 28개 마을이 죽음의 지역으로 변했다 한다. 폭발이 일어난 뒤의 처리도 미흡했다. 개발회사 측과 당국은 유독가스 확산을 초기에 막아낸 것으로 잘못 판단했다. 사고가 난 마을은 내륙 오지여서 도로나 통신망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당시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황화수소에 중독된 이들을 치료할 의료시설이나 해독제도 없었다.

이런 사고는 중국에선 드문 일도 아니다. 이날의 사고는 중국 곳곳에서 해마다 수차례씩 일어나는 매몰·폭발사고들과 별반 다를 것도 없다. 충칭에서는 이듬해 4월에도 화학공장에서 염소가 새어나가 9명이 숨지고 10만명이 긴급대피했다. 이어 2005년 11월에도 천연가스 공급관 폭발사고가 일어나 주민 2만명이 대피 소동을 벌였다. 탄광사고는 더 말할 것 없다. 해마다 2만명 이상이 탄광 폭발·매몰 사고로 목숨을 잃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얼마 전 중국 당국은 탄광사고와 관련해 뇌물을 받은 지방관리들과 언론인 등 58명을 무더기 기소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을 몇주 앞두고 허베이(河北) 성에서 탄광이 폭발해 35명이 숨진 적 있다. 이번에 기소된 사람들은 당시 석탄회사로부터 뇌물을 받고 사건을 무마해준 관리들, 역시 돈을 받고 신문 보도에서 빼준 기자들이었다. 가스전 사고든 탄광 사고든, 뒤처리가 부실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중국은 고속성장기에 부작용처럼 따라붙는 이런 ‘개발형’ 사고들을 어떻게 다루면서 선진적인 시스템으로 만들어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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