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의 산들은 지리산 노고단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노고단의 산 기운이 서쪽으로 치달려 영암의 월출산을 일으키고(해남에서 화순으로 옮겨가는 길에 월출산을 멀리서 바라봤는데 아주 멋있었다) 해남반도에 들어서서 대둔산, 달마산, 두륜산 같은 산들을 세운 뒤 송지면 갈두리(땅끝마을)에서 제주 한라산을 바라보며 바다로 들어가 자취를 감춘단다. 대둔사에서 땅끝마을까지 가는 2시간 가까운 드라이브는 아주 기분좋은 여정이었다. 이라는 말이 주는 뾰족하면서도 삭막한 느낌과는 전혀 다른, 따뜻한 들판과 아담한 산들. 가는 길에 송호해수욕장에 들러 잠깐이나마 몸을 담그기까지 했다. 여름휴가 동안 어쨌든 물놀이 한번은 해본 셈이다. 정작 땅끝마을은 실망스러웠다. 그렇겠거니 생각은 했지만 횟집과 식당들, '별볼일 없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