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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제네바 협정 Q&A

질> 제네바 구상-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기존의 중동평화 로드맵과의 차이점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온건파들이 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의를 갖고 미국측 중동 평화안을 대신할 비공식 평화협정을 출범시켰다. '제네바 협정'은 이스라엘이 서안지구에서 대부분 철수하는 대가로 팔레스타인은 400만명에 이르는 전쟁난민과 후손들의 '귀환 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또 예루살렘 통치권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공유하되, 양쪽이 서로 성지라고 주장하는 동예루살렘 옛시가지는 팔레스타인이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 주도 중동평화 로드맵은 사실 난민 귀환권, 예루살렘 통치권 같은 핵심 사안은 내년 이후에나 얘기하게끔 해놨다. 내년 미국 대선 전까지는 골치아픈 문제는 꺼내지 말자는 조지 ..

명작만화 ^^ <십자군 이야기>

재기발랄한 김태권군의 1편이 드디어 나왔다. 역사만담이라고 하는데, 책표지에 쓰인 그 말처럼 만화가 아주 재미있고 유쾌하다. 실은 그닥 좋지 않은 내용--'십자군'으로 표현되는 전쟁과 폭력, 야만 등등 우울한 역사를 다루고 있는데, 한층 더 우울해지는 것은 책에 담긴 내용들이 그대로 현대에도 반복되고 있다는 걸 우리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당나귀부시를 타고 다니는 은자 피에르, 여론조작의 대가 마틸다 백작 따위를 현대의 군상들과 연결시킨 것이 하나도 어색하게 안 보이고, 오히려 아주 정확해 보인다. 작가 자신은 '썰렁개그'라고 지레 손사래를 치지만 순간순간 넘쳐나는 재치가 돋보이기만 할 뿐. 얼마나 열심히 연구를 했는지, 문장 하나하나 그림 하나하나에 '원전'이 있고, 해석이 있다. 따위를 여기에 들이밀..

딸기네 책방 2003.12.05

번역된 책 읽기

을 읽기 시작했다. 슈뢰딩거 트리니티대 강연 50년을 기념해서 지난 93년에 업계 권위자들이 모여 강연한 내용을 모은 책이다. 책상 위에 놓인 '생명책'(농부아저씨가 좋아하는 '생명책' 하고는 전혀 다른^^) 두 권 중에서 이쪽이 재미나겠다 싶어 책장을 펼쳤는데, 이해 안 가는 구절이 나왔다. '책 읽다 투덜거리기'의 명수인 딸기는 혼자 신경질을 바락바락 내다 못해, 라이브러리에 책의 구절을 하나 올렸다. "엄격한 다윈주의 세계관의 두 가지 특징은 생명의 역사의 지질학적 행렬을 곧바로 유전 물질의 생리화학적 본성으로는 아니라고 할지라도 최소한 유기체의 순간적 책략으로 환원하는 것을 장려한다. 첫째, 자연선택 이론은 생식의 성공을 위한 유기체의 투쟁을 인과적 변화의 장소로 인정한다. 그리고 종이나 생태계와..

딸기네 책방 2003.12.04

인종청소 부추긴 기자들에 유죄 판결

90년대 중반 아프리카의 르완다에서 벌어진 내전 도중 종족간 증오감과 '인종청소'를 부추긴 언론인들이 국제법정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언론에 반인류범죄의 책임을 물은 것은 2차 세계대전 뒤 열렸던 뉘른베르크법정 이후 반세기만에 처음이다. 유엔 산하 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ICTR)는 지난 1994년 종족 말살 범죄를 부추긴 혐의로 기소된 언론인 3명에 대해 3일 유죄판결을 내렸다. 내전 당시 민영 방송사인 RTLM를 만들어 투치족 '살해 대상자' 명단을 만들어 방송하고 '대상자'들의 은신처까지 공개한 페르디난드 나히마나는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며, 같은 방송국에서 일했던 장 보스코 바라야귀자에게는 징역 35년형이 선고됐다. 두 사람은 후투족의 투치족 살해를 선동하면서 "바퀴벌레들은 몰살시켜야 한다"는 극언을 ..

부시와 블레어에 감사한다

"사담 후세인이 말살한 우리 안의 지하드(성전·聖戰)를 조지 부시와 토니 블레어가 일깨워줬다". 6개월전 미군 부대가 이라크 북부의 사마라에서 결혼식 행렬에 총기를 발사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했고, 미군은 주민들과의 관계를 복원하려 노력했지만 골을 메울 수는 없었다. 반년이 지난 뒤 미군은 저항세력을 소탕하기 위해 다시 대대적인 작전에 돌입했다. 단 하루 동안 미군은 반군 54명을 사살했다(미군 주장).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120km 떨어진 사마라는 세계적인 유적 `사마라 대탑'으로 유명한 티그리스 강변의 소읍(小邑). 작년에 이라크인 두 명과 이 곳을 방문했었다. 사마라를 떠올리면 나선형의 높은 탑과 티그리스강, 모래바람이 생각난다. 이 곳이 티크리트와 라마디에 이어 이른바 `..

미국의 또라이 컨트리 가수- 푸른여우

지금 미국에서 컨츄리 음반 하나가 엄청나게 뜨고 있다고 한다 . 토비 키스(Toby Keith)란 컨트리 가수의 `쇼큰 얼(Shock'n Y'all)'이란 제목의 음반인데, 미국인들의 반응은 뜨겁다못해 활활 불타오르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쇼큰 얼'은 지난 11월 4일 첫 발매되자마자 수십만장이 팔린데 이어, 현재 각종 음악 차트의 컨트리 부문을 휩쓸며 1위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중이다. 난데없이 컨트리 음반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요즘 미국 사회의 밑바닥 정서를 그 무엇도 이 음반보다 더 뚜렷하게 보여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전세계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전쟁과 일방주의적 외교정책을 밀어부칠 수있는 힘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알고 싶다면, 이라크에선 매일 미군들이 죽어..

이라크 전쟁 '제2국면'

`이라크 전쟁'이 제2 국면에 접어들었다. 미군을 노린 게릴라들의 산발적 단편적인 공격을 넘어 `미국과 그 동맹국' 전체에 대한 대규모 파상공격으로 변화했다. 저항세력의 작전이 고도화, 조직화하면서 이라크 내 외국인들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라크에 발 들이면 대가를 치른다" 지난 29일과 30일 미군 2명을 포함, 한국·스페인·일본·콜롬비아인 등 14명이 숨졌다. 미군은 "주말의 잇단 공격은 각각 별개의 사건"이라고 주장하지만, 파상공격의 목표는 분명해 보인다. 다름 아닌 `점령군을 겨냥한 공격'이라는 것이다. 미국 이라크행정처의 댄 세노어 대변인은 "자유의 적들은 동맹국의 의지를 꺾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고, 리처드 루가 미 상원 외교위원장도 "미국의 동맹국들을 이라크에서 몰아내려..

터질 것이 터진.

이라크 북부 티크리트에서 30일 무장세력의 총격을 받고 숨진 한국인 김만수(46)씨와 곽경해(61)씨는 열릴 예정이었던 이라크 재건회의에 참석하려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언론들은 발전소와 송전탑 공사를 하던 한국인들이 북부지역 인프라 재건을 맡고 있는 기업들이 참가하는 이라크 재건회의에 참석차 티크리트로 들어가던 중 피격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김씨 등은 전날 오후 같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역시 티크리트로 가던 일본대사관 차량이 공격을 받은 바로 그 고속도로에서 똑같이 총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외교관들은 당시 관용차로 이동을 하다가 저격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외교관 2명과 이라크인 운전사가 숨졌다. 이라크전 발발 이후 처음으로 이라크에서 한국인이 공격을 받고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

문제의 문제.

수능 문제에 정답이 두개라고, 온나라가 난리가 났다. 엊그제 '문제의 문제'를 봤는데, 이번에 시험 쳤다면 아무래도 나는 대학 떨어졌겠다. 난 그 문제의 답이 뭔지 모르겠다. 이것저것 다 답인 것 같기도 하고, 다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백석의 연인이었던 기생 할머니가 쓴 책을 오래전에 읽은 적 있는데, 책 제목은 '내사랑 백석'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자야'라는 할머니가 회고하는 백석과의 연애기. 할머니의 소탈하면서도 옛스런 문체가 아주 좋아서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기도 했었다. 백석의 시가 몇편 들어있었는데 역시 맘에 들었다. 나중에 찔끔찔끔 백석의 시 몇편을 읽고, 참 좋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나한테 백석은, '뒤늦게 알려진 좋은 시인'인데, 아마도 울나라 사람 수백만명에게 백석은 '골치아픈 인..

내가 좋아하는 '신기한 공동체 영화'

이런 영화가 재미있다! 라고 테마별로 선정한다 하면 저는, '신기한 공동체 영화'라는 테마를 선정해보고 싶어요. 사실 꼽기는 좀 어렵지만... 왜냐면 제가 본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하지만 이런 종류 영화가 제일 좋거든요. 꼭 이게 주제가 아니더라도. 음, 설명하기가 좀 힘들지만, 사실은 쉬운 건데요, 약한 자들끼리 혹은 사회에서 뭔가 뽀다구 안 나는 / 못 나는 자들끼리 명랑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거예요. '가족'의 이름이건 '연인'의 이름이건, '어지러운 것들의 화해'라 해도 되겠고요. 1. 안토니아스 라인 내가 본 가장 훌륭한 영화! 중의 하나였습니다. 두 말이 필요없는. 처음엔 여성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여성문화예술기획 주최, 동숭아트센터에서 상영했었거든요. 뒤에 비됴로 한번 더 봤지요. 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