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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어머니의 모성

이란 지진으로 무너진 집더미 속에서 어머니의 품에 안겨 살아남은 한 아기가 구출됐다. 이란 국영TV 등 현지언론들은 29일 아이를 살려내고 자신은 숨져간 한 어머니의 모성을 소개, 국민들의 가슴을 적셨다. 구조요원들이 이란 남부 케르만주 밤 시(市)의 참사현장에서 아기를 구출해낸 것은 지진이 일어난지 사흘이 지난 29일. 생존자들이 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라 구조작업도 마무리되어가던 상황이었다. 밤 시내 남쪽의 건물 붕괴현장에서 적신월사(이슬람권 적십자사) 구조요원들이 엄마 품에 안긴 한 아기를 발견했다. 6개월 된 여자아기 나심은 상처를 입기는 했지만 어머니 품속에 안겨 있어서 생명은 구할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어머니는 숨진 뒤였다. 가족들도 모두 희생된 듯, 집터에서 여러 아이..

이란 지진으로 하타미 궁지에

최소 2만명의 사망자를 낸 지진으로 이란 개혁파의 상징인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이 또다시 궁지에 몰리게 됐다. 압둘라 라메잔자데 이란 정부 대변인은 26일 지진 발생 희생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사흘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최고종교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희생자 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국민들에게 애도를 보낸다"는 성명을 발표한 뒤 수도 테헤란의 모스크를 찾아 지진 피해 회복을 기원하는 기도를 올렸다. 하타미 대통령도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면서 "이번 지진은 국가적인 재앙으로 온국민이 힘을 모아 피해자들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자만 수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가장 큰 `정치적' 피해자는 하타미 대통령이 될..

성탄절 앞둔 지구촌 세 가지 표정

1. 테러공포 크리스마스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구촌은 여전히 테러공포에 휩싸여 있다. 미 정보당국은 알카에다가 사우디와 바레인, 예멘, 케냐에서 미국인 및 미국 관련 시설을 노린 대형 테러공격을 가해올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해 해당국 주재기관들에 경계령을 내렸다고 CNN방송이 23일 보도했다. `위험 국가들'이 지목된 경위로 볼 때 알카에다의 테러위협이 상당히 구체적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CNN은 전했다. 바레인 마나마 주재 미국대사관측은 걸프국가에 체류하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신변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는 경고를 내보냈다. 지난 5월과 11월 연쇄폭탄테러가 발생했던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미국대사관도 긴장 속에 성탄을 맞고 있다. 미 국무부는 지난주 리야드 주재 대사관 직원 가족들에게 소개령을 내렸었다..

이스라엘 예비군들의 '불복종 서한'

이스라엘 최고 정예 특수부대 예비군 13명이 21일 아리엘 샤론 총리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정책을 비판하고 점령지 복무를 거부했다. 지난 9월 27명의 공군 예비역 조종사들이 팔레스타인 민간지역 공습 거부를 선언한데 이은 두번째 충격이다. 이스라엘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샤론 정권의 강경 점령정책에 대한 내부의 반발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교 3명을 포함한 예비군들은 언론에 공개서한을 보내 "이제는 더이상 침묵할 수가 없다"며 "수백만 팔레스타인인들의 인권을 탄압하는 일에 복무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들은 "점령지의 유대인 정착촌에서 방패노릇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 우리의 싸움은 정당했으나 지금은 다른 국민을 억압하는 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들..

미국 테러경보 '코드 오렌지'

미국 정부가 21일 본토 테러경보를 `코드 오렌지'로 격상했다. 이미 알카에다의 테러 경고와 대도시 테러가능성 첩보 등으로 미국인들의 불안감은 커질대로 커진 상태다. 미 국토안보부의 경보 상향조치로 테러공포증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톰 리지 국토안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과 함께 성명을 발표, 미국 본토에서 `9.11과 비슷하거나 더 큰 규모의 테러'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리지 장관은 "극단주의자들이 2년전 뉴욕과 국방부, 펜실베이니아에서 저지른 것보다 더 공격을 곧 일으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안당국은 테러범들이 연말 휴가시즌을 겨냥해서 초대형 공격을 가해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 알카에다의 2인자인 아이만 알 자와히리가 `미국을 ..

리비아도 '백기 투항'

리비아도 '백기 투항' 리비아가 대량살상무기(WMD) 개발·보유를 전면 포기하고 국제사찰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이 미국의 무력에 의해 붕괴한데 이어 미국이 `테러국가'로 지목했던 리비아까지 반미노선을 포기하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주력키로 함으로써 북한의 고립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시행정부 고위관계자는 "리비아가 스커드 미사일 개발에 북한의 도움을 받았음을 인정했다"고 밝혀 향후 미국의 외교적 압력이 북한에 집중될 것임을 시사했다. 리비아 외무부는 "리비아는 자유로운 의지에 따라 국제규약상 금지된 대량살상무기를 모두 폐기키로 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리비아측의 발표가 있은 직후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총리는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리비아의 결정을 환영했..

이라크 '내분'으로 가나

미군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체포를 계기로 이라크내 저항세력 소탕작전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지만, 유혈사태는 계속되고 있다. 이슬람 시아파 지도자가 또다시 암살당하고 전직 바트당 간부가 군중들에 몰매를 맞고 숨지는 등 이라크인들 간의 충돌이 격화되면서 내분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잇단 유혈사태 18일 바그다드에서는 과도통치위원회의 압둘 아지즈 알 하킴 의장의 조카이자 시아파 지도자인 무한나드 알 하킴의 장례식이 열렸다. 무한나드는 시아파 최대 정치조직인 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SCIRI) 위원으로 활동해오다가 지난 17일 자택 앞에서 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SCIRI측은 시아파 세력이 확대되는 것에 경계심을 느낀 후세인 추종자들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8월에 시아파 성지 나자프..

미국 법원, "부시 네 멋대로 하지 마"

2001년 9.11 테러 뒤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테러용의자'로 추정되는 미국인들과 외국인 체류자들을 대거 체포, 구금했다. 부시행정부의 이같은 조치에 타격을 입히는 법원 판결들이 잇따라 나왔다. 뉴욕 맨해튼 제2 순회항소법원은 18일 테러용의자로 체포된 한 시민이 군사시설 수용을 거부하며 제기한 소송에서 "미국 시민을 적군(enemy combatant)으로 감금할 수는 없다"면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호세 파디야라는 인물이 연방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의회의 승인이 없는 한 원고를 `적군'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면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30일 이내에 그를 군 수감시설에서 석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시카고 갱단 출신으로 알려진 호세 파디야는 알카에다 요원에게 재래식 소..

빈라덴은 왜 안 잡힐까

오사마 빈라덴은 왜 잡히지 않고 있을까.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대통령이 은신 8개월여만에 미군에 체포되자 `희대의 테러리스트' 빈라덴이 언제 체포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라크를 좌지우지했던 후세인도 잡혔는데, 도망자 빈라덴은 어째서 잡히지 않고 있는 것일까. 후세인과 달리 빈라덴이 오랜 도피생활에 `성공'할 수 있는 데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이들을 둘러싼 정치적 지형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후세인은 이라크에서 30년 가까이 철권 독재를 휘두르면서 숱한 적을 만들었다. 공포정치에 눌려있던 이라크인들 대다수는 후세인을 싫어한다. 반면 아프가니스탄에 숨어 있는 빈라덴은 입지가 다르다. 아프간인들이 그를 특별히 미워할 이유가 없다. 빈라덴은 1980년대 아프간인들의 반(反)소련 항쟁을 지원했으며..

이것이 국제정치다

국제원자력에너지기구(IAEA)가 26일 이사국 회의에서 이란 핵문제를 다룬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은 이란에 대한 경고와 함께, 이란 핵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담고 있다. 미국도, 유럽도, 심지어 이란도, 결의안에 만족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결의안은 얼핏 심각해보이면서도 사실상 어떤 구체적인 언급도 담고 있지 않다. 이렇게 모호한 결의안이 `윈-윈 게임'을 이끌어낸 것인가. 이번 결의안 통과과정은 압력과 협상, 위협과 양보, 역할분담과 조정 등 국제정치의 전과정을 집약해 보여줬다는 평가다. 극한대립 없이 일단 사태가 무마되는 데에 `이라크 사례'가 큰 교훈이 됐음은 물론이다. 강력한, 그러나 모호한 IAEA 결의안은 ▲근20년 간 이란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숨겨왔던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