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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과 룰라, 서로 다른 두 사람의 '비슷한 고민'

개헌이냐, `수렴청정'이냐. 국가 위상을 높이고 경제를 살려내 승승장구하고 있는 대통령들에게, 집권을 연장하고 싶은 유혹은 클 수 밖에 없는 모양입니다. 더욱이 언제 대선이 치러지든 압승할 자신이 있는 대통령이라면 헌법을 고쳐서라도 재출마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없을리 없겠지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브라질의 루이스 이냐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지금 이런 고민에 빠져있는 것 같습니다. 국민 지지율은 절반을 훨씬 웃돌고, 자신의 아성을 넘어설 경쟁자는 보이지 않고... 서방을 상대로한 `큰소리 외교'로 국가 위상은 한껏 높아진데다 경제도 어쨌든 겉보기엔 잘 나가죠. 문제는 헌법. 두 나라 모두 미국과 마찬가지로 대통령 임기는 4년이고, 중임은 3번까지 가능하지만 `3연속 집권'은 금지돼 있습..

증오의 궁전, 이라크 미 대사관... 국무부도 지원자 없어 몸살

"이라크 근무 명령은 사형선고다" "대사관 크게 지어놓고 `사람채워넣기'를 하는 것이냐" 어제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 청사에 외교관 300여명이 모여 국무부의 이라크 강제 근무명령에 항의하는 `항의집회'를 열었다고 합니다. 외교관들이 특정 지역 근무를 거부하며 대규모로 반발 의사를 표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죠. 영국 BBC방송은 미국 외교관들이 이라크 근무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바그다드에 거대한 미국대사관을 지으면서 촉발된 국무부 내 이상기류를 전했습니다. 발단은 국무부가 최근 이라크 근무자를 배정하면서 지원자 발령 원칙 대신 `강제 발령'으로 방침을 바꾼 거였는데요. 지금까지는 인센티브를 주고 자원자를 모집해 우선적으로 발령했으나 미군 사망자가 4000명에 육박하고 이라크 치안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신도 버린 사람들

신도 버린 사람들 Untouchables (2002)나렌드라 자다브 (지은이) | 강수정 (옮긴이) | 김영사 | 2007-06-08 워낙 책을 오래 걸려 읽는 편인지라, 처음 책을 펼칠 때에 표지 안쪽에 읽기 시작한 날짜를 적어놓는다. 그런데 지금 보니 유독 이 책 앞쪽에는 내가 날짜 적어놓는 것을 잊었는지 표시가 안 되어있다. 날짜를 세어보진 않았지만, 다 읽기까지 몇 달은 걸린 것 같다. 실은 앞에 지지부진 진도를 못 나가다가 요 며칠 새 후닥닥 읽었다. 갑자기 재미가 들렸는지, 소박하고 힘 있는 스토리에 확 빠져들었다. 제목 그대로, 책은 불가촉천민 Untouchables 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 나렌드라 자다브는, 이 책의 소개에 따르면 장래 인도 대통령이 될지도 모를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

딸기네 책방 2007.10.31

세이브 더 칠드런

점심 때 산보 나갔다가, 광화문 근처에서 '세이브 더 칠드런'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 캠페인 하는 것 보고 '충동적으로' 또 2년 기한 자동이체 돕기 신청했습니다.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이런 종류 여러 건 하고 있는지라, 만원 2만원 이렇게 내는 것들도 모아보면 한달에 몇만원 후딱 올라가요. 그렇지만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좋아하는 ^^ 나같은 사람이 이런거 안 하면 누가 하랴, (물론 많이들 하겠지만) 이런 마음으로 한푼 두푼 내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 장난감, 스티커 몇개 아끼면 아프리카 어린이가 한 달을 살 수 있는 거니까요. 그런데 저는 참 얄팍해서 돈으로 자동이체 하는 것은 하겠는데, 직접 돕는 것은 참 못하겠더군요. 게을러서... 다른 핑계가 뭐 있나요, 게을러서 그런거지. 마음이 모자라 그런 거지.

왕과 여왕

King Abdullah of Saudi Arabia, right, with Queen Elizabeth II, left, prior a state banquet at Buckingham Palace in London after the first day of the Saudi king's visit Tuesday Oct. 30, 2007.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82) 국왕이 영국 런던을 국빈 방문, 30일 엘리자베스2세(81) 여왕과 공식 만찬을 함께 했다. 여왕은 20년만에 런던을 찾은 사우디 국왕을 맞아 환대했지만, 양국간 무기거래를 둘러싼 스캔들과 2년전 런던 7ㆍ7 지하철 연쇄테러 정보 문제 등으로 인해 국빈 방문 내내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영국 언론들이 전했다. 엘리자베스2세 여왕은 이날 버..

외국인 탈레반

아프가니스탄 경찰들은 몇달전 파키스탄과 가까운 동부 가르데즈의 검문소에서 픽업트럭을 타고 있는 여성을 발견했다.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를 뒤집어쓰고 있던 장신(長身)의 이 여성은 어디로 가느냐는 경찰의 물음에 아무 대답을 하지 못했다. 행동이 이상해 조사를 해보니, 아프간 여성이 아니라 푸른눈에 붉은 턱수염을 가진 외국인 남성이었다.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왔다는 올해 27세의 안드레 바탈로프라는 이 남성은 트럭에 450㎏ 분량의 폭발물을 싣고 있었다. `외국인 탈레반' 기승 현재 카불의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바탈로프는 3년전 이슬람에 귀의한 뒤 파키스탄으로 순례 겸 배움의 길을 떠났다. 그곳에서 그는 근본주의에 빠졌고, 탈레반의 무장투쟁에 동참해 자폭테러범이 되기로 결심했다. 뉴욕타임스는 30일 바탈로프 같..

나쁜 상품들

어린이를 노린 수면제, 납 페인트 장난감, 미네랄 없는 미네랄 워터... 세계적인 소비자 단체인 국제소비자기구(CI)가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세계 곳곳의 소비자들을 격분하게 만든 `나쁜 상품' 목록을 발표했다. 올해엔 특히 제품의 질과 유통 방식에서 어린이들을 현혹시키거나 어린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제품들이 나쁜 상품들로 선정됐다. 1960년 창설된 CI는 세계 115개국에 220여개 회원단체를 거느린 권위있는 소비자 기구로, 회원단체들의 추천을 받아 매년 `소비자들이 뽑은 좋은 상품'을 선정해 시상하면서 나쁜 상품도 별도로 뽑고 있다. 최악의 불명예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광고를 내보낸 일본 다케다(武田)약품공업의 수면제 로제럼이 차지했다. 다케다 측은 미국 시장에 로제럼을..

이라크는 아직도...

이라크 주둔 미군이 시아파 성지 카르발라 일대의 치안을 현지 정부에 이양했다. 미국은 최근 대규모 저항세력 제거작전을 벌인 결과 이달들어 미군 사망자가 크게 줄어드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치안관할권을 계속해서 이라크 측에 이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미군은 29일 바그다드 남쪽 카르발라주(州)의 치안관할권을 주 정부 측에 이양했다. 이로써 이라크 18개 주 가운데 8개 주의 치안권이 이라크 측으로 넘어갔다. 카르발라는 이슬람 4대 성지이자 시아파 최고 성지인 이맘 후세인 모스크가 있는 곳이다. 2003년 전쟁 이래 수차례 폭탄테러 참사가 발생했었으나 최근에는 치안 사정이 좋아져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 데이빗 피트레이어스 장군과 라이언 크로커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

중동 '핵 바람'

이집트가 1980년대 이후 중단했던 핵발전을 재개하겠다고 선언했다. 명분은 에너지원 다양화와 화석에너지 사용 절감 등이지만, 최근 중동 아랍국들 사이에 불고 있는 `핵 바람'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국은 즉시 환영의 뜻을 밝히고 나서, 이란ㆍ시리아 문제와 맞물려 `이중잣대'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집트 `핵 발전' 선언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29일 국영TV를 통해 방송된 연설에서 "핵발전소 몇 기를 건설하기로 했다"면서 "에너지 공급원을 다양화하고 석유ㆍ가스 보유고를 미래 세대에게 남겨주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핵발전소 건설의 구체적인 일정은 밝히지 않았으나,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으로 미뤄 향후 10년 내 가동할 수 있도록 건설을 서두르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A..

월스트리트 '신화의 몰락'

사상 최대 분기 적자를 기록한 미국 투자은행 메릴린치의 스탠 오닐(56.사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결국 퇴진하게 됐다. 카리스마 넘치는 경영자로 월스트리트를 쥐락펴락했던 오닐 회장은 결국 서브프라임모기지 파문에서 시작된 미국 신용시장 위기의 최대 제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8일 메릴린치 내 소식통들을 인용, 오닐 회장의 퇴진 사실이 곧 발표될 것으로 보이며 현재 공동회장을 맡고 있는 그레그 플레밍(44)과 메릴린치 증권부문 밥 매캔(48) 등이 후임으로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르면 29일 중으로 오닐 회장이 퇴임한 뒤 로런스 핑크 블랙록 CEO나 플레밍 공동회장이 자리를 이을 것으로 내다봤다. 앨라배마의 가난한 시골농가에서 태어나 메릴린치의 사령탑에 오른 오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