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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가 된 ‘상속자’...삼성의 이재용, 해외 언론들은 어떻게 보았나

“화난 국회의원의 질문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마치 혼나는 학생 같았다.” 2016년 12월 6일 워싱턴포스트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국회 청문회 증인석에 선 이 부회장의 모습을 이렇게 묘사했다. 이날 한국에서 ‘재벌’이라 불리는 9개 대기업 총수들이 일제히 국회에 나오자 외국 언론의 눈도 한국에 쏠렸다. 특히 박근혜 스캔들에 연루된 것과 관련한 질문에 대부분 “모른다” “기억 안 난다” 등의 답변으로 일관한 기업 총수들이 과연 글로벌 기업을 이끄는 사람들인지 의문이 든다고도 했다. 삼성을 둘러싼 스캔들은 해외 언론들에게도 중요한 관심사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삼성과 이 부회장에 대해 나라 밖에서는 어떻게 봤을까. ▶“권력과 돈 뒤에 숨어 있던 사람들이 국회에 나왔다” ..

페루로 간 소녀들

소녀들은 떠났다. 부러워 죽겠다. 요니와 친구가 고교 입학 앞두고 페루로 여행을 갔다. 리마에 계신 신부님이 애들 맡아 함께 여행해주실 예정. 인천에서 LA거쳐 리마까지는 두 아이만의 여정. 요니더러, 친구 손 꼭 붙잡고 다니라고 했다. 아예 친구한테 개목줄을 들려보내 요니를 묶어가지고 다니라 할까 했다. 신부님께서 보내주신 프로그램을 보니 1. Huaca Pucllana 피라미드(기원후 2~7세기)와 잉카마켓 2. 친차 양로원에서 외국 자원봉사자들 만나고 여행비용 중 일부 떼어 목욕탕 문 교체비 기부 (얘들 이름으로 된 페루 양로원 목욕탕 문이 생기는 것! ㅋ) 3. 보트 타고 '작은 갈라파고스'라는 Ballestas 섬 여행 4. 은하수 가득한 남반구의 밤하늘 보고 나스카로 (이것 때문에 별자리 앱도..

칼 폴라니, 다호메이 왕국과 노예무역

다호메이 왕국과 노예무역칼 폴라니. 홍기빈 옮김. 길. 연말에 잼나게 읽은 책. 모두모두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냐...고 묻는다면 사실 잘 모르겠다. 나는 서아프리카에 관심이 쪼마만큼 있으니 아무래도 더 재미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다호메이 지역의 구체적인 역사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더라도 이런 식의 지역학 연구, 이런 식의 비교경제학 방법론에 관심을 갖고 본다면 꽤 재미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낯설어도 너무 낯선 서아프리카 어느 구석탱이의 지나간 옛 자취라는 점이 아무래도 걸린다. 왜 지금 이 책을 읽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지금 우리가 아는 자본주의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역사 속에는 다른 화폐, 다른 시장, 다른 체제도 많았다는 걸 알기 위해서'라는 앙상한 대답을 내놓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앙상하..

딸기네 책방 2017.01.18

[정리뉴스]‘하드 브렉시트’로 간다...영국의 선택, 앞으로 벌어질 일들은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61)가 유럽연합(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을 떠나는 ‘하드 브렉시트’를 공식 천명했습니다. EU와의 끈을 끊고 ‘유럽 국경 너머의 나라’가 되겠다는 선언입니다. 탈퇴 절차는 3월부터 시작됩니다. 시장은 브렉시트가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한국도 EU에서 떨어져나갈 영국과의 무역협정 체결 등 브렉시트에 따른 절차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메이 총리는 17일(현지시간) 영빈관인 런던 랭커스터하우스에 각국 대사들을 초청해 연설하면서 “EU 단일시장을 떠날 것이며 관세 협정들을 새로 맺겠다”고 말했습니다. 영국이 EU 단일시장에 남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면서 이는 “EU를 결코 떠나지 않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메이는 “단일시장에..

이반 일리치, '과거의 거울에 비추어'

과거의 거울에 비추어이반 일리치. 권루시안 옮김. 느린걸음 지난 가을에 라카페 들렀을 때 기어이 책을 사고야 말았다. 표지도 이쁘고 질감도 좋고. 올해의 첫 책은 사실 이걸로 하고 싶었으나 어쩌다 보니 다른 책들에 밀렸다. 일리치의 책들은 나오는대로 사 모아야지. 경제학에 가려진 삶의 축복 저는 필요라는 개념의 당위성을 해체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필요로 인식하고 경험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노동보다도 더 근래에 창조된 것입니다. 우리가 필요라고 정의하는 그것은 과거 시대에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필요와 그에 상응하는 과거의 그것은 사회의 수많은 전제 속에서 차지하는 자리가 너무나 달라 서로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최근에 일어난 인식론적 단절이 우리가 '필요'라 부르는 것이 등장한 시점입니다. 1..

딸기네 책방 2017.01.17

오바마가 못한 핵무기 감축, 트럼프가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09년 집권 첫 해에 체코 프라하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이라는 비전을 선언했고, 그 해에 노벨평화상까지 받았다. 그러나 핵무기 양대 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의 군축은 크림반도 문제를 둘러싼 이른바 신냉전 분위기에 휘말려버렸다. 2013년 3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할 때 핵무기 대응까지 검토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으며, 오바마의 비전은 말뿐인 선언으로 끝나고 말았다. 오바마가 실패한 ‘핵 없는 세상 만들기’를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실현할 수 있을까. 트럼프가 15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타워의 사무실에서 영국 더타임스, 독일 빌트와 공동인터뷰를 하면서 러시아와 핵무기 감축 협상을 재개할 수도 있다는 말을 했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풀어주는 대신, 러시아를 핵무기 감축 협상..

윌리엄 이스털리, 세계의 절반 구하기

세계의 절반 구하기 윌리엄 이스털리. 황규득 옮김. 미지북스 오래 전에 빌 게이츠의 책꽂이에 꽂혀있는 책 소개를 파이낸셜타임스에서 봤는데, 그 중 한 권이 이스털리가 쓴 이 책이었다. 개발경제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책이라 해서 읽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번역본이 없었고, 교보문고에서 영어로 된 책을 들어다놨다 반복하다가 그냥 지나쳤다. 얼마 전 교보에 다시 들렀다가 이스털리의 또 다른 책 가 나온 것을 봤다. 결국 휴가 가기 전에 두 권 다 샀다. White Men's Burden이 원제인 이 책, 는 이미 2011년에 번역본이 나왔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펼치게 됐다.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기는 했으나 재미로 따지면 별점 2개 수준. 중언부언이 많고 설명도 부실하다. 일화들은 뜬금없고, 온통 비판으..

딸기네 책방 2017.01.15

타이베이 마지막날, 양밍산 온천과 훠궈

점심 때가 다 되어서 호텔을 나섰다. 엊저녁엔 since 1970 식당에서 만두와 국수를 먹었는데 가만 보니 그 옆에 since 1957 식당이 있네? 거기서 만두와 우육면으로 점심 해결하고 양밍산 온천으로. 이름을 조심해서 불러야 하는 쓰파이역... 여기서 택시 타고 양밍산으로. 베이터우와는 좀 떨어져 있는데 여기도 나름 온천마을이라고. 택시 타면 150위안, 6000원 정도. 버스 타고 오가긴 좀 힘들고. 택시 타니 편하다. 내려올 때도 택시 불러달라 하면 콜비 따로 없이 미터기 요금으로 온천에서 택시 불러줌. 온천에 가기 위해 준비하는...이 아니고 날이 좀 따땃해서 겉옷 하나 벗어서 집어넣는 아빠와, 시크한듯 불량하게 내려다보는 딸. 우리가 간 곳은 황지온천. 1~3관 있는데 나와 요니는 2관, ..

타이베이 네째날, 타이완대와 칭톈제

오늘도 10시 넘어 일어나 아점을 먹으러 나갔다. 라현의 '프라이빗 타이베이' 여행책 완전 내 취향. 내 친구가 쓴 책이어서가 아니라, 세심하면서도 역사 이야기가 은근 많이 담겨 있는 재미난 책이다. 아점을 먹은 곳은 라현이 추천한 장씨부인네 만두집(장타이타이빠오즈). 쭝샤오푸싱 소고백화점 옆 건물에 있는데 1층에 이천냥김밥집(이라고 하면 아무도 모르겠지? 울 회사 옆 쪼마난 김밥집임돠^^;;) 같은 가게에서 빠오즈를 판다. 빠오즈는 뚱뚱한 만두. 돼지고기 빠오즈가 진짜 예술이다! 가게는 작아보이지만 2층에 올라가면 만두 생산공장??과 함께 만두먹는 곳이 있다. 아래층에서 사다가 2층에서 먹는 시스템. 더우장(콩국) 사서 같이 먹었는데 더우장도 맘에 들었다. 버스타고 다안삼림공원 앞에 내려서 타이완국립대..

타이베이 세째날. 디화제, 룽산쓰

호텔 부근에서 아침 간단히 먹고 디화제로. 베이먼역 가기 위해 쭝샤오푸싱 역에서 갈색 원후선을 탔는데, 모노레일처럼 생겼다. 빌딩 사이로 높이 달리는 기분. 디화제의 작은 공방. 요니는 여기서 고양이가 그려진 뱃지를 두 개 샀다. 내 것도 골라달라고 했는데 엄마는 무시하고 자기 거랑 친구거랑 두 개만 사옴. 그리고 서점. 중국어는 모르니 영어로 된 책들 제목을 훑어봤는데 반중국 대만 강조, 그런 분위기. 가게 이름이 1920. 진열된 책들 대부분이 20세기 초반에 맞춰져 있다. 중국과의 결별, 식민지시절의 근대화 과정에 대한 묘한 향수같은 게 느껴진달까. 엽서 몇 장 사고. 그 위의 카페에 갔는데 커피값 비쌈. 앉아서 천천히 차 마시는 곳들은 비싸다더니, 정말 그런 듯. 커피 한 잔에 우리 돈으로 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