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ituary 29

쿠웨이트 새 국왕

아랍의 작은 나라 쿠웨이트를 석유부국으로 만들었던 셰이크 자베르 알 사바 국왕이 지난 15일(현지시간) 79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쿠웨이트 정부는 즉시 40일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했고 관공서는 휴무에 들어갔다. 아랍 전통에 따라 이튿날 곧바로 검소한 장례식이 치러졌으며, 시신은 수도 쿠웨이트시티 근교의 공동묘지 내 왕실묘역에 안장됐다. 쿠웨이트 국민들은 슬픔에 젖었으며 아랍권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애도를 보냈다고 BBC방송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후계자는 오래전부터 알 사바 국왕의 사촌동생인 셰이크 사드 알 압둘라(75·사진) 왕세제가 결정돼 있었다. 쿠웨이트는 1일 원유 230만 배럴을 생산하는 세계12위의 석유대국. 정부는 국왕 서거 뒤 "석유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그..

두바이 타령을 했더니.

석유부국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정부 수반이자 두바이의 지배자였던 셰이크 알 마크툼 빈 라시드 알 마크툼(62·사진)이 4일(현지시간) 호주 방문 도중 급서했다고 아랍권 언론들과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BBC는 지난달 28일부터 호주를 방문 중이던 알 마크툼이 이날 퀸스랜드의 호텔에서 갑자기 숨을 거뒀으나 정확한 사망원인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걸프뉴스는 아랍권 풍습에 따라 두바이 시내 움 후라이르 공동묘지에서 5일 오전 중 곧바로 장례식이 치러질 것이라고 전했으나 사망원인은 보도하지 않았다. UAE 정부는 40일의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알 마크툼은 두바이를 지배해온 알 마크툼 부족의 지도자로 부통령 겸 총리, 국방장관을 맡고 있다. 에미리트(부족국가)들의 연합으로 구성된 UAE는 독특..

피터 드러커 교수 별세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가 11일(현지시간) 사망했다. 향년 95세. 드러커가 2003년까지 석좌교수로 재직했던 캘리포니아 클레어몬트 경영대학원은 이날 오전 그가 로스앤젤레스의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미래사회를 제시한 세계적인 석학'. 드러커는 20세기 경영학의 새로운 틀을 만들어낸 인물이자 `실천하는 경영학자'로 평가받는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나 독일 함부르크 대학과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법학과 경영학을 공부한 그는 1933년 영국에서 경영평론가로 활동하면서 앞날을 내다보는 독특한 분석들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1937년 미국으로 건너가 1950년부터 뉴욕대학과 캘리포니아 클레어몬트 대학원에서 경영학, 사회학과 교수로 이름을 날렸다. 드러커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존 파울즈가 죽었군요.

컬렉터는 보지 못했지만, '프랑스 중위의 여자'를 매우매우 재미있게 읽었더랬다. 잘은 모르지만, '영국식 음산함'과는 좀 다른 '프랑스식 적막함'이랄까. 뭐, 딱히 어느나라식인지를 따질 필요는 없을지도. 오늘자 BBC 기사입니다. 오비추어리(부고 기사)는 역시 뉴욕타임스가 짱인 듯. BBC의 오비추어리는 어쩐지 별로인 것 같지만. Writer John Fowles dies aged 79 Essex 출신. 옥스퍼드대학에서 불문학 전공. 교사생활 하다가 '컬렉터' 1963년 발표하면서 화려하게 등단. 'The Magus' 'The Collector' 등 대표작. 프랑스중위의 여자(1969년작) - 메릴 스트립과 제레미 아이언스 주연으로 영화화, 1981년 오스카상 노미네이트. It was seen as a ..

딸기네 책방 2005.11.08

'사운드오브 뮤직' 와이즈 감독 타계

뮤지컬 영화의 고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와 `사운드 오브 뮤직'을 제작, 연출했던 미국 영화계의 거장 로버트 와이즈가 91세를 일기로 14일(현지시간) 타계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와이즈의 친구인 로렌스 미리쉬는 가족들을 대신해 "와이즈가 이날 심장에 통증을 호소해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메디컬센터로 후송되던 중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었다"고 발표했다. 1914년 인디애나주(州) 윈체스터에서 정육업자의 아들로 태어난 와이즈는 대학을 중퇴한 뒤 영화계에 입문했다. 41년 오손 웰즈 감독의 `시민 케인' 편집을 맡아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1940년대 할리우드 B급영화의 전성기 때 여러편의 영화를 만들어 감독으로서 이름을 얻었다. 50년대부터는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에서 성공을 거두는 명연출..

'뇌사 분만' 수전 스토리

뇌사상태에서 아이를 분만하고 결국 사망한 한 여성의 사연이 미국을 울렸다. 미 국립의료연구소 연구원이던 수전 토러스(26)가 저녁식사 도중 갑자기 쓰러진 것은 석달 전인 5월7일(이하 현지시간). 병원으로 실려간 수전의 뇌에서는 종양이 발견됐고, 그 때문에 뇌졸중이 온 것이었다. 수전은 어릴 때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을 앓았지만 9년전 완치된 줄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검사결과 수전의 뇌에는 이미 종양이 퍼진 상태였으며, 동갑내기 남편 제이슨은 의사들로부터 수전이 ‘의학적으로 사망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선고를 들었다. 두살배기 아들을 둔 수전은 또 한명의 아기를 임신한 상태였다. 워싱턴 버지니아의료센터 의료진은 수전의 생명을 억지로 연장시키지 말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제이슨은 만일 아내가 의식이 있다면 ..

어떤 로비스트의 죽음

미국 워싱턴에서 ‘독재자 이미지 세탁’을 단골로 맡아 유명세를 누렸던 로비스트가 결국 자살로 생을 마쳤다.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은 3일(현지시간) 20년 가까이 워싱턴 정계에서 로비스트로 이름을 날렸던 에드워드 폰 클로버그 3세(사진)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클로버그는 세계적인 독재자들의 이미지를 ‘세탁’해주는데에 탁월한 능력을 보인 것으로 정평났던 인물.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전대통령과 루마니아의 니콜라이 차우세스쿠 전대통령, 자이르의 모부투 세세 세코 전대통령 등이 대표적인 그의 ‘고객’이었다. 70년대 이라크 바트당 정권의 부통령으로 정보기구를 이용한 억압정치의 틀을 만들었던 후세인은 지난 1979년 정권을 물려받아 대통령직에 올랐다. 취임과 동시에 후세인은 ‘미국의 벗’으로 떠올랐으며..

이 사람의 죽음 - 야세르 아라파트

"지금 나는 한 손에 올리브 가지를, 한 손에는 총을 들고 있다. 내 손이 올리브 가지를 놓지 않게 해 달라" 이스라엘이 중동 각국을 상대로 연이은 전쟁을 치르면서 국가로서의 면모를 나날이 일신하고 있던 1970년대, 유엔 총회장에 망명자의 신분으로 나타나 세계를 상대로 연설을 했던 그 사람, 이제 거의 죽어가는 모양이다. 방금 전 뉴스를 보니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하는데, 뉴스 나오는 형식을 보니까 거의 가망이 없는 듯하다. 죽음을 눈 앞에 둔 그 사람, 그리고 싫든 좋든 그를 보내야만 하는 팔레스타인의 민중들. 팔레스타인 민족해방운동의 상징이었던 야세르 아라파트는 1929년 이집트의 카이로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의 집안은 아마도 무명의 상인 집안이었던 듯하며,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 '민족해방운동의 지..

굴드의 죽음.

아침에, 뉴욕타임스 프론트 페이지에 덜커덕(!) 실린 부음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세계 최고의 진화생물학자이자 인간복제 반대론자로 유명한 미국 하버드대의 스티븐 제이 굴드 교수가 20일 지병으로 숨졌다고 합니다. 지병인 선암종(腺癌腫)으로 뉴욕 맨해튼의 집에서 숨졌다네요. 이제 60세 밖에 안 됐는데...올초 저의 관심사가 잠시 '진화'에 가 있었을 때, 굴드 교수의 '풀하우스'를 열심히 읽었거든요. 안타깝네요, 대중적인 면에서나 학문적 측면에서나, 그 명쾌한 논리와 신랄하면서도 자기반성적인 면모들이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말입니다.('풀 하우스'에도 얼핏 그 얘기가 나오는데, 실은 굴드 교수는 암으로 오랫동안 투병해왔고, 이미 죽을 고비를 한번 넘긴 일이 있습니다. 그것과 관한 에세이를 한편 냈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