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25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마을에 가다

옛 소련 독재자 스탈린이 극동 연해주 지방에 살던 ‘고려인’들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시킨지 올해로 70년이 된다. 블라디보스토크 등지에 살다가 옛소련의 횡포에 등 떼밀려 삶의 터전을 잃은 채 낯선 땅에 내던져졌던 고려인들은 험난한 세월을 특유의 근면함과 끈기로 헤쳐나왔다. 1990년대 초반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독립을 이룬 뒤 이들 고려인, 이른바 ‘카레이스키’들은 제2의 시련기를 맞았으나 한국의 경제발전과 중앙아시아를 휩쓸고 있는 한류 붐에 재도약의 희망과 용기를 얻고 있다. 1937년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이어진 스탈린의 ‘극동 조선인 강제이주정책’에 따라 연해주를 떠나 부모 손에 이끌려 머나먼 우즈베키스탄에 내쳐졌던 고려인 소년들은 이제 고희를 훨씬 넘긴 나이가 되어 지나온 70년 험난했던 시간..

[아프간 인질 피랍사태] 한국이 아프간에 '정보채널' 없는 이유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건과 관련, 협상 소식들이 외신 보도를 통해 단편적으로 들어오면서 해석과 인용이 난무하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할 때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많고 협상이 곡절을 빚는 것이 일견 당연하지만, 한국 정부ㆍ언론ㆍ비정부기구 등 모든 분야에서 적절한 정보 채널이 없다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요인이다. 2001년 아프간전쟁 이후 한국은 카불 일대에 다산ㆍ동의부대를 파병하고 일부 재정적 지원을 약속하긴 했지만 적극적인 지원을 하지 않은 탓에 제대로 된 채널을 구축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한마디로 아프간을 "너무 몰랐다"는 것. 옆나라 일본과 비교해봐도 이는 분명히 드러난다. 지갑 여는데 인색한 한국 한국은 아프간전, 이라크전 등 2001년 9ㆍ11 테러 발생 ..

군사주의에 갇힌 근대 -별점 7개짜리.

군사주의에 갇힌 근대 문승숙 (지은이) | 이현정 (옮긴이) | 또하나의문화 | 2007-02-01 으으으... 이런 책은 별점을 마구마구 더줘야 하는데... 아주 속이 시원했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모두 이 책을 한번씩 읽어봤음 좋겠다. 올 하반기 읽은 책들 중에 정말이지! 맘에 드는 책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만들어지고 군사독재, 다른 말로 ‘개발독재’가 시작된 이래 남성성과 여성성을 어떻게 차별해서 ‘나라만들기/국민만들기’에 동원했는지를 파헤친다. 저자는 1960년대부터 1987년 이전까지를 ‘군사화된 근대성과 성별적 대중동원’의 시기로 규정하고, 그 이후 2002년까지를 ‘군사화된 근대성의 쇠퇴와 성별화된 시민성의 대두’로 정리한다. 말하자면 이 책의 핵심 개념은 ‘군사화된 근대성’이다. 귤이 ..

딸기네 책방 2007.07.21

갈피 못잡는 나토, 거기에 한국이 왜 거론되는지

냉전 시절 옛 소련권 국가들에 대항해 만들어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가 탈냉전시대에 성공적으로 적응하지 못한 채 확대와 변신의 기로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미국은 아예 나토를 확대, 한국과 일본 호주 등 아시아 국가들을 포함하는 `세계안보기구'로 만든다는 구상이지만 유럽국들은 아프가니스탄 상황이 급하다면서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글로벌 파트너십' 구상 나토 정상회담이 28일 동유럽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개막됐다. 나토 26개 회원국이 참석하는 정상회담이 옛 소련권 국가에서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반세기 전 소련 중심의 바르샤바조약기구에 맞서 창설된 나토가 옛 소련 영토에서 열린다는 것은 시대의 변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첫날인 28일 회원국들..

아프리카의 한국 붐 2

나이로비에서 인기 끄는 한국 상품들 케냐 수도 나이로비 시내 대형유통체인 나쿠마트 상점. 인도 자본으로 운영되는 나쿠마트는 케냐 전역에 15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동아프리카 상권을 장악한 인도-파키스탄계 부유층과 흑인 중산층의 소비 중심인 나쿠마트의 가전제품 코너는 한국 제품 일색이다. 시내 중심가의 나쿠마트에서는 삼성 40인치 LCD TV가 25만 실링(약 325만원), 은나노 트윈쿨링 냉장고가 16만5000실링(약 214만원)에 팔린다. 구매력기준 연간 1인당 국내총생산(CDP)이 1100달러에 불과한 케냐에서 예상을 뒤엎고 값비싼 삼성 제품이 순항을 하고 있다. 독일 보슈, 일본 산요, 네덜란드 필립스 제품은 한켠에 밀려나있는 반면 삼성과 LG 등 한국 제품들이 한가운데 넓은 자리를 차지하면서..

아프리카의 한국 붐 1

아프리카 오지에도 '메이드 인 코리아' 아프리카 오지에서도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력은 대단했다. 고려상인들이 `코리아(고려)'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면, 21세기 한국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는 제2의 개국공신은 글로벌 경제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이다. 지난달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레세디에 있는 줄루족 민속마을을 찾았다. 남아공 경제중심도시 요하네스버그에서 자동차로 40여분을 달려가야 하는 이 곳은 현생 인류의 발상지라 해서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으로, 남아공 주요 5개 부족의 거주지가 형성돼 있다. 레세디는 현지 부족어인 소토 언어로 `빛이 있는 땅'을 뜻한다. 줄루족과 코사족, 은데벨레족, 바소토족, 페디족들이 일종의 민속마을을 만들어 이 곳에 거주하고 있다. 하루 2차례 관광객들에게 거주지 ..

이스라엘이 무슨 짓을 하건 한국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6일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을 침공한 이래 가장 격렬한 전투가 벌어져, 사망자가 속출했다. 이스라엘군은 막강한 화력으로 이날 하루에만 팔레스타인인 22명을 사살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곳들을 공격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9월 국제사회의 주목 속에 철수했던 유대인 정착촌 3곳을 다시 점령했으며 공습을 퍼부어 팔레스타인인 22명을 사살했다. 11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은 베이트 라히야 마을은 길가에 시신들이 널려있는 사이로 피를 뒤집어쓴 부상자들이 급히 피신하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팔레스타인 측의 반격으로 이스라엘군인 1명이 사살되자 이스라엘군은 이날밤 다시 공격을 벌여 4명을 추가로 살해했다. 이..

서울 물가 '세계 2위'

서울의 생활비가 세계의 대도시들 중에 2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위는 러시아의 모스크바가 차지했다. 미국의 컨설팅업체인 머서 휴먼리소스 컨설팅(MHRC)이 2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의 대도시들 중 서울은 주택, 교통, 음식 등 200여개 항목을 종합한 생활비 지수가 지난해 1위였던 일본의 도쿄(東京)를 제치고 아시아 1위, 세계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조사에서 5위였던 서울의 랭킹이 뛰어오른 것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상대적 강세를 보인 탓으로 분석됐다. 1위는 모스크바였고, 도쿄는 엔화 약세에 힘입어 3위로 내려앉았다. 아시아권에서는 홍콩이 서울과 도쿄에 이어 물가가 비싼 도시로 기록됐다. MHRC는 미국 뉴욕의 물가를 100으로 잡고 세계 144개 대도시들의 물가지수..

나이지리아에서 왜 한국인이 납치됐을까.

나이지리아 유전지대에서 한국인 근로자들이 피랍된 것을 계기로, 나이지리아 정정 불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나이지리아 소요 사태는 세계 석유시장을 흔드는 불안요인으로 오래전부터 지목돼왔다. 나이지리아는 세계 10위의 산유국이지만 국민들은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인 납치 반군단체는 어떤 조직 한국인 5명을 납치한 반군은 외국 기업들의 석유자원 수탈에 항의하면서 중앙정부와 갈등을 벌여온 니제르델타해방운동(MEND·멘드)이라는 조직이다. 멘드는 지난 2월 유전지대를 장악한 다국적 석유회사들을 상대로 전면전을 선포한 이래, 외국인들을 무차별 납치하고 송유관과 유조선을 폭파하는 등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올들어 로열더치셸이 반군 공격으로 하루 45만5000..

웬 멀로니

노무현 대통령이 캐나다 마틴 브라이언 멀로니 전 총리를 정치적 모델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멀로니식 정치'가 뒤늦게 한국 정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멀로니는 1984년부터 1993년까지 캐나다연방 총리를 지내면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걸프전 파병, 서민층 세금을 올린 세제 개혁 등을 추진한 인물. 그러나 노대통령이 `하필이면' 세계의 많은 정치인들 중에서 캐나다의 멀로니를 언급한 것을 놓고, `롤 모델을 잘못 골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멀로니는 캐나다에서 `가장 끔찍한 정치인'으로 손꼽힐 정도로 경제 실패와 부패 스캔들 등에 얼룩졌던 집권자였던 탓이다. 보수언론들은 노대통령이 '멍청하다'고 욕하고, 진보적인 사람들, 좌파 쪽에서는 노대통령이 '꼴통을 골랐다'고 욕한다. 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