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캐나다 마틴 브라이언 멀로니 전 총리를 정치적 모델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멀로니식 정치'가 뒤늦게 한국 정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멀로니는 1984년부터 1993년까지 캐나다연방 총리를 지내면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걸프전 파병, 서민층 세금을 올린 세제 개혁 등을 추진한 인물. 그러나 노대통령이 `하필이면' 세계의 많은 정치인들 중에서 캐나다의 멀로니를 언급한 것을 놓고, `롤 모델을 잘못 골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멀로니는 캐나다에서 `가장 끔찍한 정치인'으로 손꼽힐 정도로 경제 실패와 부패 스캔들 등에 얼룩졌던 집권자였던 탓이다.
보수언론들은 노대통령이 '멍청하다'고 욕하고, 진보적인 사람들, 좌파 쪽에서는 노대통령이 '꼴통을 골랐다'고 욕한다. 암튼 이래저래 욕 안 할수는 없게 됐다. 누군가가 멀로니 얘기를 쓰라고 해서 자료를 좀 찾아보니... 따로 '롤 모델'이라 할 것도 없이 노대통령은 멀로니의 길을 걷고 있다....
노대통령이 멀로니에 대해 언급한 것은 지난해 10월. 당시 노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캐나다 정치에 대해 길게 언급하면서 "멀로니 전총리도 연방부가세 제도를 도입했다가 국민들에게 외면을 당했으나 그의 결단에 힘입어 뒤에 캐나다 경제가 살아났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대통령은 한국 사회의 양극화 문제를 계속 거론하면서 빈부격차 해소와 이를 위한 세제 개혁 등을 내세워왔다. 그 하나의 모델로 멀로니식 세제 개혁을 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진보보수당(PCP) 소속으로 집권한 멀로니는 캐나다에서 `빈부격차를 극대화시킨 최악의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멀로니는 세제 개혁을 한다면서 직접세인 생산자판매세(MST)를 없애고 간접세인 물품용역세(GST)를 늘려 캐나다의 세금제도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들 중에서도 세금 중 직접세보다 간접세 비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부유층에 유리한 세금제도를 갖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노대통령이 멀로니식 세제개혁을 따르겠다고 한다면, 직접세보다 간접세를 늘려 서민층 세 부담을 늘리겠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노대통령이 하는 행태를 보면, 말로는 양극화 해소니 부동산 억제니 학벌사회 타파니 하면서 실제로는 정반대로 가는 걸 볼 수 있다. 법인세 낮추고 서민들 세금 올리는 건 한나라당 주장인데, 노대통령은 멀로니라는 인물 따라한다면서 결국 한나라당이 하는 주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주장 뿐인가? 실제로도 추진을 하니 문제지...)
친미 외교를 추진했던 멀로니는 1991년 걸프전 때 4500명의 군대를 파병, 캐나다에서 거센 반전 여론에 부딪치기도 했다. 걸프전 파병은 캐나다로서는 1950년 한국전쟁 이래 최초의 해외파병이었다. 또한 일방적인 친미노선을 펼치며 당시 미국의 조지 H 부시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멀로니는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합의, 각종 공공서비스를 붕괴시켰다.
국영기업이던 캐나다에어, 캐나다석유 등을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검은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고발을 당하기도 했으며 공공의료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원주민, 무주택자,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을 없애 비난을 샀다. 진보보수당은 멀로니 집권 뒤 2석만 남기고 모든 의석을 잃는 참패를 당했으며, 결국 100년이 넘는 역사를 뒤로한 채 당이 아예 해체되는 결말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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