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민주화 53

이란 사태, 어디로 가나 [2009 07/07 위클리경향 832호]

이란은 어디로 갈 것인가. 대선 선거 부정 의혹에서 촉발된 시위로 인해 이란에서 최소한 17명이 숨지는 등 젊은이들의 희생이 계속되고 있다. 시위는 일시 소강 국면을 맞았지만 1979년 호메이니의 이슬람혁명 이래 최대 시위라는 이번 사태가 어디로 흘러갈지 단언하기는 힘들다. 테헤란에서 유혈 사태가 벌어지자 여러 외신이 ‘이란판 톈안먼’을 언급하며 대규모 인명 피해를 우려했다. 하지만 초창기만 해도 “이란은 중국과 다르다” “대선에서 압승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정부가 초강경 진압으로 위기를 자초할 이유가 없다”는 시각이 많았다. 개혁파 대선 후보였던 미르 호세인 무사비가 이슬람혁명 지도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체제에 대한 도전을 피하려 할 것”으로 보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오히려 톈안먼사태와..

여기도 또... 무바라크 아들 '세습 구도' 본격화하는 이집트

세계에서 손꼽히는 장기집권자인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79) 대통령이 아들 세습구도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뭐,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만... AP통신은 집권 국민민주당(NDP)이 지난 3일 시작된 전당대회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의 아들 가말(43.사진)이 차기 대선후보나 다름없는 `최고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선출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가말은 2002년 당 간부직을 맡기 시작한뒤 초고속 승진을 거듭,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총재로 재선출된 아버지에 이은 2인자로 등극했습니다. 가말은 NDP의 사무차장과 정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사실상 당을 모두 장악한 상태입니다. 최고위원회는 2005년 개정된 헌법에 따라 신설된 것으로, 차기 대선 후보를 결정짓는 50명의 위원들로 구성됩니다. 1981년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이..

파키스탄 비상사태와 미국의 '원죄'

살벌한 파키스탄... 파키스탄의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결국 일을 저질렀습니다. 대법원의 대선 유효여부 판결을 앞둔 3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 반대파 잡아들이기에 나선 겁니다. 파키스탄은 공포와 혼란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는군요. 잘못된 집권자를 물심양면 지원해온 미국의 `원죄'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국이 `감옥' AP통신은 파키스탄 당국이 무샤라프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전국 곳곳에서 반정부 인사들과 민주화운동가들을 잡아들이고 있으며, 보안병력에 끌려간 사람이 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경찰과 군병력이 시위대 접근을 막기 위해 주요 공공시설을 가시철조망으로 감싼 탓에 전국이 감옥이나 다름없는 상태로 변했고, 내년 1월로 예정된 총선도 연기될 전망이라고 ..

왕과 여왕

King Abdullah of Saudi Arabia, right, with Queen Elizabeth II, left, prior a state banquet at Buckingham Palace in London after the first day of the Saudi king's visit Tuesday Oct. 30, 2007.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82) 국왕이 영국 런던을 국빈 방문, 30일 엘리자베스2세(81) 여왕과 공식 만찬을 함께 했다. 여왕은 20년만에 런던을 찾은 사우디 국왕을 맞아 환대했지만, 양국간 무기거래를 둘러싼 스캔들과 2년전 런던 7ㆍ7 지하철 연쇄테러 정보 문제 등으로 인해 국빈 방문 내내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영국 언론들이 전했다. 엘리자베스2세 여왕은 이날 버..

백향목 혁명, 그후 1년

레바논의 라피크 하리리 총리가 암살된지 14일로 만 1년이 된다. 시리아의 반(半)식민지였던 레바논은 하리리 총리 피살 뒤 백향목 혁명을 일으켜 시리아군을 몰아냈으며, 지난해 5월에는 역사적인 자유 총선을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혼란은 계속되고 있고, 내분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AP, AFP 통신 등은 지난해 5월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하리리의 아들 사아드 하리리가 13일 귀국, 레바논 정치권의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아드는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총선을 통해 정계에 데뷔했지만, 시리아계 비밀 정보요원들과 무장세력의 정치인·언론인 암살이 연달아 일어나자 신변의 위협을 느껴 6개월전 국외로 피신했었다. 사아드는 귀국 일성으로 친(親)시리아계 기독교도 에밀 라후드 대통령의 퇴진을..

이럴 루가.. '하마스 충격' 중동을 강타하다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하마스가 집권해버렸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무장테러집단'으로 규정한 하마스가... 하마스는 중동평화협상에 회의적... 다 무위로 돌리려 할 수도 있고. 하마스가 의회 제2당 되면 좀 온건해지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있었는데 단독 과반수(132석 중 70석 넘는듯)로 집권해버리면, 설혹 파타를 연정에 끼워준다 하더라도 강경정책을 계속 밀고나갈 수 있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완존 발작을 할 것 같은데... 이러다간, 3월말 이스라엘 총선에서도 '협상반대' 강경파 꼴통들이 집권할 수 있다. 아라파트 죽고 나서 파타, 완전히 죽을 쑤더니 결국 이 꼴이... 1996년 첫 총선 뒤 10년만에 치러진 총선에 참여하면서 하마스는 정당으로의 성공적인 변신을 과시했다. 이번 선거에서 파타 지도부의 부패..

치사한 이집트

이집트 법원이 지난 9월 대통령선거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아성에 도전했던 야당 후보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정치 보복'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까지 석방 압력을 넣고 있어, 미-이집트 간 관계 악화 조짐이 일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카이로 지방법원은 지난 24일(현지시간) 9월 대선에서 무바라크 대통령과 경쟁했던 야당 알가드당 지도자 아이만 누르(41)에게 창당 서류를 위조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누르는 지난해 10월 알가드당을 만들면서 추천인 명부를 위조한 서류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누르는 올초 검찰의 수사를 받다가 전격 체포됐으나, 범국민적인 민주화시위가 일어난 뒤 40여일 만에 풀려났었다. 대선에서 누르는 7% 대의 지지율을 얻는데 그쳤지만 극심한 정치적 압력 ..

이집트에서 '선거혁명'이...

이집트 경찰이 26일 투표가 끝난 뒤 알렉산드리아의 투표소를 봉쇄하고 있다. / AFP 이집트 총선에서 이변에 가까운 일대 사건이 일어났다. 3단계에 걸쳐 실시되는 총선 중간개표 결과 불법단체로 규정된 이슬람운동조직 무슬림형제단이 돌풍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나면서, `선거혁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당독재 체제였던 이집트 정계에 명실상부한 `야당'이 출현함으로써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이집트 내무부는 지난 26일 실시된 2단계 총선에서 무슬림형제단이 29석을 얻었다고 발표. 이로써 무슬림형제단의 의석은 76석으로 늘어나게 됐다고 AP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지금까지 전체 26개 주 가운데 17개 주에서 선거가 마무리됐으며, 총 454 의석 중 집권 국민민주당이 197석을 차지했고 무슬림형제단..

시대를 거꾸로 가는 이집트- 이집트 정국 Q & A

거리엔 온통 무바라크 홍보 포스터 뿐. [로이터] 투표장에서 한 표를 행사하는 무바라크. [AFP] 무바라크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실린 신문 팝니다. [AP] "부정 선거다, 재선거하자!" 야당 후보 아이만 누르의 외로운 외침. [AFP] -이집트 대선에서 무바라크 현대통령의 당선이 확실하다던데. 이집트의 사상 첫 대통령 경선은 ‘민주주의’의 한계만을 드러낸 채 호스니 무바라크(77) 현 대통령의 재당선으로 귀결됐다. 현지 언론들은 지난 7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이 당선될 것이 확실하다고 9일 보도했다. 아직 공식 선거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잠정 집계결과 무바라크 대통령이 78~80%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야당 대표주자로 떠올랐던 인 알 가드 당의 아이만 누르 후보는..

이집트 선거와 아프간 선거

이집트에서는 부정 선거 논란 이틀 뒤인 7일(현지시간) 사상 첫 경선으로 실시되는 이집트 대선에서 부정 선거 논란 속에 선거관리위원회와 사법부가 충돌할 조짐이 일고 있다. 대통령선거관리위원회(PEC)는 4일 시민단체의 투표소 참관을 불허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정부와 여당이 호스니 무바라크 현 대통령의 ‘압도적 승리’를 연출하기 위해 부정선거를 자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선관위가 이같은 조치를 내림으로써, ‘불공정 선거’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법부가 정면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번 대선에는 10명의 후보가 출마했으나 대부분 군소후보들이어서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변이 없는 한 재선될 전망이다. 올봄 카이로 등지에서는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잇따랐지만 정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