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턴 프리드먼은 더 이상 주역이 아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4월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의 시장 개입을 극도로 혐오했던 경제학자 프리드먼을 거론하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 정부가 국민들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헬리콥터 드롭’ 방식의 경기부양책을 쓴 것을 비롯해, 코로나19 위기를 맞은 나라들이 경쟁적으로 돈 풀기에 들어간 것을 지지한 발언이었다. 전례 없는 글로벌 전염병 위기를 맞아 각국 정부가 ‘신자유주의 시대’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적극적인 개입에 나서면서 1970년대 이후 반세기만에 재정정책이 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정부가 기업들의 임금을 보조하고 가계에 현금을 내주고 기업 대출 보증을 해준다. 2008~2010년 미국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때에도 금리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