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버거의 (김현우 옮김. 열화당)을 읽었다. 분명, 재미있었다. 글도 너무나 좋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느낌을 '재미있다'라고 말해버리기는 쉽지 않다. 서글프고 비참하니까. 거리의 풍경, 사람들의 스케치, 인생에 대한 통찰은 어찌나 씁쓸한지. 옥탄 냄새가 나는 곳, 다이아몬드 냄새와도 약간 비슷하다. 여러분은 다이아몬드 냄새를 맡아 보신 적이 없겠지만. -10쪽 개들은 모두 숲을 꿈꾼다. 거기 가 보았든, 가 보지 않았든 상관없이. 심지어 이집트의 개들도 숲을 꿈꾼다. -11쪽 요아킴이 오렌지색 페인트를 한 통 구해주었다. 자기 집에 칠하기는 너무 밝다고 했다. 가족을 위한 색이라고, 그는 말했다. -37쪽 내가 말하는 방식은 이상하다. 왜냐하면 나도 내가 누군지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많은 것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