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동지가 되기 위한 불/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20세기 프랑스의 대표적인 시인 중 한 사람인 폴 엘뤼아르는 사랑과 열정의 시인, 그리고 ‘정치적인 시인’이라는 상반된 두 가지 평을 듣는다. 엘뤼아르는 1895년 파리 북쪽 생드니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외젠 에밀 폴 그랭델. 태어난 곳은 노동자 거주지역이었으나 엘뤼아르 자신은 회계사 아버지 밑에서 비교적 유복하게 자라났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몸이 약해 폐결핵으로 공부를 중단했고 스위스의 산골마을 다보스에서 요양을 하며 청소년기를 보냈다. 소년의 영혼에 시적 감수성이 새겨진 것은 1911~13년 요양소에서였다. 보들레르, 아폴리네르 등 프랑스의 시인들과 휘트먼을 비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