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 동독과 서독을 갈랐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그후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동독 인구 1600만명 중 200만명이 장벽 너머 서독이었던 땅을 밟았다. 동독 사람들은 서독의 가게들을 채운 ‘자본주의의 풍요’에 눈이 휘둥그레해졌고, 서독 가게들에선 청바지와 화장품 등이 동이 났다. 식품진열대에선 바나나가 사라졌으며 맥도날드 레스토랑들은 햄버거를 주문하러 온 동독 사람들로 붐볐다. 그러나 곧이어 그들이 맞닥뜨린 것은 차디찬 현실이었다. 동독 지폐는 곧 값어치가 없어졌으며 서독 정부가 일종의 ‘환영비’로 동독 사람들에게 줬던 1인당 100마르크(당시 돈으로 약 6만원)는 곧 주머니에서 새나갔다. ‘서독의 마르크를 벌어들여야 한다는 현실’이야말로 동서독의 경제적 통합을 가져온 가장 큰 요인이었다. 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