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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미국 우선주의...100년에 걸친 '아메리카 퍼스트'의 역사

미국의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우고 있다. 세계가 걱정할 일이기는 하다. 지금껏 세계를 쥐락펴락하다가, 이제 돈 떨어지고 일자리도 줄고 남의 일 걱정할 처지가 못 되니 '내 집 울타리'만 지키겠다는 것. 아무도 들어오지 마, 우리한테 물건도 팔지 마, 담 쌓을 거야, 싸움패 친구따위 필요 없어, 1진 놀이 이제 안 해... (하지만 내가 불리하면 할 지도 몰라)... 모두 이뤄질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트럼프의 말이 진심이 아닐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미국 우선주의는 트럼프가 처음 말한 게 아니며, 갑자기 튀어나온 주장도 아니다. '아메리카 퍼스트 커미티(AFC)', 어색하지만 번역을 하자면 '미국우선위원회'라는 게 있었다...

[구정은의 세계]세계가 눈 감았던 ‘트럼프 현상’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겠다며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했을 때, 반세기 동안 쌓아올린 유럽 통합의 틀을 감히 깨뜨리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보는 이들은 없었다. 영국 내 일부 극우파와 반유럽파의 선동인 줄만 알았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것도 마찬가지였다. 트럼프가 대통령은커녕 공화당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도 없다고 했다. 예상은 뒤집혔다. 여론조사가 틀린 게 아니라 '해석'이 틀린 것이었다. 브렉시트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양측의 격차는 크지 않았다. 트럼프와 클린턴 지지율 조사에서도 막판 판세는 거의 동률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렉시트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트럼프는 벽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예측한 것은 주류 미디어와 연구기관들이었다. 브렉시트 찬반 여론..

알콜 금지, 불가지론 금지, 우주에선 가능...미 선거의 이색 조항들

알콜 금지, 불가지론 금지, 우주에선 가능. 미국 대선이 현지시간 기준으로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8일 치러질 대선에는 특이한 규칙들이 많다. 직접선거가 아닌 간접선거, 주별 승자독식제 등 미국 대선만의 특징들은 잘 알려져 있으나 주별로, 지역별로 여러 가지 유별난 규정들이 있다. 영국 BBC방송 등은 미국 선거제도의 ‘신기한 조항들’을 4일 정리했다. 알콜 금지 명시적으로 연방 차원에서, 혹은 주 정부 차원에서 알콜을 금하지는 않지만 인디애나처럼 ‘관행적으로’ 술 판매를 금지한 주나 도시들이 적지 않다. 이런 관행이 만들어진 것은 초대 대통령 시절인 조지 워싱턴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758년 워싱턴은 의회 선거에 출마하면서 50파운드의 선거비용을 써서 유권자들에게 술을 샀고, 결과적으로 승리했다...

세계의 멋진 공중정원들

하늘의 정원들. 생각만 해도 너무 낭만적이야(라우라 버전, 연식 인증 ㅋㅋ). CNN에 세계의 공중정원들을 소개한 화보가 실렸다. 멋지다. 밀라노의 버티칼가든. Stefano Boeri라는 건축가가 설계했다고. 116m, 76m 높이의 건물 2개 동으로 돼 있다. 2014년 완공됐는데 건물에 총 800그루의 나무를 심었다고. 스위스의 로잔에도 내년에 비슷한 건물이 들어선다고 한다. 아래는 가상도. Cedar Tower라는 이름으로 지어지는 이 건물은 120m 높이에 이를 것이라는데, 백향목(cedar)을 100그루 심는다고 한다. 예전에 최창모 교수님께 "레바논은 뭐가 좋아요" 여쭤보니, "역시 백향목"이라 하셨다. 2004년 레바논 민주화 혁명을 '백향목 혁명'이라 불렀고, 이 나라 국기에도 백향목이 ..

딕과 프리먼의 여행.

사막에는 빨간 꽃을 피운 선인장이 서 있었고, 우리가 앨버커키로 다가가는 동안 딕은 좋아서 정신이 나갈 지경이었다. 태양은 우리를 위해 빛났고, 경찰차가 우리를 환영했다. 딕은 경찰차가 우리에게 서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을 알아채는 데 한참이 걸렸다. 경찰은 우리가 책에 나오는 모든 교통법규를 어겼다고 공손하게 말해 주었고, 약식 재판을 하는 법정에 출두하라고 했다. 판사는 벌금 50달러를 내라고 했다. 판사는 자기가 내린 과속 벌금 중에서 이번이 가장 비싼 벌금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앨버커키의 기록을 깼다. 딕은 이때부터 그가 가진 최고의 능력을 발휘했다. 우리가 어떻게 이타카에서 앨버커키까지 3200킬로미터를 사랑하는 여인에게 청혼하러 달려왔는지, 앨버커키는 얼마나 멋진 도시인지, 3년만에 처음 ..

“박근혜 대통령, 미스터리 여성과의 관련성 인정하며 사과” 외신들 보도

“박근혜 대통령이 미스터리같은 여성(mysterious woman)과의 관련성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최순실씨에게 연설문 등이 유출된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를 하자 AP통신 등 외신들은 “부패 스캔들의 중심에 있던 의문의 여성과의 관계를 인정했다”며 잇달아 보도했다. AP는 “박 대통령은 정부에서 공식적인 직함이 없는 여성이 핵심적인 연설문 편집에 관여했다는 사실이 전날 TV에 보도된 뒤 하루만에 사과를 했다”면서 최순실씨의 이름과 함께 박 대통령의 사과 내용을 전했다. AP는 “현지 언론들은 최(순실씨)가 박(대통령)과의 관계를 명분으로 기업들을 압박해 비영리재단에 기부를 하게 했다고 보도했다”며 최근 불거진 K스포츠, 미르재단을 둘러싼 스캔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박은 사과를 ..

지역별 글에 대한 그 지역 '전문가'들의 반응

여러 지역에 대한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데, 읽는 이들, 특히 나름 그 지역에 대해 잘 아는 분들의 반응이 ‘지역별로’ 다르다. 아주 가볍게, 주관적으로 정리해보면~~ 1. 내가 가장 많이 다녀본 곳은 아프리카인데 그 동네는 사실 말 덧붙이고 알은체 하는 분들이 많지는 않다. 거기 다녀온 분들이나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은 그 동네 이야기가 나오면 엄청 반가워한다. 그리고 조심조심 추억을 꺼내며 이야기한다. 반대로, 뭣도 모르는 분들과 이 지역 얘기할 때 가장 화가 나기도 한다. 단적으로, 정부 돈 받아 이 지역 관련 뭐뭐 만들어놓고 세금 까먹으면서 인종차별적이고 무식한 소리 할 때... 2. 중동은 전문가들이 워낙 많다. 아마도 국내 지역 전문가들을 줄 세워놓거나 관련 서적을 줄지어 늘..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들

0.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風の谷のナウシカ (1984, 미야자키 하야오)지브리 만들기 전의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이니 0번으로... ㅎㅎ가장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습작 비슷한 만화책도 갖고 있음. 1. 천공의 성 라퓨타 天空の城ラピュタ (1986, 미야자키 하야오) 지브리 작품들 중 가장 처음 본 것. 너무너무너무 재미있었다. 비디오테이프로 갖고 있다가 DVD로 바꿔 소장 중. 음악도 좋고... 2. 반딧불이의 묘 火垂るの墓 (1988, 다카하타 이사오)그냥 그랬음 3. 이웃의 토토로 となりのトトロ (1988, 미야자키 하야오)히히히 4. 마녀배달부 키키 魔女の宅急便 (1989, 미야자키 하야오)쫌 귀엽지만 그냥 그랬음. 5. 추억은 방울방울 おもひでぽろぽろ (1991. 다카하타 이사오)수없이 돌려가며 봤던..

이 도시에 살고 싶다

인도 남동부 타밀나두 주(州) 오로빌Auroville은 49개국에서 온 2300여 명의 주민이 살아가는 마을이다. ‘모든 인류가 함께 사는 공동체’를 슬로건으로 내건 오로빌은 시민들이 어떤 가치를 나누고 존중하면서 살아가야 하는지를 배우고 실천에 옮기는 소도시다. 국적과 인종·민족·종교·성별에 상관없이 시민들은 서로를 차별하지 않고 배려한다. 인도의 작은 행정구역이지만 이제는 세계인의 눈과 귀가 쏠린 실험장이 됐다. 1968년 세워진 이곳의 실험은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다. 풀 한 포기 없던 황무지는 녹색공간으로 바뀌었다. 피부색도 종교도 제각각인 아이들은 한 학교에 다니며 크리스마스 대신 타밀나두 전통 명절에 ‘트리’를 세운다. 이들이 기념하는 것은 예수의 탄생이 아닌 전통적인 ‘빛의 축제’이지만, 사실 ..

딸기네 책방 2016.10.20

엘모소테, 학살의 가려진 기억

중미의 엘살바도르에서는 1980년부터 1992년까지 정부군과 좌익 무장단체 파라분도 마르티 민족해방전선 Frente Farabundo Martí para la Liberación Nacional (FMLN) 간에 내전이 벌어졌다. 오스카르 로메로 Óscar Arnulfo Romero y Galdámez(1917-1980) 대주교의 죽음으로 유명해진 이 내전으로 7만5000명 이상이 숨졌다. 사망이 확인되지 않은 채 ‘실종’으로 남아 있는 사람도 8000명에 이른다. 당시 정부군은 반군을 소탕한다며 민간인들을 대량학살했다. 그런 학살 중의 하나가 엘모소테 El Mozote라는 곳에서 일어났다. 엘모소테는 온두라스와의 국경에 인접한 엘살바도르 북부의 작은 마을이다 내전 초기인 1981년 12월 11일,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