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6265

타이베이 마지막날, 양밍산 온천과 훠궈

점심 때가 다 되어서 호텔을 나섰다. 엊저녁엔 since 1970 식당에서 만두와 국수를 먹었는데 가만 보니 그 옆에 since 1957 식당이 있네? 거기서 만두와 우육면으로 점심 해결하고 양밍산 온천으로. 이름을 조심해서 불러야 하는 쓰파이역... 여기서 택시 타고 양밍산으로. 베이터우와는 좀 떨어져 있는데 여기도 나름 온천마을이라고. 택시 타면 150위안, 6000원 정도. 버스 타고 오가긴 좀 힘들고. 택시 타니 편하다. 내려올 때도 택시 불러달라 하면 콜비 따로 없이 미터기 요금으로 온천에서 택시 불러줌. 온천에 가기 위해 준비하는...이 아니고 날이 좀 따땃해서 겉옷 하나 벗어서 집어넣는 아빠와, 시크한듯 불량하게 내려다보는 딸. 우리가 간 곳은 황지온천. 1~3관 있는데 나와 요니는 2관, ..

타이베이 네째날, 타이완대와 칭톈제

오늘도 10시 넘어 일어나 아점을 먹으러 나갔다. 라현의 '프라이빗 타이베이' 여행책 완전 내 취향. 내 친구가 쓴 책이어서가 아니라, 세심하면서도 역사 이야기가 은근 많이 담겨 있는 재미난 책이다. 아점을 먹은 곳은 라현이 추천한 장씨부인네 만두집(장타이타이빠오즈). 쭝샤오푸싱 소고백화점 옆 건물에 있는데 1층에 이천냥김밥집(이라고 하면 아무도 모르겠지? 울 회사 옆 쪼마난 김밥집임돠^^;;) 같은 가게에서 빠오즈를 판다. 빠오즈는 뚱뚱한 만두. 돼지고기 빠오즈가 진짜 예술이다! 가게는 작아보이지만 2층에 올라가면 만두 생산공장??과 함께 만두먹는 곳이 있다. 아래층에서 사다가 2층에서 먹는 시스템. 더우장(콩국) 사서 같이 먹었는데 더우장도 맘에 들었다. 버스타고 다안삼림공원 앞에 내려서 타이완국립대..

타이베이 세째날. 디화제, 룽산쓰

호텔 부근에서 아침 간단히 먹고 디화제로. 베이먼역 가기 위해 쭝샤오푸싱 역에서 갈색 원후선을 탔는데, 모노레일처럼 생겼다. 빌딩 사이로 높이 달리는 기분. 디화제의 작은 공방. 요니는 여기서 고양이가 그려진 뱃지를 두 개 샀다. 내 것도 골라달라고 했는데 엄마는 무시하고 자기 거랑 친구거랑 두 개만 사옴. 그리고 서점. 중국어는 모르니 영어로 된 책들 제목을 훑어봤는데 반중국 대만 강조, 그런 분위기. 가게 이름이 1920. 진열된 책들 대부분이 20세기 초반에 맞춰져 있다. 중국과의 결별, 식민지시절의 근대화 과정에 대한 묘한 향수같은 게 느껴진달까. 엽서 몇 장 사고. 그 위의 카페에 갔는데 커피값 비쌈. 앉아서 천천히 차 마시는 곳들은 비싸다더니, 정말 그런 듯. 커피 한 잔에 우리 돈으로 800..

타이베이 둘째날. 베이터우 온천과 용캉제.

늦으막히 일어나 만두 사다 아점 때우고 신베이터우로. 오늘의 주제는 온천. 땀수이선 타고 베이터우로. 거기서 다시 신베이터우까지 한 정거장. 열차가 고공을 느릿~느릿 걸어간다. 느리고 귀여운 열차. 신베이터우는 아타미풍, 그러니까 일본풍 온천마을. 실제로 아타미라는 이름의 온천호텔도 있다. 그곳에서 우리를 맞은 건물. 온천인 줄 알고 좋아했는데 알고 보니 도서관이어서 급실망. 하지만 엄청 멋지면서도 위압적이지 않은. 온천 초입의 도서관이라니, 이거 쫌 근사한걸? 노천탕 들어갈 때까지 잠시 시간이 남아 도서관 구경. 지금껏 본 하수구 중 가장 공들여만든 것인듯. 오래된 돌장식들 사이를 콘크리트로 메워 만든 난간도, 나무 의자도 모두 깔끔하면서도 소박하고 이쁘다. 손때 묻은 거리 살림을 아끼고 가꾸는 느낌...

타이베이 산책 첫날.

두번째 대만 여행. 2013년에 왔을 때는 여름이라 덥기도 했지만, 지우펀 고궁박물관 중정기념관 등등 유명하다는 곳 찍고 거기에 화롄 부근의 리조트에까지 다녀오느라 정신 없었다. 게다가 숙소는 명동급 번화가인 시먼딩. 용산사가 가까운 건 좋았지만 번잡하기 그지 없었음. 이번엔 타이베이 여행책 쓴 라현의 추천으로 쭝샤오푸싱의 레지던트스러운 호텔을 예약. 위 사진이 호텔 입구. 겉으로 봐선 호텔이라는 걸 알 수 없는 허름한 외관. 하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있을 건 다 있다. 만족. 바로 앞에 소고백화점 등 쇼핑할 곳 즐비한 번화가인데 뒤로 돌아서면 평범한 주택가라는 것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얼핏 보면 칙칙한데 타박타박 걷다 보면 어찌나 깨끗하고 단정한지. 어제 타이베이 도착해 짐 풀고 동네 돌아다니고. 오늘..

우치다 타츠루, 하류지향

하류지향우치다 타츠루. 김경옥 옮김. 민들레 우치다의 책은 두 번째이고, 집에 한두 권 더 있는 듯 싶다. 어떻게 보면 지식인 꼰대 아저씨인데 그가 하는 진심 어린 말들이 콕콕 박힌다. '옛날엔 그래도 이렇지는 않았어, 가난했지만 희망과 열성이 있었어, 요즘엔 모든 게 돈 위주로만 돌아가서 너무 심해'라고 이 아저씨 혹은 할아버지는 말씀하신다. 그럼에도 폭력적인 노친네 잔소리로 들리지 않는 것은, 지금 우리 모두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엔 모든 게 돈 위주로만 돌아가서 너무 심하다는 걸. 이 시대에 절망하고 있기에, 이 할아버지의 잔소리를 새겨듣게 되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배움의 장에 서게 되면 첫 질문으로 "이걸 배우면 뭐에 도움이 되나요?"라고 묻는다. 아주 냉정하고 어떤 면에서는 비즈니스 냄..

딸기네 책방 2017.01.07

클린턴, 메르켈, 아웅산 수치, 박근혜...여성 정치인이 걷는 길들

“역사.” 지난 7월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은 트위터에 ‘역사’라는 한 마디를 올렸다. 미국 민주·공화 양당을 통틀어 역사상 첫 여성후보가 된 것에 대한, 짧지만 강력한 논평이었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민주당 전당대회장 연단을 메운 화면은 유리천정이 깨져나가는 장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아마 클린턴이 대선에서 이겼다면, 뉴욕의 축하파티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클린턴은 승리를 예상하면서 자축 무대로 유리로 된 건물을 택했으니까. 하지만 결과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였다. 300만표 가까운 표를 더 얻었음에도 미국 대선의 구조적인 문제인 간접선거, 승자독식 제도 탓에 그는 패했다. 그래도 역사가 지워지지는 않는다. 클린턴이 트위터에 ‘역사’..

위대한 독재자가 되는 법?

위대한 독재자가 되는 법?미칼 헴. 박병화 옮김. 에쎄 그리 재미있지는 않았고 재치있지도 않았다. 신랄하게 비꼬아서 쓰려고 한 모양이지만, 독재국가에서 일어난 학살과 인권침해는 그렇게 웃어 넘길 일이 아니었다. 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 내전을 생각하면 그곳 군벌들의 잔혹함과 그곳 사람들의 비극을 유머로 넘길 수가 없다. 두번째, 제3세계 정치구조를 딱 2mm 분량으로 얄팍하게 다루면서 독재자들의 작태를 우스개로 삼는 것이, 제3세계를 이해하는 데에 어떤 도움을 줄까 싶다. 결과적으로 이런 종류의 글이 '아프리카 후진국들 꼬라지가 그렇지'라는 느낌만 굳히게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세째, 르완다의 폴 콰가메나 우간다의 요웨리 무세베니는 '아프리카의 무식한 독재자들'로 쉽게 치부해버릴 수 없는 사람들이다. 4..

딸기네 책방 2017.01.03

2016년의 딸기

새해가 됐으니...지난해의 나를 돌아본다. 1. 작년에 본 것들랑야방보보경심환락송후궁견환전미월전위장자여의 담윤현미인심계경세황비그밖의 것들위황후전은 지금 보고 있고.그리고 한국 것으로는시그널응답하라 1988런닝맨과 무도는 늘 그렇듯 다 챙겨봤고...도깨비와 푸른 바다의 전설 다 보고 있고... 장하다... 스스로 쓰담쓰담... 2. 작년의 게임들1010은 3만점 넘었고(참고로 요니네 반 친구들은 1만점도 못 낸다고 함. 짜식들... ㅎㅎ)스와이프 벽돌깨기는 고만고만... 초반이 넘 재미없어...Atomas는 9만점대를 기록으로, 안 올라감 엉엉엊그제 무한 슬라이스 깔았는데 200 간신히 넘기고 정체됐음 3. 작년에 들은 것들글렌 굴드의 바흐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기념???으로... 피터폴&메리를 한번..

2016년 읽은 책들

1. 현대 중동의 탄생. 데이비드 프롬킨, 이순호 옮김. 갈라파고스 왜 언론들이 이 책을 찬양하며 널리 소개했는지 잘 모르겠다. 너무 길다. 방만하다. 정확히 말하면 현대 중동의 탄생을 다룬 책이라기보다는 '영국의 중동정책사'다. 2. 대런 애쓰모글루·제임스 로빈슨.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최완규 옮김. 시공사. 1/14 3. 빌프리트 봄머트, 빵과 벽돌. 김희상 옮김. 알마 1/25 4. 이탈로 칼비노. 반쪼가리 자작. 이현경 옮김. 민음사. 2/1 5. 강윤중. 카메라, 편견을 부탁해. 서해문집 3/6 6. 사이토 도시야, 오하라 미치요. 행복한 나라 부탄의 지혜. 홍성민 옮김. 공명. 3/18 돈 아깝다... 1만3000원짜리 책인데, 2000원짜리 팜플렛으로 만들면 딱 알맞은 수준. 진짜 내용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