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29

이란 대선, 골치 아픈 오바마

이란 대선에서 강경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재선된 것은 중동정책의 일대 전환을 모색해온 미국에는 몹시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정부는 이를 이란인들의 선택으로 받아들이면서 앞서 밝혀왔던 대로 관계 개선 노력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13일 이란 대선 결과에 대한 논평은 피한 채 “이란 국민들, 특히 젊은이들의 열정적인 토론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는 요지의 두 줄짜리 성명을 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미국은 이란 선거에 대해서는 언제나 논평을 하지 않아왔다”며 “선거결과가 이란인들의 진정한 바람이 반영된 것이었기를 바란다”고만 말했다. 클린턴 장관이 “부정선거 논란을 비롯한 이란의 정치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는 했지만, 오바마 정부..

이란 대선 두 라이벌

‘돌풍의 무사비’냐, ‘기사회생 아마디’냐. 12일 치러진 이란 대선의 두 라이벌, 미르 호세인 무사비(67) 전총리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52) 대통령의 싸움은 개혁파와 보수파, 공화주의자와 근본주의자, 친서방파와 반서방파의 대결로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그 중에서도 관심사는 단연 무사비다. ‘보수적인 개혁가’, ‘개혁파가 되어 나타난 이슬람혁명 1세대’, ‘새롭게 떠오른 오래된 스타’. 무사비에 대한 이란 언론들과 외신들의 묘사는 모순들의 결합으로 이뤄져 있다. 이란 동부 아제르바이잔 주(州) 하메네의 상인 집안에서 태어난 무사비는 주류민족인 이란계(파르시)가 아닌 소수민족 아제르계다. 아야툴라 호메이니의 뒤를 이은 현 최고종교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와는 동향이고 한 집안 출신이다. 대학에서 이슬람건..

내일 이란 대선

이란 대선이 12일 실시된다. 핵 문제와 반이스라엘·반서방 대외정책, 경제문제 등 3대 이슈를 놓고 보수파와 개혁파는 명운을 건 승부를 벌인다. 판세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박빙이다. 1라운드에서 결판이 나지 않아 결선투표로 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보수파를 대표하며 재선을 꿈꾸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대통령과 개혁 세력의 스타로 부상한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총리 측은 11일에도 서로를 맹공격하며 막바지 선거전을 펼쳤다. 아마디네자드는 “부시(전 미국 대통령)가 나더러 ‘이란이 왜 핵에너지가 필요하냐’고 했었는데, 저들(개혁파)은 지금 미국과 똑같은 소리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무사비는 아마디네자드의 강경한 핵 정책과 반이스라엘 발언들 때문에 서방과의 갈등이 깊어지고 이란의 이미지가 나빠졌다고 ..

'제2의 혁명' 꿈꾸는 이란 여성들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는 9일 밤늦도록 ‘축제’가 이어졌습니다. 오는 12일 대선을 앞두고, 개혁파 후보 미르 호세인 무사비(아래 쪽에 사진 있어요)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제2의 이란 혁명’을 외치며 거리로 쏟아져나와 다음날 새벽까지 축제를 방불케 하는 캠페인을 벌인 겁니다. 이슬람식 스카프에 하이힐 차림으로 무사비를 연호하는 여대생들, 손 붙잡고 거리로 나와 무사비의 상징색인 녹색 깃발을 휘두르는 엄마와 딸들, 페르시안 힙합을 틀어놓고 행진하는 자동차들…. 테헤란 아자디 광장과 헤이다르니아 스타디움 등은 음악과 행진과 정치 구호들로 뒤덮였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여성들의 옷차림을 단속한다며 횡포를 부렸을 경찰도 질서유지에만 신경쓸 뿐, 전혀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이란 프레스TV와 뉴욕타임스 등이 전했습..

또 시작이다

아침 출근길에 일부러 시청으로 둘러서 왔다. 시청 앞 광장에 민주당, 민노당, 진보신당 의원들이 가서 앉아있는데 차벽은 안 둘렀지만 전경들을 쫙 깔았다. 의원들은 아직 안 건드렸지만, 다른 사람들은 끌어내기 시작한 모양이다. 방금 그리로 지나온 부장 말씀이, 사람들 끌어내고 있다고. * 국회의원들도 다 끌어내고 있다고 한다.

석유기업 '추악한 두 얼굴' 드러낸 원주민들의 소송

세계적인 에너지기업 로열더치셸이 나이지리아 유전 개발 과정에서 환경파괴와 인권침해를 일으킨 책임을 인정하고 현지 주민들에게 배상하기로 했습니다. 다국적 에너지기업들이 제3세계 자원을 꺼내가면서 현지 독재정권과 결탁, 원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거나 환경을 파괴하는 일은 다반사입니다. 셸 사건은 서방 에너지기업의 추악한 두 얼굴과, 이에 맞선 원주민들의 목숨 건 투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국-네덜란드 에너지기업인 셸은 8일 미국에서 제기된 나이지리아 환경운동가 처형 개입 관련 소송에서 일부 책임을 인정하고 1550만 달러(약 200억원)를 내기로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BBC방송 등이 보도했습니다. 나이지리아 오고니족 원주민 운동가들이 5월27일 미국 뉴욕 연방법원 앞에서 셸의 원주민 탄압에 대해 배..

레바논 총선, 친서방파 승리

친서방-반서방 정치세력의 각축전이 벌어져온 레바논 총선에서 친서방 세력이 이겼다. 이란과 시리아의 지원을 받아온 헤즈볼라는 패배했다. 중동정치의 시금석인 레바논 선거 결과는 ‘이슬람과의 화해’를 내세운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흘 앞으로 다가온 이란 선거와 미-시리아 관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8일 베이루트에서 총선 승리 연설을 하는 사아드 하리리 /AP 레바논 친서방 정당연합체인 ‘3·14연합’ 지지자들이 7일 총선 뒤 베이루트 시내에서 2005년의 ‘백향목 혁명’을 상징하는 깃발을 들고 총선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수니-기독교 연대세력과 시아-기독교 연대세력이 맞붙은 이번 선거에서는 온건 기독교 유권자들의 선택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로이터 사아드 하리..

오바마의 새로운 '중동 독트린'?

“미국 외교의 새로운 독트린이 시작됐다” 미국과 중동·이슬람 관계의 ‘새로운 시작’을 역설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지난 4일 카이로대 연설에 국제사회가 열띤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8년간 지구촌을 전쟁과 갈등으로 몰아넣었던 미국의 중동정책이 이제 제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아직 남은 과제가 쌓여 있지만, 무슬림들에게 직접 다가 미국의 이미지를 회복시킨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목표는 일단 달성한 셈이다. 오바마는 카이로 연설에서 이슬람과의 화해를 강조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국가의 공존을 역설했다. ‘테러리스트’나 ‘테러리즘’, ‘테러와의 전쟁’ 같은 말은 꺼내지도 않았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새로운 언어로 전달된 오바마의 메시지”로 평했고, 오바마에 비우호적인 우파 언론 폭스뉴스조차..

오바마, "이란 핵발전할 권리있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의 ‘평화적 핵 이용’ 권리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동 순방을 앞두고 2일 영국 BBC방송과 회견하면서 “나는 이란이 에너지 문제를 고려해 합법적으로 핵 발전을 하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평화적으로 핵을 이용할 권리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이래로 이란에 일관되게 대화를 제의해왔으며, 백악관 관리들은 이란의 평화적 핵 이용을 인정해주는 듯한 발언을 계속해왔다. 이란이 국제 핵 감시 체제 안에서 무기화 의도가 없음을 ‘투명하게’ 보여준다면 핵 재처리를 문제삼지 않겠다는 뜻을 명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 괜히 친절한척 하다가 애를 울리는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이란은 핵 개발에 대해 “전력생산을 위한 평화적인 활동”이라고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