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19

“이라크든 중국이든, 어디든 가겠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비행기 회견’  

“내 죄와 내 실수를 생각하려 애쓴다. 2~3년이 지나면 나도 아버지의 집으로 떠나지 않겠느냐.”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한국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앞날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동승한 기자들로부터 교황의 ‘글로벌한 인기’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교황은 “하느님의 사람들이 그만큼 관대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내 죄와 내 실수들을 생각하면서, 오만해지지 않으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교황은 슈퍼스타급 인기를 스스로 받아들이고 요즘에는 “좀 더 자연스럽게” 처신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하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그 인기가) 처음으로 조금 두려워졌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인기는) 짧은 시간만 지속될 뿐임을 알기 때문”이라며 “2~3년이 지나면 (하느님) ..

여학생 납치 ‘보코하람’, 이번엔 남성 100명 납치  

여학생들을 집단납치, 200여명을 여전히 숲 속 기지에 감금해놓은 채 풀어주지 않고 있는 나이지리아 이슬람 극단조직 보코하람이 젊은 남성들까지 대거 납치했다. 나이지리아 인터넷매체 펀치는 보코하람이 차드에 인접한 북동부 보르노주의 도론바가 지역에서 지난 10일 100명 넘는 남성들을 끌고갔다고 14일 보도했다. 이 지역 중심도시 마이두구리의 한 관리는 납치된 이들이 젊은 남성들이며 그 중에는 아직 성년이 되지 않은 소년들도 있다고 전했다. 몇몇 여성들도 끌려갔다. 이 과정에서 현지 주민 수십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코하람의 공격으로 도론바가의 마을들이 파괴되고, 수천명이 보르노주와 이웃한 요베주 등으로 피란을 떠났다. 휴먼라이츠워치(HRW) 등 인권단체들은 보코하람이 전투병으로 동원하기 위해..

골칫거리 이라크 알말리키 총리, 결국 물러나기로  

이라크 수니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공격 속에서도 정권 지키기에 급급해 비난을 샀던 누리 알말리키 총리가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알말리키 총리는 14일 의회 연설에서 “차기 총리 후보로 나서지 않고 새 총리 지명자인 하이다르 알아바디 동지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06년 집권한 알말리키는 지난 4월말 치러진 총선에서 시아파 정당연합체를 이끌고 승리했으며, 세번째 총리직에 도전하겠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그의 시아파 정권은 지난 8년간 일부 기득권층이 중심이 돼 권력을 독식하고 재건 과정에서 부패를 일삼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권력 핵심에서 배제된 수니파와 쿠르드족의 반발이 거셌다. 정부군 격인 치안군을 시아파 중심으로 구성해 사병(私兵)처럼 만들었다는 비난도 많았다. ..

교황 한글 트윗, “노년층과 젊은이들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특별히 노년층과 젊은이들에게.” 14일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위터로 보내는 한글 메시지를 올렸다. 교황은 영어와 한글 두 가지로 올린 트윗 글에서 한국인들을 위해 하느님의 은총을 기원하며 “특별히 노년층과 젊은이들에게”라고 덧붙였다. 다만 ‘젊은이들’은 맞춤법이 틀려 ‘젋은이들’로 잘못 썼다. 나이든 이들을 위한 복지와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 만들기는 교황이 세계를 향해 꾸준히 던져온 화두다. 교황은 지난 6월 가톨릭 구호기구가 운영하는 로마의 노인보호시설을 방문해 “유럽이 나이든 사람들을 내몰고 있다”, “노인들은 버림받고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얻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말 아르헨티나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인생을 잘 살기 위한 10가지 조언을 얘기할 때..

프란치스코 교황의 아시아 방문... 교황청도 '피봇 투 아시아'?

로마가톨릭도 ‘피봇 투 아시아(아시아로의 축 이동)’를 하려는 것일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방한에 이어 내년 초 필리핀, 스리랑카를 방문한다. 서방 언론들은 전통적으로 가톨릭이 강세인 유럽과 남미 대신, 교황이 아시아 대륙에 관심을 쏟고 있다며, 교황의 아시아 연쇄 방문의 배경에 대한 기사들을 쏟아냈다. 교황이 즉위한 뒤 1년 반 가까이 지났지만, 교황이 이탈리아 밖으로 나간 것은 지난해 7월 브라질 세계가톨릭청년대회 방문과 지난 5월 2박3일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방문 등 2번 뿐이었다. 한국 방문에 이어 교황은 다음달 동유럽의 알바니아를 찾을 계획이고, 내년 1월에는 필리핀과 스리랑카를 방문한다. 13억명에 이르는 세계 가톨릭인구 중 아시아인이 3%에 불과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시아에 이례적으로 ..

에볼라에 강타당한 마을, “봉쇄 때문에 굶어죽을 판”  

곳곳에 죽음의 잔해들이 흩어져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로 숨진 사람들에게 투약됐던 약봉지가 빈 집에 흩어져 있고 생리식염수 포장용기가 진흙탕에 나뒹군다. 약은 듣지 않았고, 감염자들이 병원으로 실려갔을 때는 이미 너무 늦은 상태였다. 이 집에서는 10명이 숨졌고, 저 집에서는 아이 3명과 어른 1명이 숨졌다. 조금 떨어진 곳에는 아내를 에볼라에 잃은 노인 한 명이 외롭게 남아 있다. 옆집에서는 7명이 목숨을 잃었다. 부모를 잃은 6살, 7살 어린 자매는 집 앞에 우두커니 앉아 있다. 마을 학교 교사 셰쿠 자야(35)는 “일가족 17명이 사망한 집도 있다”고 전한다. “너무 많은 이들이 죽었다. 이 마을을 버리고 떠나고 싶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12일 전한, 에볼라에 강타당한 시에라리온 동부 은잘라 응기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잘 알려지지 않은 면면들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3월 즉위 이래, ‘파파 프란치스코’의 행보는 세계의 관심사다. 미국 종교관련 통신인 RNS는 교황의 한국방문과 내년초로 예정된 스리랑카·필리핀 방문 등을 들며 “가톨릭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는 아시아 가톨릭을 중시하겠다는 뜻”이라고 10일 분석했다. 교황은 어떤 전임자보다도 로마가톨릭 주류에서 벗어난 모습을 많이 보여왔고, 또 지구촌 구석구석에 관심을 표해왔다. 그 뒤에는 남미의 슬럼가를 곁에 두고 사목활동을 해온 교황의 인생의 면면이 배어있다. 아르헨티나 언론들과 가톨릭뉴스서비스(CNS), 바티칸인사이더 등의 보도를 통해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교황의 이면들을 알아본다. 한 소녀 때문에 사제 꿈 접을 뻔 아이들을 유난히 좋아하고 ‘가족과 ..

푸틴의 다목적 포석 ‘에너지 정치학’

러시아가 세계 최대 에너지회사인 국영 천연가스회사 가스프롬의 러시아 내 ‘독점체제’를 깰 태세다. 세계 에너지산업의 한 축인 러시아의 에너지부문 재편 움직임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중국으로의 에너지수출을 늘려 ‘아시아로의 축 이동’을 가속화하려 하는 것인 동시에, 서방의 제재에 맞서기 위한 다목적 포석이기도 하다. 가스프롬과 로스네프트, 두 개의 거대 에너지 기업을 보유한 러시아가 노리는 새로운 ‘에너지 지정학’은 어떤 것일까. 푸틴 “가스프롬 독점 체제 재검토하라” 파이낸셜타임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의 천연가스 독점체제를 재검토할 것을 당국에 지시했다고 23일 보도했다. 푸틴의 지시에 따라 정부는 향후 몇 년 간 러시아의 최대 에너지 프로젝트가 될 시베리아 천연가스..

오바마도 이라크 수렁으로... 4대에 걸친 미 행정부의 ‘이라크 전쟁’

“몇 주 안에 문제가 풀릴 것같지는 않다. 장기간에 걸친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9일 이라크 이슬람국가(IS) 반군지역 공습에 대해 설명하면서 한 말입니다. 전임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을 ‘어리석은 전쟁(dumb war)’이라 평했던 오바마는 공습 재개와 함께 진창에 발을 들였습니다. 전쟁에서 손 떼기 위해 철군에 주력했던 오바마는 이라크를 공격한 미국의 네 번째 대통령이 됨으로써 결국 전임자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졌군요. '어리석은 전쟁' 평했던 오바마, 등 떼밀려 진창에 발 담그다 오바마는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겠다고 누차 강조했으나 지난 6월 반군의 대공세가 시작된 뒤 이미 1000명 가까운 미군을 ‘경비 강화’ 명목으로 이라크에 들여보냈지요. 고심 끝에 공습을 시작..

이라크 전쟁, 그리고 그 후- 주요 사건 정리

이라크가 다시 내전에 휘말리는 일은 없었으면... 하지만 지금 상황이 좋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2003년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후 지금까지, 이라크에서 벌어진 중요한 일들을 정리해봅니다. 2003년 3월 20일 미군이 바그다드 공습을 시작, 이라크 전쟁이 발발합니다. 이라크에서 보낸 편지 '깨끗한 전쟁'은 없다 유엔 금수조치와 무기사찰을 받으면서 무력화된 이라크군은 별로 저항도 못 한 채 무너집니다. 사담 후세인은 어디론가 튀어 버렸고요. 개전 후 3주도 되지 않은 4월 9일, 미군은 바그다드 장악합니다. 그리고 4월 21일에는 연합군임시행정청을 설치합니다. 이름은 '연합군'이지만 사실상 '미군정'입니다. 이라크 시아파의 득세 갈길 먼 이라크 5월 1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주요 전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