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668

불치병 아이들 돕던 미국 ‘배트맨’의 죽음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살던 51세 남성 레니 로빈슨은 ‘배트맨’으로 유명하다. 배트맨 옷을 입고, 검정 람보르기니를 개조한 배트모빌(배트맨 자동차)을 타고 다니는 로빈슨은 ‘악의 무리와 맞서 싸우는’ 영화속 배트맨은 물론 아니다. 그가 해온 일은 배트만 차림새를 하고서 불치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을 찾아다니며 웃음을 주는 것이다. 병원들을 돌며 아이들을 위로해온 그는 어느 새 지역 명물이 됐다. 2012년에는 메릴랜드주 29번 고속도로에서 배트모빌을 몰고 다니다가 경찰 단속에 걸렸다. 경찰 카메라에 찍힌 이색 운전자의 모습이 워싱턴포스트 등을 통해 보도되면서 로빈슨은 ‘29번 도로의 배트맨’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전국적인 스타가 됐다.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개조한 차량을 경찰이 문제삼았다는 사실이 ..

오바마도 술 마시면 '퇴직 고민'

퇴직을 한 뒤에는 무얼 하며 살까. 사람들의 고민은 다 비슷한 모양이다. 제 아무리 세계에서 가장 큰 권력을 휘두르는 미국 대통령일지라도 말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퇴임 이후’의 고민을 털어놓고 의논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도서관을 세우기 위해 어떻게 모금을 할 지, 임기 중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온 이란 핵협상과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안), 쿠바 국교정상화와 동성결혼 합법화 문제 등을 어떻게 잘 마무리하고 나갈지 등등 오바마가 염두에 두고 있는 것들이 몽땅 대화 주제로 올라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술자리가 벌어진 것은 지난 2월이다. 오바마는 부인 미셸과 함께 각계 인사들을 초대, 백악관에서 토론 아닌 토론을 벌였다. 참석자들은 헤지펀드 매니저 ..

[구정은의 세계]오바마의 여행 가방엔 무슨 책이? 역대 미국 대통령들과 책 이야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동부 해안의 마서스 비니어드 섬으로 여름휴가를 떠났다. 2주 동안의 휴가 기간 오바마는 김용 세계은행 총재 등과 골프를 치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독서도 빼놓을 수 없다. 해마다 오바마의 휴가 때면 휴가지에 챙겨가는 ‘대통령이 고른 책들’이 관심을 모은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은 13일 올해 오바마가 가져간 책 6권을 소개하면서, 올해의 독서 테마는 이주와 환경이라고 보도했다. 는 지난 6월 별세한 미국 작가 제임스 설터가 34년만에 내놓은 장편이자 유작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한 남성의 일대기다. 앤서니 도어의 역시 2차 대전을 바탕으로 한 소설로, 프랑스 소녀와 독일 소년의 엇갈린 삶을 다룬다. 또 한 권의 소설은 국내에도 팬들이 많은 인..

차별, 폭력, 폭동...상처가 아무는데 반세기가 걸렸다

존 크로포드는 22세의 흑인 남성이었다. 지난해 8월 5일,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튼의 월마트에서 아내, 두 아들과 함께 장을 보던 그는 장난감 총을 잠시 집어들었다가 경찰에 사살됐다. 경찰은 크로포드가 쇼핑객들에게 총을 겨눈 줄 알고 쏘았다고 했다. 그런데 현장 모니터를 확인해보니 그는 아무에게도 총을 겨누지 않았고,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타미르 라이스도 지난해 11월 22일 장난감 총을 가지고 놀다가 역시 경찰에게 사살됐다. 라이스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살았고,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을 당시 겨우 12세의 소년이었다. 장난감 총을 들었다가 ‘흑인 범죄자’로 오인받아 경찰에 사살당하는 사람들. 미국에서 이렇게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다.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흑인 청년의 죽음으로 대규모..

[뉴스 깊이보기]‘마약왕 구스만 탈옥’, 궁지에 몰린 멕시코 대통령

‘마약왕’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의 탈옥으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 궁지에 몰렸다. 지난해 대학생 집단 납치·피살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페냐 니에토 정부는 또다시 갱들에게 발목을 잡히는 신세가 됐다. AP통신은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구스만 탈옥 때문에 곤혹스런 처지가 됐다고 13일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는 14일 혁명 기념일인 ‘바스티유의 날’를 앞두고 페냐 니에토 대통령을 초청했다. 페냐 니에토는 13일 파리 시내 라틴아메리카문화센터에서 기념메달을 받았으며, 이튿날에는 바스티유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 프랑스 정부측 인사들과의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하지만 구스만 탈옥사건이 벌어지는 바람에 페냐 니에토의 일정은 빛이 바랬다. 설상..

멕시코 악명 높은 마약왕 '엘 차포' 구스만, 2번째 탈옥

‘마약계의 오사마 빈라덴’, ‘시카고의 공적’이라 불리던 멕시코 마약카르텔 두목 호아킨 구스만(사진)이 2번째 탈옥을 감행했다. 첫 탈옥 뒤 13년만에 체포된 게 지난해 2월이었는데 1년반이 못 돼 다시 감쪽같이 자취를 감췄다. 멕시코 정부는 11일 밤 구스만이 멕시코시티 교외에 있는 알티플라노 감옥에서 탈출했다고 발표했다. 당국에 따르면 구스만은 이날 밤 교도소의 샤워실에 들어간 뒤 감시카메라에서 연기처럼 사라졌다. 교도소측은 즉시 수색에 나섰으며, 당국은 주변 도로를 통제하고 교도소 부근 공항의 항공기 운항까지 중단시켰다. ‘엘 차포(땅딸보)’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구스만은 멕시코와 미국에서 활동하는 악명 높은 마약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의 두목으로, 미 시카고 시가 ‘공적’으로 선언한 적도 있다. 구스만..

미 뉴욕증시 4시간 마비... 컴퓨터화된 금융시장의 취약성 드러내

우연의 일치일까, 누군가의 공격일까. 미국에서 항공사와 언론사와 주식시장의 컴퓨터시스템이 동시다발 마비되는 일이 벌어졌다. 해킹 가능성은 낮다지만 당국은 사태를 주시하며 조사 중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고도로 컴퓨터화된 비즈니스가 작은 사고에도 매우 취약할 수 있음을 다시한번 보여준 사건이었다. 8일(현지시간) 오전 11시30분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컴퓨터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거래가 4시간 가까이 중단됐다. 이 시간 동안의 거래주문은 모두 무효가 됐고,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비슷한 시간에 유나이티드항공 시스템에서도 이상이 발견돼 전세계로 이어지는 항공편 4900편의 운항이 지연되는 등 영향을 받았다.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의 홈페이지도 다운돼 에러메시지가 뜨다가 복구됐다. 미 증권거래위원..

마사 스튜어트 브랜드, 34세 유대인 사업가에게

‘살림의 여왕’이 이끌던 제국은 유대인 비즈니스맨에게 넘어갔다. 한 시대 미국의 가정들을 풍미했던 마사 스튜어트(73·사진)의 브랜드 ‘마사스튜어트 리빙옴니미디어’가 시퀀셜브랜드그룹에 2억달러(약 2210억원)에 팔렸다고 미국 언론들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로써 방송, 잡지, 살림용품 등을 망라하는 종합 브랜드였던 스튜어트의 이름은 시퀀셜로 모두 넘어가게 됐다. 부채를 떠안고 주(株)당 프리미엄을 얹어주기로 한 것까지 감안하면 시퀀셜이 리빙옴니미디어에 지불할 돈은 총 3억5300만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2007년 최고점을 찍었을 때 시가총액이 10억달러에 이르렀던 것과 비교하면 브랜드 가치 하락이 확연히 드러난다. ‘마사 제국의 몰락’은 10여년전 시작됐다. 2004년 스튜어트가 주식 거래와 관..

미국 대선과 K스트리트

톰 뢰플러는 미국 텍사스주 출신으로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고, 2008년에는 존 매케인 대선후보의 선거자문과 모금활동을 맡았습니다. 뢰플러는 15일 대권 도전을 선언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선거캠페인을 지원하기 위한 모금기구를 이끌고 있습니다. 조제 빌라레알은 기업 컨설턴트입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시절인 2010년에는 중국 상하이 세계엑스포 미국측 커미셔너로 일했고(빌라레알이 공식 페이지에 올린 소개글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지금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겠다고 나선 클린턴을 위해 ‘미국을 위한 힐러리’라는 이름의 모금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워싱턴의 법률회사 겸 로비업체 에이킨검프에 소속돼 있다는 것입니다. 부시가 출마선언을 함으로써 내년 미국 대선은 두달 전 출마 ..

"여성을 죽이지 말라!" 아르헨 여성들의 외침... 리오넬 메시도 '응원'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의사당 앞에 20만명이 모여 3일(현지시간) 행진을 했다. 1970~80년대 독재정권의 ‘추악한 전쟁’에 항의하는 ‘5월 광장 어머니회’의 시위가 벌어졌던 플라사데마요를 비롯한 곳곳의 광장들이 여성들로 가득 찼다. 이들이 이날 한 목소리로 규탄한 상대는 독재정권이 아닌 ‘남성들의 폭력’과 이에 대처하지 못하는 정부였다. 부에노스아이레스뿐 아니라 전국 80개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니우나메노스(Ni Una Menos·한 명도 적지 않다)’를 외치며 시위의 중심에 선 것은 남편이나 파트너에게 목숨을 잃은 여성들의 가족이었으며, 몸의 일부가 마비됐거나 시각장애인이 된 폭력 피해 생존 여성들도 합류했다. 여성단체들은 물론이고 노동조합과 주요 정당들, 가톨릭 교회도 행진에 ..